내가 알던 곡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같은 노래이면서도 어딘가 다른, 익숙하면서도 색다르다. 대표곡으로 호스트님은 '범 내려온다'를 골라주셨다. 얼마나 딱! 주제와 맞는 곡인지, 감탄했다. 국악이면서 묘하게 힙하고, 구수하면서도 신선하다. 너무 기발하다. 동양의 흥과 서양의 스웩의 조합이다.
두 번째 곡도 '사랑가'의 일부 차용했는데, 듣다 보면 되게 매력 있다. 음색은 짙고 전통적이면서도 멜로디는 트렌디하고 모던하다. 어떻게 기발하게 감각적인 해석을 해냈는지 대단하다.
# 클래식과 댄스의 조합
예전 노래를 색다르게 해석해낸 곡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도 모르겠다. 음악적 배경이 얕기에 잘 생각이 안 난다. 그래서 내가 그나마 잘 아는 곡 중에서 한 곡을 고르라면, '신화-T.O.P'를 고르겠다. 도입부는 '차이코프스키-백조의 호수'를 차용한 것이다. 앞부분의 익숙한 멜로디에 빠른 비트를 더해서,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 그리고 후렴에서도 클래식의 주요 멜로디를 바탕으로 댄스곡의 비트와 리듬감을 살렸다.
지금이야 오래된 곡이라서 신기하지도 않지만, 당시에는 클래식을 바탕으로 댄스곡으로 새롭게 편곡한 것이 꽤나 신선했다. 익숙하면서도 뻔하지 않게 댄스곡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원래 새로운 것보다는 유명한 것을 다시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유명한 작품에 대한 아성을 뛰어넘기도 어렵거니와 신선함이 돋보이지도 않고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봐도 이 곡은 꽤 훌륭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