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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Aug 28. 2021

괜찮다, 돌아가도.

# 취준이라는 시간낭비


   우연히 학교 후배를 만났다. 취준생인 후배는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다. 특히 직무 설정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마케팅을 준비하다가 안 맞아서,  HR 쪽으로 준비 중이었다. 그나마도 적성에 맞는지 모르겠다며, 괜히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아서 초조하다고 했다. 

   무슨 기분인지 안다. 모든 취준생이 느끼듯이, 남들은 앞서 나가는데 나만 발이 묶여 있는 것 같은 느낌. 괜히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초조하기만 한다.



출처: https://4you4u.tistory.com/m/168?category=453773

#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책「당신의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 뿐」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의 꿈을 위해 엉뚱한 길을 멀리 돌아온 이야기 말이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군인이 꿈이었다. 군인인 아버지를 보면서, 그는 멋진 군인이 되고 싶었다. 매일 운동장을 뛰고 밤새워 공부하면서 당당히 육사에 합격했다. 그를 보고선, 모두가 훌륭한 군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흘러서, 그는 전역을 한다. 그는 자신의 진짜 '꿈'을 찾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이다.


   꿈을 좇아 전역을 한 그를 향해, 친구들은 시간이 아깝다고 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높은 계급으로 진급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영화 공부를 했으면 지금쯤 꽤 성공한 감독이 됐을 텐데... 너무 아까운 5년이었다.


그러나, 그는 술 한잔 마시면서 이렇게 말한다.


         "조금 돌아온 길이긴 하지만 시간낭비는 아니었어. 지난 5년이 아니었다면 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삶이 나에게 가치 있는지 영원히 알지 못했을 거야"


   모두가 낭비한 5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에게 5년은 자신의 진짜 인생을 찾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에게 군인으로서의 시간이 없었다면, 정말 원하는 꿈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 돌아가도 괜찮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뭐든지 한 번에 해내서, 남들 보다 빠르게 높은 곳을 갈 때 우리는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렇지 못하면, '실패'라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꼭 빨리 간다고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높이 올라갔어도 금방 내려오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을 놓고 보면, 조금 돌아가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도 재수/편입을 하고, 휴학을 하고, 취준을 하면서 같은 위치에 오기까지 남들보다 3~4년이 더 걸렸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배운 것이 참 많다. 가시적인 성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혹여 누군가는 빠른 길을 걸어왔다면, 나는 돌아왔지만 의미 있는 길을 걸어왔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므로, 취업준비로 초조해하는 후배에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었다. 후배는 지금 돌아가고 있을 뿐이지,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었다.


                               "괜찮다, 조금 돌아가도. 결코 헛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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