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호기심이 생기면서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수학적 사고와 수학 공식의 탄생 배경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잘 풀어내고 있다. 왜 이 공식이 필요했는지, 수학사에서 갖는 의의가 무엇이며, 이 수학적 개념이 인류사에 얼마나 큰 발전을 가져다 주었는지 잘 보여준다.
수학의 필요성을 그저 수능을 위한 과목이라고 치부했던 내가 잘못 생각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학도 사람 사는 이야기 속에서 발전해왔다는 것을 전혀 몰랐기에 그렇게 재미없게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오히려 수학이 안 쓰이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지를 미리 알았다면 학생 때 열심히 해두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크다.
# 숫자 '0'의 이야기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숫자 '0'의 발견에 대한 것이었다. 숫자를 배울 때부터 '0'은 그저 '0'이었다. 단 한 번도 '0'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그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준 사람도 없었다. '그냥 외워'라는 무의미한 대답이 전부였다. 하지만 '0'의 발견을 통해 우리의 삶은 큰 도약을 하게 된다.
'0'이라는 의미, 즉 '없다' '무' '비어 있다'는 개념을 의미한다. 지금이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 개념이 문자로 표시되고 관념의 차원으로 도달하기까지는 정말 오랜 세월이 걸렸다. 사실 없는 것을 생각하기 쉽지 않다. 없는 것은 지각할 수 없기에, 지각할 수 없을 인식하기에는 어렵다. 이처럼 단순하게 보이는 '0' 갖는 의미는 훨씬 심오하다.
# 어린 나에게
내가 만약 중고등학 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수학의 인문학적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 수학도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생의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도구로써 꼭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주고 싶다. 그러면 조금 더 재밌게 수학을 공부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