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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Oct 09. 2023

[독후감] 이토록 평범한 미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896378

# 독서모임 선정 도서


   독서모임 선정 도서였던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다. 소설을 크게 선호하지 않기에 독서모임이 아니었면 접하지 못했을 것 같다. 여덟 개의 단편소설은 상실로부터 남겨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부모의 죽음, 자식의 죽음, 아내의 죽음, 애인과의 결별 등을 마음속에 품은 채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고 찾아간다. 그다지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기에 조금은 진지한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 용서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다


   읽은 지도 한 달이 지나서 독후감을 쓰고 있기에 기억도 잘 안나거니와 딱히 인상 깊었던 내용이 많지 않다. 그나마 한 가지 골라보자면 첫번째 단편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 용서에 관한 짧은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용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기억할 때 가능해집니다. 그러니 미래를 기억해, 엄마를 불행에 빠뜨린 아버지와 그 가족들을 용서하길 바랍니다." p.30


   짧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여자 주인공의 엄마는 그녀가 어릴 때 자살을 했다. 대학생이 된 딸은 엄마의 흔적을 찾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본인도 자살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녀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어린 자신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엄마가 무책임하고 야속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무엇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했을 테다. 그런 흐름 속에서 남자 주인공의 삼촌이 용서는 과거 아니라 미래를 기억할 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기억하라는 말이 무척 새로웠다.


   용서란 과거의 일을 현재의 내가 용서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과거가 아닌 미래를 기억하라는 의미가 무엇일까. 사실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다만 헤아려본다면, 그 용서는 앞으로의 내 미래를 고려해서 더 나은 결정을 현재에 내리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어서 현재가 괴롭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가 살아갈 미래까지 망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미래의 삶은 보다 나아지기 위해 용서를 하란 말이 아닐까.


   이야기의 끝은 남녀, 두 주인공은 아픈 과거를 딛고 평범한 미래로 나아간다. 특별한 미래가 그들을 맞이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도 평범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맥주 한 잔에 소소한 대화를 하며, 서로가 함께 웃으며 행복한 날들로 살아가는 삶. 정말 평범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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