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닭장이다

집에 대한 생각

by ENTJ SH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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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직사각형의 공간을 겹겹이 쌓아서 극단적인 효율성을 내는 아파트는 세계대전이 끝난 후 폐허가 된 프랑스에 처음으로 세워졌다.



나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 싫다. 싫다는 말은 부정적이니까 내 스타일이 아니다로 정정.


개성 있는 사람, 본인만의 특별함이 있는 게 좋다. 그래서 고가의 아파트를 들어가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괴리감이 느껴지는데, 아무리 넓은 아파트라도 나에겐 이름만 화려한 닭장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웃긴 건 아파트에 캐슬이나 팰리스 같은 성을 뜻하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이다. 아파트는 절대 성이 될 수 없다.


물론 아파트가 고시원, 반지하 보다 훨씬 좋은 건 맞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놓고 나중에 아파트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생각은 이렇다.



근데 나도 대중들이 많이 입는 나이키를 입고 현대차를 탄다. 모든 걸 커스터마이징 할 수 없으니까 집이라도 커스터마이징 하고 싶은 느낌?



단독주택에 살 거다. 물론 나도 평생 닭장에서만 살았던 병아리지만 일단 닭장 탈출하고 꿩으로 살다가 매로 진화해서 알바트로스까지 유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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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도 초속 삼십만 킬로미터


빛의 속도 c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


바쁘게 살면 시간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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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끊어낸 것


네이버웹툰, 롤, 드라마, 예능, 넷플릭스, 궐련, 커피


더 끊어낼 것 추천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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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지어 사는 게 싫다고 말했는데 서울에 살고 싶어 하는 마음과 모순돼서 인지부조화가 오는 요즘 인구밀도 많은 곳으로 가고 싶은데 우리는 다 양 같으니까 어쩔 수 없나 보다 무리 안에 속하면서도 하고 싶은 거 하는 방향으로


양 떼 속에서 길 잃어버리기


내가 저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하기 위해 나로 하여금 시 한 편을 쓰게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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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내 취향이 아니다. 틀에 박힌 게 싫다. 군대에서 제일 잘한 일은 선임이 하지 말라고 한 거 후임한테 다 풀어준 거다. 복도에서 양치를 왜 하면 안 되는 거지



서울로 학교 간다고 했을 때 옆에서 입이 아닌 주둥이로 쓰레기 워딩 던지던 꼴통 아재들까지 이해해 준다 휴학하라 했던 부장도



물론 맞춤법 틀리는 것도 내 취향은 아니다. 그냥 말 안 되는 거 가지고 꼽주는 게 너무.. 군기랑 모자 안 쓰는 거랑 뭔 상관인데



허례허식 부수는 게 내 취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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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견례 자리에서 젓가락질 못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젓가락질 잘 못하면 혼내서 그런가 나도 젓가락질 잘 못하는 사람을 보면 알려주고 싶다. 부모의 거울이라 그런가



나도 그렇고 웨스트오버도 그렇고 어떤 부모를 만날지 우리 모두 선택할 수 없었다. 어떤 유전자를 받을지도 결정할 수 없었다. 샌델은 여기서 모든 불공정이 시작 됐다고 한다. 인정 근데 어떤 부모를 만났더라도 배움을 통해서 부정은 끊어내고 긍정만 가져갈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부모에게 부정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그건 부모 탓이 아니다 조부모 탓이다. 조부모는 조부모의 부모 + 환경 탓이다. 이렇게 올라가다 보면 끝이 없다. 그러니 그 부정을 인지하는 지금 이 순간에 배움이라는 칼로 부정을 끊어낸다.



일본이 메이지유신이라는 첨예한 칼날로 유교사상을 끊어냈듯이



끊어낸 자리엔 상처가 생기고 흔적이 남는다. 세상 공기를 처음들이 쉰 아기의 태처럼 말이다.



부정을 깔끔하게 떼어내지 못하더라도 그건 내 다음 사람이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