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음악극의 차이

연출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공연예술


7년전까지만 해도 연극연출 학과에서 뮤지컬을 공부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눈치(?)를 이겨내고 창작하였다면 이제는 뮤지컬연출 학과가 나올 정도로 뮤지컬의 긍정적인 인식은 문화'산업'의 위치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빠른 성장세로 연극연출 또는 뮤지컬연출을 직접하시는 분들 역시 아직까지 헷갈려하는 부분이 많아 칼럼을 작성해보았습니다.


뮤지컬과 음악극의 공통점을 둘 다 일정한 드라마를 바탕으로 음악을 특성화 시켜 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나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장르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두 장르는 확연하게 다른 장르인데 말이죠.


작년 쯤 뮤지컬연출을 하는 후배가 저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Cats-Mirvish.jpg


“선배. 제가 지금 만드는 작품이 음악극인지 뮤지컬인지 알 수가 없어요. 음악극과 뮤지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그때 당시 후배가 본인 스스로 내린 결론은 안무의 유뮤가 뮤지컬과 음악극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허나 대학로에서 올라오는 뮤지컬 중 안무가 없는 뮤지컬도 정말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은 수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어쩌면 해피엔딩>이죠. 이 작품은 안무가 존재하지 않지만 엄연히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달고 있는 작품입니다. 누구도 <어쩌면 해피엔딩>을 음악극이 아닌 뮤지컬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죠. 그리고 대학로의 작품 중에 연극이라는 이름을 달고 안무과 노래를 부르는 작품은 수없이 많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뮤지컬과 음악극을 결정짓는 차이가 안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 그럼 우리 이제 정답을 한번 찾아봅시다. 뮤지컬과 음악극을 결정짓는 가장 큰 차이는 음악이 드라마에 개입하느냐 하지 않느냐 유무로 볼 수 있습니다.


음악극은 노래가 드라마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작품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크게 두가지로 나누자면


1. 감정을 표현하기만 한다


2. 극 중 캐릭터가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로 나눌 수 있습니다. 허나 최근 장르의 벽이 많이 무너지면서 이것이 반드시 정답이 아니라는 점은 꼭 알아주세요.



1. 감정을 표현하기만 한다.


이는 뮤지컬도 포함되는 지점입니다. 허나 뮤지컬은 이런 음악이 절대적이지 않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대표 넘버 ‘지금 이 순간’을 보게 되면 지킬이 자신의 꿈을 위해 자신의 들뜨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넘버를 부르는 순간에는 드라마가 흐르지 않습니다. 멈춰서 감정에 대한 해설만 해주고 있을 뿐이죠. 음악극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물이 자신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고 있죠.


허나 뮤지컬은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넘버들 안에서 드라마가 흐르고 인물의 내면이 좌절에서 희망으로 바뀌고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기도 하죠. 그리고 넘버를 통해 1년의 시간이 지나기도 하고, 넘버를 부르면서 큰 사건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음악이 드라마에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면서 변화지점이 생기게 됩니다. 넘버 안에 드라마가 있다는 건 좋은 넘버의 조건이기도 하죠.


허나 음악극은 드라마의 개입을 철저히 망각합니다.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운로드.jfif


2. 극 중 캐릭터가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음악극을 보게 되면 흔히 통기타 같은 각종 악기가 등장합니다. 인물 캐릭터 자체가 싱어송라이터 이기도 하고, 밴드의 리더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드라마에서 캐릭터가 노래를 부르는 액션에 노래를 부릅니다. 스스로가 노래를 부른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겁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자면 ‘철수는 통기타를 들고 사랑하는 영희를 위해 적은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는 철수가 영희에게 불러주는 ‘노래 인 것이죠’


허나 뮤지컬은 캐릭터 스스로가 노래를 부른다고 인지하지 않습니다. ‘철수는 영희를 생각한다. 그녀에게 어떻게 내 마음을 전할지 고민한다’라는 액션이 있을 때 뮤지컬로서 말하자면 ‘철수는 영희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이 노래로 표현한다’는 것이죠. 영희를 생각하며 노래를 부른다/영희를 생각하며 혼란스런 마음이 노래로 표현된다. 이 두 가지는 음악극과 뮤지컬의 큰 차이점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건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최근 장르의 특성이 변하면서 이 두자기 또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결국 장르 또한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론적 차이만 인지하고 모든 걸 이론에 맞춰 보지만 않길 바랍니다.





글/제작 예술도서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좋은 뮤지컬 가사란 어떤 가사일까?-AABA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