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6화
❍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6화. 5줄 요약
✦ 브랜딩의 과정은 '컨셉(Concept)'과 '체험(Experience)'으로 요약할 수 있다
✦ 브랜드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Image)가 곧 해당 브랜드의 컨셉(Concept)
✦ 브랜드의 컨셉을 소비자들에게 체험(Experience)시키는 과정에서 브랜드 컨셉은 명확해진다
✦ 일반경영 사례. 단순한 아이웨어 기업을 넘어서, '모두를 놀라게 할 아름다움'을 위해 :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 예술경영 사례. 세련된 공간디자인으로 전하는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 : 국립중앙박물관 (National Museum of Korea)
❍ 1p 명확하고 적확한 '컨셉(Concept)'의 의미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고 틀린 점을 교정해주는 '우리말365'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일상에서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을 메신저로 쉽게 물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는다.
그런데 '고맙습니다'를 '고맙슨비다'라고 잘못 적어 급히 수정한 '우리말365'의 메시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우리말 사용법에 대한 상담을 훌륭히 마친 후 발생한, 누구나 할 수 있는 소소한 실수이기에 웃어넘길 수 있는 에피소드다. 그럼에도 우리말을 관리하는 '국립국어원'이 오타를 냈다, 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위와 같은 사례에서처럼 살아가면서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거창하고 멋진 이름에 맞게끔 스스로의 삶을 멋지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 말은 브랜드에게도 적용이 된다. 브랜드의 이름값에 걸맞지 못한 운영을 한다면 곧바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불상사를 맞는다.
모든 브랜드는 자신들의 말하고자 하는 의미와 이미지, 즉 '컨셉(Concept)'을 확정지은 후, 그 컨셉을 소비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도록 '체험(Experience)'을 유도한다. 브랜드의 컨셉과 걸맞는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에 안착하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곧 브랜딩의 과정인 것이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컨셉'을 확고히 하고
그에 걸맞는 소비자들의 '체험'을 유도하는 과정!
❍ 2p 명품 브랜드의 BLACKPINK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블랙핑크(BLACKPINK)는 명실상부하게 KPOP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걸그룹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전 세계 아티스트 중 1위, 스포티파이 팔로워 걸그룹 중 세계 1위, 인스타그램 팔로워 국내 아티스트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만 봐도 블랙핑크의 월드스타급 인지도를 알 수 있다. 세계 유수의 아티스트들과도 활발히 협업하고 멤버들의 개인의 특색을 살린 개별적인 활동을 통해 계속 새로운 역사를 써내리고 있다.
블랙핑크는 특유의 우아하고 시크한 이미지로 데뷔 초기부터 명품 브랜드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 제니는 샤넬(CHANEL), 리사는 셀린느(CELINE), 로제는 생로랑(SAINT LAURENT), 지수는 디올(DIOR)의 공식 글로벌 앰버서더로서도 활동할만큼 패션계에도 거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디올의 피에트로 베카리 회장은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YG에서 지수가 해고되면 내게 연락해라, 내가 데려갈 것"이라며 지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디올 측은 지수를 브랜드의 단 세 명뿐인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용한 것에 대해
지수는 디올의 현대적인 비전 그리고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열정적인 창의성과 결을 같이하는 특별하고 대담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다
라며 디올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갖춘 지수를 칭송했다
블랙핑크 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는 스스로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모델들의 선정과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와 어울리는 외적인 이미지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을 선정한다면 패션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여 브랜드의 '고착개념화'까지 이끌 수 있다.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한 패션 브랜드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브랜드 역시 자신의 브랜드와 관련된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다.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의 총합을 관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브랜딩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딩은 브랜드를 떠올리며 생각나는
이미지의 총합을 관리하는 과정!
❍ 3p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딩에서의 '컨셉'과 '체험' : 젠틀몬스터(GENTLEMONSTER)
단순한 아이웨어 기업을 넘어서, '모두를 놀라게 할 아름다움'을 위해 :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추상적인 조형물이 가득한 위 사진의 공간은 어떤 곳일까? 박물관? 미술관?
놀랍게도 이 매장은 선글라스와 안경 등 '아이웨어' 제품을 판매하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의 베이징 스토어다. 1층 어디에도 선글라스는 보이지 않는 젠틀몬스터의 스토어 구성은 그들만의 브랜딩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젠틀몬스터는 2011년 한국의 한 영어캠프 회사의 새로운 사업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명품 선글라스 브랜드로 거듭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7년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은
아시아에서 젠틀몬스터만큼 독창적인 브랜드를 찾을 수 없다
는 극찬과 함께 약 6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1년 기준 기업가치 평가액이 1조원이 넘었으며, 수많은 예술가,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지금까지 그 가치를 불리고 있다.
'젠틀몬스터'는 이름에서부터 브랜드만의 가치를 담아냈다.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합쳐진 브랜드명은 누구나 겉모습은 젠틀하지만, 패션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안에 품고 있으며 이것을 자신들의 디자인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좋은 아이웨어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모두를 놀라게 하라'는 브랜드 자체의 디자인과 브랜딩 철학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브랜드의 '컨셉'에 맞게 젠틀몬스터는 언제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신사동의 '하우스 도산'은 젠틀몬스터가 브랜드만의 컨셉을 공고히 하여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체험을 전하기 위해 구성한 공간이다.
젠틀몬스터의 하우스도산은 세련되고 도시적인 건물 안에 독특하고 난해한 예술품이 설치 돼 있다. 벨기에 예술가 프레드릭 헤이만(Frederik Heyman)의 3D 미디어 아트를 구현해 놓은 것이다. 철거 직전의 낡은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풍경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전한다.
하우스도산 3층에는 젠틀몬스터 로봇 랩이 1년여 간의 연구를 통해 완성한 육족 보행 로봇 '프로브(The Probe)'가 거대한 다리를 꿈틀거린다. 하우스도산의 프로젝트의 ‘현실화되지 못한 미래’라는 큰 주제를 표현하는 상징이자, 레이블의 과감한 도전 정신을 나타낸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핫한 카페인 지하 1층 베이커리 카페 '누데이크(NUDAKE)'와 4층에 자리한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Tamburins)는 모든 제품을 예술품처럼 전시해 마치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구진영 브랜드 전략 파트장은 "하우스도산은 미래의 소매업에 대한 젠틀몬스터만의 시각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고객에게 직관적인 메시지를 일차원적으로 전하기 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추상적 주제를 던져 더 새롭고 재밌는 상상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접 써 봐야 하는 아이웨어의 제품 특성상 오프라인 공간은 절대 빠질 수 없는 영역이며 젠틀몬스터가 그 때문에 공간에서의 브랜드 경험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젠틀몬스터는
1. 아이웨어라는 브랜드 제품 특성 이해
2. '모두를 놀라게 할 미래지향적 아름다움'이라는 확고한 '컨셉'
3. 컨셉을 이해시킬 수 있는 공간디자인 '체험'
을 통해 브랜딩의 과정을 충실히 모범적으로 이행하며 지금까지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어 온 것이다.
❍ 4p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딩에서의 '컨셉'과 '체험' : 국립중앙박물관 (National Museum of Korea)
세련된 공간디자인으로 전하는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 : 국립중앙박물관 (National Museum of Korea)
2021년 11월 12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에 전시실 ‘사유의 방’이 개관했다. 어둑한 공간에 신비로운 조명이 살짝 내려앉은 무대의 중앙에,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걸치고 고개 숙인 얼굴의 뺨에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댄 모습을 취하는 작품으로, 각각 국보 제83호와 제78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반가사유상'을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컨셉을 계획했다. 세계에는 약 70여가지의 반가사유상이 있지만 종교적 가치나 예술적 아름다움에서 우리의 반가사유상이 최고임을 고려한 결과다. 이 반가사유상 두 점만을 전시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브랜딩 예산'까지 따로 편성하며 상설전시관 2층에 '사유의 방'을 마련했다.
두 금동반가사유상은 국보 중의 국보로, 원래는 3개월씩 번갈아 전시하며 보존에 극도로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공간과 박물관의 브랜딩 가치 향상을 위한 매우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상 최초로 전시실 조성 시 건축가를 참여시켰을 정도로 '사유의 방'은 관람객의 '체험'의 확장에 집중한다. ‘사유의 방’의 설계를 맡은 원오원 아키텍스(대표 최욱)은 반가사유상의 에너지와 공간이 일체화된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소극장 크기의 전시 공간에 어둠을 통과하는 진입로, 미세하게 기울어진 전시실 바닥과 벽, 아스라한 반짝임을 주는 천장 등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현재를 벗어나 다른 차원에 있는 듯한 추상적이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반가사유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전시실에는 전시 설명이 의도적으로 최소화되어 있다. 관람객이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감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관람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22년 11월 중 3층 청자실 안에 특별히 마련한 ‘고려비색’ 공간을 완성했다. 이곳은 고려 비색청자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몰입형 감상공간이다.
‘고려비색’에는 비색청자 중에서도 비색과 조형성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상형청자 18점(국보 5점, 보물 3점 포함)을 엄선하여 공개한다. 세계적인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상형청자 18점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박물관은 ‘고려비색’ 공간을 조성하면서 시각적 요소를 절제하여 관람객이 전시품 감상에 몰입하도록 했다.
이곳에 들어서면 깊은 울림이 있는 음악 ‘블루 셀라돈(Blue Celadon)’이 나직이 펼쳐진다. 이 곡은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다니엘 카펠리앙(Daniel Kapelian: 오마 스페이스 팀원,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공동기획자)이 작곡했다. 몰입감을 선사하는 음악과 함께 상형청자의 뛰어난 조형성과 아름다운 비색에 온전히 빠져드는 순간의 체험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에서도 수위로 손꼽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의 브랜딩을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가지는 특성들을 모아 각 공간만의 컨셉을 정한 후, 그에 맞는 공간을 구성하여 관람객의 풍성한 체험을 도모한 시도는, 각 문화유산, 전시공간, 국립중앙박물관을 넘어서 한국의 고전 문화유산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 초석이 될 것이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