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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극작의 이해(2)_넘버의 개념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음악을 빼놓고는 뮤지컬을 설명할 수 없으며, 또한 관객들은 극장을 나가며 작품의 좋은 멜로디 한두 개만 흥얼거리게 만들 수 있어도 작품의 흥행에 차이점을 남기기도 한다. 


여기서 생기는 가장 큰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많이들 ‘넘버’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대중가요의 음악은 ‘트랙’이라 부르기도 하고, 또 다른 곳은 그냥 단순히 음악, 또는 노래, 그리고 영어식 표현으로 Song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유독 뮤지컬에서만 음악을 ‘넘버(Number)’라고 부르는 편이다. 뮤지컬은 왜 ‘음악’, ‘노래’라고 부르지 않고 ‘넘버(Number)’라고 부른 것일까? 아래 이야기를 통해 넘버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한번 알아보기로 하자. 



1. 넘버(Number)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끊임없는 수정의 연속이다. 앞서 ‘종합예술’이란 말처럼, 무대, 조명, 음향, 분장, 프로듀서 등등 작가, 작곡가, 연출 외에도 수많은 영역이 작품의 흥행과 예술성을 따지며 수정과 보완을 연속적으로 진행한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대본 또한 수많은 수정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게 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예를 들어, 의상과 조명이 작품에 효율적이게 꾸려지지 못한다면 의상, 조명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들이 모여 어느 쪽을 살리고 어느 쪽을 수정할지 결정하게 된다. 그 후보에는 대본도 포함되며 상황에 따른 빠른 판단을 통해 수정을 진행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수정을 진행하다 보면 노래의 순서도 바뀌게 된다. 여기서 ‘넘버’의 탄생 기원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흔히 뮤지컬 노래 제목은 장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충돌하는 넘버를 컨프런테이션(Confrontation)이라 부르는 것처럼, 작품 노래 제목 자체가 Confrontation인 경우가 많다. 허나 수정 과정에서 장면이 대립이 아니라 화해로 변경되었을 경우엔 이 노래의 제목은 Confrontation이 될 수 없다. 만약 작가가 이 장면을 수정했을 시, 전체 스태프에 제목이 효과적으로 공유되지 않을 시엔 소통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뮤지컬은 수정과 전달에 용이함을 위해서 노래를 번호로 전달하게 되며, 이것이 뮤지컬이 ‘넘버’로 불리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2. 넘버의 종류

I want somg / I am song


뮤지컬에는 다양한 종류의 넘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실제 뮤지컬을 보면 몇 가지 형식의 넘버들이 비슷비슷하게 고정되어 있다. 


이는 뮤지컬에서 규칙적으로 쓰이는 반드시 필요한 넘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뮤지컬은 무대라는 제약뿐만 아니라 필수 넘버라는 규칙 또한 존재한다. 그렇기 뮤지컬을 쓰겠다고 접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몇 안 되는 제약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어쩌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뮤지컬 넘버의 종류를 몇 가지만 알아보자




(1) I want song


뮤지컬 <모차르트!>


 


흔히 주인공이 부르는 첫 솔로곡이자, 주인공이 이 작품에서 가지는 자신의 목표를 설명하는 넘버이다. 대표적으론 뮤지컬 <모차르트!>를 살펴보자. 모차르트의 3번 넘버는 주인공 모차르트가 부르는 ‘나는 나는 음악’이다. 이 넘버에서 모차르트는 


“난 가식 없이 살고 싶어 있는 그대로 이런 내 모습 보이기를 원하네 내 모습 그대로 

나는 장조 나는 단조 나는 화음 나는 멜로디 (중략)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날 사랑해 줘”


단순하게 이 넘버의 가사 같은 경우 모차르트가 자신은 그저 음악을 즐기고 지금의 자기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욕망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은 모차르트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살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어떠한 결론이 내려질지 결말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이 단순한 목적을 이루는 것에 많은 장애물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뮤지컬에서 항상 쓰이는 주인공의 I want song입니다. 


 


(2) I am song


뮤지컬 <렌트>


다음은 I am song입니다. 이 넘버 같은 경우 주인공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소개하는 노래입니다. 앞서 말한 I want song 과는 다르게 I am song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욕망을 표현한다기 보다 주인공의 배경, 환경, 상황, 직업 등말 그대로 주인공이 누구고 어떤 사람이고 또는 어떤 직종에 있는지 캐릭터를 소개하는 넘버라고 불린다


 I am song은 단독으로 자신이 누군지 설명하는 것은 흔치 않습니다. 보통 첫 오프닝 곡에 섞여서 등장하거나 또는 I am song과 I want song이 섞여 하나의 넘버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주인공을 관객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많은 창작 진들은 주인공에 대해 관객들에게 선명하게 설명해 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 편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관객들은 자신이 어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따라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기도 하며, 동시에 작품 자체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객석을 일어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에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I am song과 I want song이야말로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넘버이자 꽃이라 부를 수 있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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