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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_비전과 목표의 중요성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3화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3화. 4줄 요약




✦ 구성원의 역량을 모아 헤매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목표', '비전'의 힘

✦ 비전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거나, 과감히 사업의 방향을 바꾸거나, 롤모델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정할 수 있다

✦ 일반경영 사례. 평범한 F&B 브랜드를 넘어 궁극의 호스피탈리티를 꿈꾸는, GFFG (Good Food for Good)

✦ 예술경영 사례. 범죄에 시름하는 빈민가에 꿈과 희망을,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 (Favela painting project)





❍ 1p <삼국지연의>를 통해 보는 비전과 목표의 중요성


<삼국지연의>를 통해 보는 비전과 목표의 중요성



삼국지.jpeg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의 도원결의를 그린 삽화



동아시아 최고의 역사소설을 꼽으라면 명나라 초기의 인물,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빼놓을 수 없다.

<삼국지연의>는 중국사의 후한 말과 위진남북조 시대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소설로,

현대까지 아시아 각국의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게임, 만화,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컨텐츠로 재생산되고 있다.


<삼국지연의>가 시작하는 후한 말은 황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관료들의 부패는 심각해졌으며

백성들의 삶은 가난하고 힘들기 그지없는 시대였다. 아예 황제가 나서서 관직을 판매하는 매관매직이 성행했으며

각 지역을 다스리는 태수들은 백성들을 수탈하면서 부를 축적했다.

당연히 사회에 변화에 대한 바람과 움직임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황건당'으로 대표되는 반란세력들이 도처에서 일어났으며,

힘 있는 자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고 권력을 잡으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바로 <삼국지연의>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은 유비라는 인물이다.

유비는 당시 중국 유주의 탁군 탁현 출신의 인물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모시며 가난하게 살았다.

돗자리나 짚신을 짜서 시장에 내다팔며 생계를 유지하던 유비는

후일 한나라의 뒤를 이었다고 표방한 '촉한'의 황제가 되어 세 개로 나뉜 중국 중 한 지역의 지배자가 되었다.


유비는 어린 시절부터 '한나라의 황실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명백한 비전, 목표가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주 먼 황실의 친척이었던 유비는 자신에게도 귀한 피가 흐른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며

열심히 학문과 무예를 익혔고, 세상에 언젠가 나아가 이름을 떨치겠다는 포부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포부는 유비와 만난 관우, 장비로 대표되는 시대의 영웅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미약했던 세력을 키워 끝내 촉한의 황제라는 자리에 오르게 했다.


유비.jpeg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른 야망가, 유비 (출처: 코에이 삼국지 일러스트)



유비는 다른 경쟁군주들에 비하면 집안배경도, 군사력도, 재정력도 매우 미약했다.

부와 권력을 모두 쥔 환관 가문 출신의 조조, 강동지방의 큰 세력을 물려받은 손권,

명문가 출신의 원소, 황실친척 관계이며 높은 벼슬을 여러 번 받았던 유표 등 경쟁군주 모두가

정말 가난한 장사꾼 출신의 유비와는 비할 수 없이 높은 위치에서 시작하여 세력을 일궜다.


때문에 유비는 다른 군주들에게 의탁하며 오랜 세월 자신의 독자적인 세력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전쟁터 한복판에서 수많은 고생을 하고, 부하세력이 궤멸하여 다시 원점부터 시작하고,

배신당하거나 배신을 하며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다 끝내 익주 지역에 정착하여 황제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유비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는 사람을 기용하고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용인술'이라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많은 유명인사들이 유비의 이름을 듣고 찾아와 부하가 되었고, 유비는 이들을 잘 이끌어 목표를 이뤄냈다.

유비의 인덕, 성품, 실력 등 많은 요소들이 사람들을 이끌었지만

그가 내세운 '한황실의 부흥'이라는 거대한 비전과 목표가 그에 동의하는 수많은 유명인사들을 감복시켜 스스로 부하가 되게 한 것이다.


아무리 유비와 유비군의 현실이 미약했다 한들, 리더와 조직이 가진 거창한 비전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끝내 그 목표를 이뤄냈다는 점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삶의 지침으로까지 여겨지는 모습이 되었다.


이러한 <삼국지연의>에서의 유비의 모습은 한 조직과 그 리더가 가지고 있는 비전과 목표가 왜 중요한지 설명해준다.

'유비'라는 리더는 '한황실의 부흥'을 목표로 삼고 그를 세상에 알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리더십과 목표가 명확한 인물이었으며

'유비군'이라는 브랜드는 한황실의 부흥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당시 유교사회에서 보기에 매우 의롭고 올바른 명품브랜드였던 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갖추고 있는 유비군은 하나로 똘똘 뭉쳐 목표를 향해 계속 진전할 수 있었고,

끝내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던 것이다.






2p 큰 비전을 정하는 세 가지 방법


큰 비전을 정하는 세 가지 방법



하지만 <삼국지연의>는 이미 오래 전의 이야기로

현대의 브랜드는 현대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현대브랜드의 리더는 유비처럼 '한 황실의 부흥'이라는 멋진 목표를 내세워 조직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소련'이라는 거대한 경쟁자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유인 달탐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찾아내 국민들을 하나로 만든 미국,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컨텐츠를 알리겠다는 목표로 끝내

최고의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한 CJ처럼 멋진 목표와 비전을 만들어내면 좋겠으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을 써야할지는 꽤 막막할 수 있다.


그를 위해서는 (1)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정 (2) 기존의 사업을 기반으로 과감하게 노선변경 (3) 롤모델 설정

등의 방법이 좋은 해결책이 되어줄 수 있고, 각 방법에 대한 간단한 예시를 들거나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1)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정

스크린샷_2023-05-10_오후_10.55.34.png 젊은 시절의 빌 게이츠. 역사상 최고의 스타트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초기 사무실이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 당시 목표를 매우 명확히 기재했다.


"모든 가정과 책상마다 컴퓨터 하나씩 (A computer on every desk and in every home.)"


지금에서야 데스크탑 컴퓨터는 물론이고 쉽게 들고다니는 노트북도 흔히 볼 수 있지만

당시의 컴퓨터는 매우 비싸고 거대한 기계였고, 퍼스널컴퓨터(PC)라는 개념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퍼스널컴퓨터의 용도와 그 필요를 잘 모르는 일반 가정에 퍼스널컴퓨터를 한대씩 들여놓는 건 매우 원대하고 어려운 목표였다.


컴퓨터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대중과 사회를 상대로 컴퓨터를 팔고자 하는 회사.

이 어려운 과제를 마주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사원들을 하나로 모은 후 과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하고자 했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매우 구체적인 말로 풀어내었다.


획기적인 기술력과 명백한 목표를 지니고 발전해온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알다시피 전세계의 컴퓨터시장을 지배하는

최고의 브랜드로 우뚝 서게 되었다.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에서 원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작업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2) 기존의 사업을 기반으로 과감하게 노선 변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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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도 언급한 적 있는 노키아.

노키아는 원래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핸드폰을 만드는 기업으로 이름이 높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뀌어가는 핸드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고

기존에 성공했던 제품을 지나치게 고집하는 바람에 핸드폰 시장에서 완전히 사장되어 버렸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은 노키아는 기존에 운영하던 핸드폰 사업을 토대로 기업의 진로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모바일사업부를 매각하여 완전히 포기하고 기존의 강점이었던 무선네트워크 분야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관련 사업체를 매입하여 무선통신, 5G 등의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

지금은 LTE, 5G 산업에서 새롭게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핸드폰을 만들던 모바일사업부에서의 실패는 노키아의 새롭고 원대한 목표를 재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큰 실패를 겪어 이전의 영광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기존의 강점을 발전시켜 더 크게 도약하자는 목표를

기업 내에서 공유했을 것이고, 이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다시 북돋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사업에서 과감하게 노선을 틀어 새로운 방향을 찾는 것도 원대한 목표를 찾을 때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3) 롤모델 설정

모방은 성공의 어머니란 얘기를 지난 칼럼에서 얘기했었다.

각 사업분야마다 하나의 규범을 만들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들이 하나씩 있다.

스포츠 브랜드에서의 '나이키', SPA 브랜드에서의 '유니클로', K팝 분야에서의 'SM'이나 'HYBE' 등

매출이나 실적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브랜드들은 다른 후발주자들의 롤모델로서 작용한다.

실제로 '롤모델' 브랜드들은 후발주자들이 기업 내부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발전시킬 때

하나의 규범을 제공해준다. 후발주자들은 그를 충실히 따르며 기초를 다지는 동시에

자사만의 브랜드 방향을 추구해가며 독립적이고 특색 있는 브랜드로 발전해나간다.

정리하자면, 브랜딩에 있어서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목표와 비전은 구성원들을 결집시키고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발전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목표와 비전은 (1)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정하거나 (2) 기존의 사업과 완전히 다른 노선을 선택하거나 (3) 롤모델을 설정

하는 식으로 원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실제로 목표를 크게 설정하고 끝끝내 그 목표에 가까이 다가서는 두 예시,

'GFFG',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딩에서의 목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보고자 한다.






3p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비전의 힘 : GFFG (Good Food For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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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들에게 다운타우너, 노티드 등의 브랜드는 이름만 들어도 그 트렌디한 이미지와 뛰어난 맛이 떠오를만큼 유명하다.

압구정, 청담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마다 꼭 하나씩 있지만 함부로 프랜차이즈를 늘리지 않고

모두 직영으로 운영되며 퀄리티를 유지하는 이 브랜드들은 사실

GFFG라는 F&B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산하브랜드다.

GFFG는 2015년 7월 브런치 전문 브랜드 '리틀넥'의 1호점을 한남에 오픈하며 시작한 신생 브랜드다.

출범한지 10년도 되지 않은 GFFG는 2023년 현재 트렌디하고 맛있는 산하브랜드를 운영하며

외식사업의 트렌드를 가장 앞에서 선도하는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현재는 12개 브랜드, 43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2022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승승장구하며 성장하고 있다.

GFFG가 운영하는 '카페 노티드'는 국내 전역에 14개 매장을 보유하고 크림도넛의 유행을 이끌고 있으며

'다운타우너' 역시 국내 수제버거붐을 만들어낸 수제버거 전문점이다.

압구정로데오에서 퓨전한식을 전문적으로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호족반',

뉴트로 스타일의 아메리칸피자 전문점 '클랩 피자' 등 GFFG는

대중적인 음식, 아메리칸 캐주얼 음식이라는 정체성을 표방한다.

이준범 GFFG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미국에서 20년 이상 체류하며 미국 스트리트 푸드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한국에서도 미국음식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며

대중적인 맛을 대중적인 가격에 제공하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확신한 후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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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우너의 수제버거와 카페 노티드의 크림도넛




또한 각 브랜드마다의 특색 있고 트렌디한 디자인에 신경을 쓰며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운타우너'의 수제버거는 단단한 박스에 포장되어 나와

한 손에 들고 편하게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버거 안의 재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색감도 세심히 신경 쓴 버거 안의 풍성한 재료를 SNS에 업로드하기 좋아진다는 장점으로

'다운타우너'의 수제버거는 SNS를 통해 많이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카페 노티드' 역시 '스마일리'로 대표되는 웃는 얼굴 이모티콘과 연분홍, 연노랑으로 잘 꾸며진 패키지로

예쁜 디자인을 선보였고, '클랩 피자'는 미국에서 직배송되어 오는 듯한 포장 디자인을 자랑하며

GFFG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대중성'이라는 명확한 브랜드 음식의 정체성과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목표로 트렌디하게

뽑아내는 디자인은 GFFG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GFFG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원대한 비전과 목표를 당당히 드러낸다.

이준범 GFFG 대표는 '쉐이크쉑'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외식 브랜드를 경영하는

USHG(유니언스퀘어호스피탈리티그룹)의 '대니 마이어'를 언급하며 한국의 '대니 마이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를 위해 GFFG에 대한 3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하여 2023년 중 도넛의 본고장인

미국에 매장을 런칭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이름있는 외식사업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금의 경험을 기반삼아

최고의 서비스(호스피탈리티)를 제공하는 호텔을 운영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GFFG의 여러 브랜드를 모아 가장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까지 나아가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이준범 대표와 GFFG의 향후 행보는 어떨까? 확고한 비전에 대중적인 음식이라는 명확한 정체성, 또한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자인 능력 등으로 무장한만큼 좋은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 4p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비전의 힘 :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Favela Painting Project)


범죄에 시름하는 빈민가에 꿈과 희망을,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 (Favela painting project)



예수상.jpeg 리우 데 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는 삼바, 보사노바가 탄생한 곳이자 2016년 올림픽이 열린 큰 도시다.

또한 언덕 위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높이 30m의 거대 예수상으로도 유명하다.

브라질 제 2의 도시로서 경제규모도 크며 세계의 관광객이 몰려들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리우 데 자네이루 시민들의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

리우 데 자네이루는 전 세계를 둘러봐도 수위에 속하는 빈부격차에 시름하는 도시다.

부자들은 '앙그라'와 빈민들이 사는 '파벨라'로 나뉘어져 있는데

빈민들의 구역인 '파벨라'는 포르투갈어로 '들꽃'이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이름과는 다르게 '파벨라'에서의 삶은 매 순간이 고통과 긴장의 연속이다.

가난한 자들이 거주할 뿐 아니라 마약갱단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마약거래, 납치, 강도, 살인 등 범죄의 온상인 곳이며 공권력의 사각지대에 위치한다.

리우 시의 살인사건 40%가 파벨라에서 일어난다고 하니 그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불안할지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식사 중에 거리에서 총싸움이 벌어지거나 수류탄이 날아오는 게 일상인 곳이니만큼

할리우드에서 브라질의 마약갱단을 소재로 다룰 때 꼭 등장하는 곳이 파벨라다.

이런 파벨라에서 사는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은 고사하고

당장의 삶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울만큼 절망을 경험한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이런 파벨라에서 기적적으로 희망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2018.jpeg 2018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Rua Santa Helena에서의 페인팅 프로젝트



2005년 네덜란드의 예술가 하스와 한은 파벨라에서 힙합문화에 관한 영화를 찍던 도중

이 열악한 파벨라의 환경에 큰 충격을 받고, 어떻게 하면 파벨라를 바꿀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한다.

예술가였던 그들은 파벨라에서의 삶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술이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믿고

대규모 지역 예술 프로젝트,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그들의 눈에는 파벨라가 마치 담쟁이덩굴이나 거미줄이 얽힌 것처럼 경계가 불분명한 '모자이크'처럼 보였고

세상의 벽화를 참조하여 파벨라 지역 전체를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만들자는 계획을 한 것이다.

단 두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일이기 때문에 하스와 한은 지역의 젊은 청년들의 힘을 모아 함께

지역에 그림과 색채를 입히기 시작한다.

그들은 마을을 꾸밀 조감도를 먼저 설계했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마을의 청년들에게 페인팅에 대해 교육한다.

이러한 준비과정을 통해서 2007년 Vila Cruzeiro에 <Boy with kite>의 그림을 완성했고

이는 파벨라에 사는 모든 어린이를 상징하며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2008년 Rio Cruzeiro에 잉어와 호수를 담은 그림을 그렸으며,

2010년 Praca Cantao에는 무지개처럼 보이는 색을 건물 전체에 덧입히는 작업을 하며

현재는 Ruo Santa Helena에서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벽이 바뀌기 시작하며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부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며

후원을 시작했고, 파벨라 지역의 지자체에서도 지원이 이어졌다.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각종 도구들, 장치, 후원금이 모였고

취재진이 몰려들며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성장했다.

무엇보다도 파벨라 지역의 범죄율이 25%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왔고

전 세계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바뀌며 관광수익도 벌어다주는 효과를 발휘했다.

현재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는 다양한 방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세계적 대형 예술 프로젝트가 되었다.

또한 2008년에 Rio Cruziro에서 작업한 잉어와 호수 페인팅이 닳자 지역의 여성들로 만들어진 크루로

모든 그림을 모자이크 타일로 교체하는 프로젝트 'Favela Mosaico'를 진행하기도 했다.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는 지역의 환경과 사람들의 삶을 더 아름답고 안전하게 바꾸겠다는,

사실상 불가능해보이는 거대하고 엄숙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예술프로젝트다.

하스와 한은 재정적인 부담, 목숨의 위험 등을 감안하며 본인들이 가진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여

지역 전체를 페인팅하는 프로젝트를 하나둘 완성해냈고 이는 끝내

파벨라의 치안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을 보다 희망차게 만드는 대단한 성과를 이룩했다.

더불어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는 전세계의 관심과 후원을 받는 거대한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도 성공했다.

만약 이들이 이런 거대한 비전을 갖지 않았다면, 그에 따라서 맞게 되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파벨라 지역은 언제나 범죄의 온상으로 남아, 그 안의 사람들은 여전히 똑같이 심각한 고통에 신음할 수도 있었다.

한 브랜드의 원대한 비전과 꿈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끝내 목표대로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킨 이 예시에서

브랜드의 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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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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