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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과 마케팅의 차별화는 어떻게 하나요?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6화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6화. 4줄 요약




✦ 브랜드는 항상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

✦ 나의 색깔을 만드는 것은 다른 브랜드와의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며 시작되는 것

✦ 일반경영 사례.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라는 새로운 범주를 창조하다, 이디야 커피 (EDIYA COFFEE)

✦ 예술경영 사례. '변방'에서 누리는 자유로움의 축제, 서울변방연극제 (Seoul Marginal Theatre Festival)





❍ 1p 브랜드만의 색깔을 확고히 하는 차별화


브랜드만의 색깔을 확고히 하는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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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바뀌는 자영업의 유행아이템. 왼쪽부터 대만 카스텔라, 버블티, 마라탕



한국의 경제인구비율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굉장히 높은 편이라는 통계청 조사가 발표됐다.

2023년 3월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4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2736만3000명)의 20.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취업자 5명 중 1명은 자영업에 종사한다는 의미다.


이는 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경제인구비율 대비 자영업 종사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당시 37개국) 국가 중 6위를 차지했고, 주요 7개국(G7)으로 좁히면 자영업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 많은 자영업자들의 비율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매해 새로운 유행을 탄 아이템을 판매하는 자영업장이 새로 생겼다가

이후 간판을 내리는 건 이제 더 이상 생소한 일이 아니다.


대만 카스테라, 벌집 아이스크림, 버블티, 마라탕 등 수많은 그 해의 유행 아이템들이 존재했다.

2023년 현재는 밀키트나 아이스크림, 과자를 판매하는 24시간 무인영업장이

우리 주변에 많이 생기고 있는 것처럼, 자영업의 비율이 높은 대한민국에서

유행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은 찾아보기 쉬운 일이다.


대기업으로 눈을 돌려봐도 추이는 비슷하다.

식품업계에서 유행하는 요소들을 자사의 제품에 바로 적용시키는 마케팅은 자주 벌어진다.

'허니버터', '마라맛', '흑당밀크티' 등의 유행하는 새로운 맛을 반영한 바리에이션 식품들이 판매대에 오른다.


하지만 그 많던 유행 아이템들을 아직까지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에서 스테디셀러가 된 마라탕 정도를 제외한다면 아직 남아있는

대만 카스테라/벌집 아이스크림/마카롱/버블티 전문매장은 그다지 많지 않다.

식품회사들도 유행하는 요소를 넣은 아이템은 소량만 발매하고 지속적으로 출시하진 않는다.


이러한 사례와 현상은 브랜딩에서 매우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브랜드가 어떤 유행과 트렌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만을 좇아서는 오랜 수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브랜드가 유행을 좇거나 다른 브랜드의 성공법칙을 참고와 모방하여 시작할 수는 있어도

오랜 수명을 유지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딩에서의 중요한 한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바로 브랜드만의 색깔을 도드라지게 하는 '차별화'이다.





2p 아주 작은 차이만 도드라져도,


아주 작은 차이만 도드라져도,


스크린샷_2023-06-04_오전_1.28.37.png (2012, Tommi Grönlund - Petteri Nisunen) (출처: https://vimeo.com/44693995)


톰미 그뢴룬트(Tommi Grönlund)와 페테리 니수넨(Petteri Nisunen)은 핀란드 출신의 작가이다.

다양한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이들은 2012년 <Flux of Matter>,

우리 말로 '물질의 흐름'이라는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위 사진의 링크에 접속하여 직접 영상을 보면

기다란 철판 위에 수천 개의 쇠구슬이 놓여있고,

쇠구슬들은 고정되지 않은 채 조금씩 자리를 옮기며 움직인다.


얼핏 보면 쇠구슬은 고정되어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 인위적으로 힘을 가하지 않는데도, 아주 조금씩 움직이는 중이다.

가장 끝에 위치한 쇠구슬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뒤이어 수많은 쇠구슬들이 따라 엄청난 소리를 내며 따라 움직인다.


시작은 한 쇠구슬의 아주 자그마한 움직임이지만,

곧 수천 개의 쇠구슬의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이 광경은 계속된다.

'물질의 흐름'이라는 제목을 통해 작가들은 작은 차이와 변화가 만들어내는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을 것이다.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의 저자, 홍성태 교수는 이 작품을 통해

작은 하나의 움직임과 차이가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포스트잇.png 작은 차이로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 낸 브랜드, 포스트잇 (출처: 포스트잇 홈페이지)




브랜딩의 차별화에 있어서도 <Flux of Matter>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어서 거대한 흐름과 차이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제품들을 예시로 들어보자.

대표적으로 '포스트잇'이 있다.


'포스트잇'은 기본적인 메모지와 큰 차이가 없다.

작은 종이로 만든 색색깔의 메모지, 란 컨셉을 공유하고

많은 사람들이 포스트잇을 일상의 메모지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잇'은 머리 부분에 약한 접착성을 갖고 있어서

따로 테이프나 풀이 필요없이도 원하는 곳에 붙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작은 차이로 포스트잇은 책이나 벽면, 서류 등 다양한 곳을 불문하고 편하게 부착할 수 있게 됐고

수많은 이들이 '포스트잇'을 가장 기본적인 메모지로 인식하여 오랜 수명을 누리는 브랜드가 될 수 있게 했다.

단순한 메모지 머리부분의 접착력이 한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별화에 있어서도 이러한 '작은 차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보교류가 매우 빨라지고 전반적인 브랜드의 질은 높아지며 유행도 급변하는 세상에서

다른 브랜드가 전혀 갖지 못한 완벽한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매우 어렵다.

하지만 좋은 브랜딩 담당자와 마케터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우리 브랜드가 가지는 아주 작은 차이를 강조하여

그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다. 그리고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게끔 한다.


작은 차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거대한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

이것이 바로 브랜딩과 마케팅에 있어서의 '차별화'의 시작점인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디야 커피'와 '서울변방연극제'를 통해

다른 브랜드와의 차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브랜드에 대해 함께 살펴볼 것이다.




3p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차별화' : 이디야 커피 (EDIYA COFFEE)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라는 새로운 범주를 창조하다, 이디야 커피 (EDIYA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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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저가커피프랜차이즈 왼쪽부터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출처: 각 홈페이지)




이제 한국인들에게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커피는 너무도 익숙한 음료메뉴가 됐다.

특히 직장인들이 하루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잊기 위해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커피에는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담겨있다.


학생 시절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직장인들의 상징과도 같은 멋진 아이템으로 보였다면

직장인이 되고나서는 어떻게든 눈을 뜨고 업무에 임하기 위해서 마실 수 밖에 없는 필수 아이템이 된다는 둥,

현대인들의 필수 3대 영양소 중 하나가 바로 카페인이라는 둥,

우리의 피로한 사회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버릴 정도로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커피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파고든 문화적 요소가 되었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카페를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등의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도 물론 많지만

이렇게 거대한 매장을 가진 커피 프랜차이즈의 커피값은 대부분 4,000원대 이상으로

매일 마시기는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또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커피 값은 카페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자릿값의 개념도 포함하기에

테이크아웃으로 들고만 가기에는 손해보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 우리는 주로 테이크아웃을 위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찾게 된다.


역세권이나 회사 주변에는 항상 테이크아웃을 위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이 그러한 예다.

보통 1,500원에서 2,000원 대의 저렴한 아메리카노 메뉴를 팔고 있어서

직장인들이 한 잔씩 들고 사무실로 돌아가기에 적절한 가격대를 자랑하는 카페들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큰 발전이 시작됐는데,

카페에서의 영업이 금지되자 사람들이 어차피 자리를 이용하지 못하는데

저렴한 커피를 마시려는 목적을 가지고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로 몰려든 것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한국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크게 성장했고 지점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후 한국에서는 정말 많은 카페를 찾아볼 수 있게 됐고, 커피는 국민음료가, 카페는 국민모임장소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라는 개념을 새롭게 만든 브랜드는 따로 있다.

현재는 약간 아쉬운 포지셔닝으로 새롭게 발전을 도모하고 있지만

브랜드 초기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했던

'이디야 커피' (EDIYA COFFEE)다.



이디야.jpeg 이디야 커피 로고 (출처: 이디야 커피 홈페이지)



이디야 커피는 2001년 중앙대학교 앞 1호점을 시작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당시 저렴한 가격의 9,900원 피자를 팔던 브랜드로 성공을 거둔 가철 대표는

1999년 한국에 처음으로 지점을 낸 스타벅스를 보고 커피 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한다.


당시 3,000원대의 가격을 자랑하던 스타벅스의 메뉴를 보고

가철 대표는 자신의 커피 브랜드는 2,000원대의 가격으로 팔겠다고 미리 결정한다.

커피를 싸게 팔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다른 부문, 즉 임대료와 인건비 부문에서의 비용절약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매장은 작게, 직원은 적게'의 컨셉을 기본으로 한 커피 브랜드를 만들어내기로 결정한다.

이는 지금도 통용 중인 저가형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 프랜차이즈의 기본적인 방침이 됐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디야 커피는 점점 퍼져나갔고 80호점까지 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이후 가철 대표는 문창기 회장에게 이디야 커피 브랜드를 매각하는데

문창기 회장은 이디야 커피의 기본적인 컨셉, '테이크아웃 커피'를 주종목으로 하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컨셉을 유지하며 경영을 계속해나간다.


이 당시의 커피 시장은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있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등의 '고급커피'를 지향하는 매장 중심의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나는 와중

이디야 커피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테이크아웃 중심의 저가 커피'라는 컨셉을 유지하며

자신들만의 시장을 공고히 지키고 키워나갔다.


이는 고급 커피를 지향하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들과의 '차이'를 강조하여

소비자들에게 이디야 커피는 '보다 저렴하고 편한, 일상의 커피'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차별화' 브랜딩의 방식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디야 커피는 유동인구가 적은 상권이라도 적극적으로 가맹점을 출점하여

다양한 지역에서의 활발한 브랜드 노출효과를 누렸고,

'테이크아웃 커피는 이디야 커피'라는 고착개념화까지 성공하기에 이른다.


물론 지금은 훨씬 많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생겼고

이디야 커피도 규모가 훨씬 커져 매장 중심의 운영에 집중하며

예전만큼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디야 커피도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사이에 낀

애매한 포지션을 갖게 되어 적극적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중심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라는 범주를 개발하고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차별화 브랜딩과 마케팅의 모범을 제시한 이디야 커피이기에

현재의 상황을 타계할 좋은 방법으로 다시 비상하리라 기대해본다.




❍ 4p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차별화' : 서울변방연극제 (Seoul Marginal Theatre Festival)


'변방'에서 누리는 자유로움의 축제, 서울변방연극제 (Seoul Marginal Theatre Festival)



서울변방.jpg 2023년 제 21회 서울변방연극제 공식 포스터(출처: 서울변방연극제 페이스북 페이지)



'축제'라고 한다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모두가 한껏 멋을 내고 꾸미고, 화려한 볼거리가 넘쳐나며

긍정적인 기운과 즐거움으로 가득찬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이미지?


또한 '연극제'라고 한다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창작진들의 피와 땀으로, 또한 치열한 고민으로 잘 깎이고 다듬어진 연극들이 모여

가장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작품에 영광스러운 상이 주어지는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서울변방연극제'는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화려하고 긍정적인 웃음 가득한 축제의 장도, 수상을 위해 각 팀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일반적인 연극제도 아니다.

물론 참여자들과 창작진들, 기획진들이 열심히 피땀 흘리며 수준 높은 연극제를 위해 노력하는 건 같지만,

'서울변방연극제'가 표방하는 가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는 사뭇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20회.jpeg 2021년 제 20회 서울변방연극제 공식포스터(출처: 서울변방연극제)



1999년 ‘젊은 연출가들의 속셈전’으로 시작한 서울변방연극제‘변방’의 시선으로,

작품의 미학적 독창성과 사회적 맥락들을 포착하고자 하는 동시대 공연예술축제이다.

여기서의 변방(邊方)은 주변부를 배제하는 중심과 권위에 대한 ‘반성', 중심과 주변부를 재배치하는 ‘전복’,

경계를 치고 들어오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경계에서의 만남과 수용’을 의미한다.


서울변방연극제는 최전방으로서의 변방(邊防)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서울변방연극제는 성소수자, 국가폭력 피해자,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 고통의 목소리를 예술언어로 담아내는 시도들을 해왔다.


그리고 그것의 목소리가 예술언어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관점에서 던지는 질문이 아닌 새로운 형식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재질문하는 미학적 도전의 장이 되어 왔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하는 서울변방연극제는 새로운 예술감독을 주축으로 11개 내외의 공연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변방연극제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사회의 주류적 시선과 가치, 관습에 반기를 드는 공연예술축제라고 할 수 있다.

소외되는 사회의 주변부, 즉 '변방'의 시선으로 연극을 다루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미학적 도전과 관점을 환기시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변방'이라는 이름이 공연예술축제와 어울리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고,

실제로 지난 19회 서울변방연극제의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호주 출신의 아드리아노 코르테제 연출은

호주의 동료들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아드리아노 예술감독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변방연극은 좋은 이름이고 완벽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사회 안에서 주변화됐고, 예술가라는 공동체도 다소 소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변방연극이라는 이름은 좋다고 생각한다.

또 변방연극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흥미로운 데다가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질문도 제기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또한 형식적으로, 연극 미학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변방연극제는 소중하다.


아드리아노 코르테제 제 19회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출처: 민중의소리)


즉, 이미 사회에서 주변화된 연극인들이 변방의 관점에서 사회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연극 형식적으로도 새로운 도전과 제안이 가능하다는 의의를 밝힌 것이다.

이는 '서울변방연극제'라는 브랜드만이 갖는 거대한 특수성이라고 볼 수 있다.

'변방의 시선'이라는, 다른 연극제나 공연예술축제와는 사뭇 다른 차이점에서 시작하여

이후 지속적으로 '변방'이라는 주제를 살린 공연 라인업과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서울변방연극제'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구현하고 그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 것이다.

2년만에 개최되는 2023 서울변방연극제는 "취약-오염-더러움"

언어들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 만들어지는 세계를 읽어볼 것을 제안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 아래 놓인 상태이자 생성의 범주를 나타내는 이 언어들이 갖는 힘.

그리고 날카로움, 가냘픔과 부서짐, 그 너머의 팽창을 동시대와 나누고자 한다.

이 기획은 존재로 수렴하는 것이 아닌 관계 안에서 변화하고 분출하는 '상태'에 대한 담론과 그 확장을 기대한다


새롭게 문을 열게 되는 2023 서울변방연극제는 기존 서울변방연극제의 선언을 존중하는 한편,

그 목소리가 구성되는 맥락을 사유한다.

사회적 승인을 요청하는 목소리들이, 목소리 그 자체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다시 살펴보고,

그 목소리가 제기하는 논란과 불편함에 대해 과감하게 질문하며 껴안을 예정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변방과 주변의 시선에서 연극과 사회를 바라보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서울변방연극제'가 이번에도 양질의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보다 더 의미있고 풍성한 예술계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라본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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