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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마케팅 전략'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7화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7화. 4줄 요약




✦ 기업전략은 '위에서 아래로', 마케팅 전략은 '아래에서 위로'

✦ 시장 전체를 욕심내기보다는 타깃이 되는 소비자 한 명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찾기

✦ 일반경영 사례. 'Don't buy this jacket.', 파타고니아 (Patagonia)

✦ 예술경영 사례. 작은 출판시장에서 더더욱 작은 고객의 취향을 노리는, 동네책방





❍ 1p 리더의 역량에 달려 있는 '기업 전략'


리더의 역량에 달려 있는 '기업 전략'


이거느히.jpeg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위기경영'

한국을 넘어 세계의 일류 기업으로 자리한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전략으로 유명한 말이다.

이건희 회장은 절대 안주하지 않는 기업전략을 늘 사원들에게 강조했다.


2002년 삼성이 처음으로 소니의 시가총액을 앞서고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겨서

회사의 모두가 잔치 분위기에 젖어있을 때 이건희 회장은 계열사 사장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5년, 10년 뒤에 무엇으로 먹고 살것인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고 말하며

현실에 만족하고 있는 회사의 분위기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2004년 반도체 경기가 최고조에 올라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었을 때도

삼성 내부에서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모든 것이 가장 잘 돌아가는 지금이 위기상황"이라며

직원들에게 자만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전략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그대로 물려받아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 같은 거대기업이 안주하는 순간 역사 뒤로 사라진 수많은 기업처럼

금방이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한 리더의 안목이 엿보인다.


이처럼 한 기업의 전략은 원대한 비전을 가진 리더로부터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작은 한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 시장의 흐름과 구조를 파악하여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때문에 넓은 시야가 필수적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위에서 아래로'의 방식으로 한 기업의 전략이 결정되는 것이다.





2p 타깃이 되는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마케팅 전략'


타깃이 되는 한 살마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마케팅 전략'


김봉진.jpeg 배달의민족을 개발한 (주)우아한형제들의 창립자 김봉진 의장


최근 배달의민족의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을 전했다.

디자이너로서의 본업에 집중하며 회사에는 고문 역할에 집중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봉진 의장은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피력했는데 다음과 같은 말이 인상적이다.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려면 아무도 감동받지 못하지만,단 한 사람을 제대로 감동시키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어많은 사람들이 감동한다.



그의 말대로 배달의민족의 초창기 마케팅 전략은 기존의 문법을 깬 새로운 시도였다.

애초부터 모든 세대를 노리지 않고 20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채택한 배민이었기에

소위 B급이라고 평가받는, 잘 짜이지 않았지만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거나

인터넷 밈과 가까운 소재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배달의민족은 거대한 성공을 거둬 지금은 배달플랫폼 업계의 거대한 기업이 되었다.

김봉진 의장과 배달의민족은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이도저도 아닌 마케팅 전략을 취하지 않고,

확실하게 20대를 노려 배달의민족만의 문법과 색깔을 만든 후,

점차 기업이 모두에게 익숙한 곳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마케팅 전략을 활용했다.


물론 배달의민족도 삼성처럼 기업 전략을 만들 때에는 리더의 원대한 비전으로부터 시작할테지만

직접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마케팅 전략에서는 다른 방법을 채택했다.

모두를 만족시키지 않고, 단 한 세대, 단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서 시작한다는

'아래에서 위로'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스크린샷_2023-09-09_오전_12.07.30.png tvn 프로그램 '일로만난사이'에서 유재석과 한혜진이 나눈 대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MC 유재석도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며 일을 고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일로만난사이]라는 방송에서 밝힌 바 있다.

이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매우 유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언이다.


단 한 사람이 반응하는 포인트를 찾고, 그 포인트를 시작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마케팅 전략

자칫 장황해지고 모호해질 수 있는 마케팅에서 올바른 시작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리더의 원대한 리더십은 중요하지만 실제 고객에게 다가가는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는

단 한 사람의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아래에서 위로'의 마케팅 전략을 참고해보자.





3p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 파타고니아 (Patagonia)


'Don't buy this jacket.', 파타고니아 (Patagonia)



돈바이.jpeg '이 재킷을 사지 마시오'란 문구로 마케팅을 기획한 파타고니아



"Don't Buy this Jacket"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은 추수감사절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 날인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새해 시즌까지의 기간에 벌어지는 경제현상을 말한다.


미국은 생산자가 아닌 유통업자가 모든 재고를 책임지기 때문에 유통업자와 마트는

내년으로 재고를 넘기지 않고 싸게 팔아서 창고를 비우고자 하고

소비자들은 연말 보너스를 받아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사면서 대규모 경제활동이 일어난다.

보통 이 시기의 소비가 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대목인 셈이다.


당연히 모든 브랜드는 이 시기에 맞춰 다양한 행사와 마케팅을 기획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런데 이러한 시기에 맞춰 자사의 물건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내보낸 브랜드가 있다.

바로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기간, <뉴욕타임스>에 '이 재킷을 사지 마시오'란 카피로

광고를 내보낸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 (patagonia)'이다.



파타고.jpg 파타고니아의 로고


파타고니아는 2019년 기준 매출액 7억 달러를 넘겼으며 미국에서는 노스페이스, 콜롬비아스포츠와

3대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로 꼽히고 있는 대기업이다. 2013년 한국에 들어온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2020년 기준으로 매출액 427억 원, 2021년 기준 650억 원을 달성하며 국내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타고니아 특유의 디자인이 유행을 탄 데다가 오래 입어도 잘 헤지지 않는

내구성이 좋은 제품이 입소문을 타서 점점 자리를 잡아간 것이다.

이처럼 제품 자체의 완성도만으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인간의 소비가 지구에 남길 '환경발자국'을 줄이고자 노력하며

원료를 재활용하거나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범적인 브랜드로도 이름이 높다.


파타고니아는 자사의 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입지 않는 제품을 다시 매장으로 보내라고 권한다.

고객들은 더 이상 착용하지 않는 제품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재활용되는 사실에 만족하며

파타고니아는 폐제품에서 나오는 재료들을 재활용하여 오래 입을 수 있는 품질 좋은 옷을 만든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옷을 한 벌 만들기 위해서는 지구의 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한다.

파타고니아의 대표 상품이자 위 2011년 광고에 등장한 R2재킷은 유기농 원단이나 재활용 소재로 제작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 벌을 생산하는 데에 물 135리터가 소비되며 제품 배송과정에서는 완제품 무게의 24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아무리 지구친화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더라도 인간의 소비 자체는 지구를 점점 파괴하는 것이다.

따라서 파타고니아는 우리 사회의 소비중심주의를 문제 삼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해요 캠페인(공동 자원 재활용 운동, Common Threads Initiative)’ 캠페인을 통해 기업은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을 더 적게 만들어야 하고 소비자는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과 실천을 지속하고 있다.


유행.jpeg

그리고 'Don't Buy this Jacket' 광고나 파타고니아코리아의 '파타고니아는 유행을 팔지 않습니다'란 광고를 통해소비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마케팅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한 게 지금의 파타고니아의 성공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브랜드나 자사 제품의 좋은 점을 말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의도를 광고에 녹여내는데파타고니아는 오히려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고 하거나, 매년 새롭게 유행을 만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이는 광고를 매우 생소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일차적으로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한다. 나아가 소비자들은 왜 이런 광고를 했는지 이유를 찾아내서 파타고니아가 지구를 생각하는 좋은 기업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눈에 띄기 위한 자극적인 광고가 아니라, 지구를 함께 살리자는 기업전략을 오롯이 담아낸 특색 있는 광고를 마주한 소비자는파타고니아의 철학에 공감한다면 이후 지속적으로 파타고니아의 제품을 즐겨 찾게 될 것이다.


이렇듯 훌륭한 '가치소비'를 할 수 있기까지 파타고니아의 광고는 한 사람의 소비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그 울림을 시장 전체로 전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파타고니아의 사례는 지구와 환경을 바라보는 넓은 기업전략과, 그런 기업전략을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이상적으로 어우러져 브랜드의 성공을 만들어낸 멋진 사례다.





❍ 4p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 동네서점


작은 출판시장에서 더더욱 작은 고객의 취향을 노리는, 동네책방



교보문고 잠실점


한국 최대의 서점인 교보문고가 지난해 매출액 8324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7909억 원 대비 5%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 여파에서도 거의 벗어났다.

지난해 5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오프라인 서점은 지금도 회복을 하고 있지만,

온라인 사업은 코로나 수혜를 입으며 회사 최대 매출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지만 이는 대규모 인프라 확충 및 투자로 인한 적자임을 교보문고 측은 밝혔다.

또한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국내 서점 수는 총 2528개로 2019년(2320개)보다 208개 늘었다.


2007년 이후 매년 내리막을 겪은 도서시장이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반등한 게 주목할 만하다

전국 지자체들이 서점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해 공공기관이 책을 살 때 지역 서점을 우선 이용하게 했으며다양한 동네서점들이 늘어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부정적인 예상만 가득하던 도서시장은 조금씩이나마 성장하며

한국에서도 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고 있다는 좋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저마다의 색깔과 특성을 지닌 동네책방들이 많아지고,

이러한 동네책방을 찾아다니는 애호가들도 생겼으며, 출판사는 동네책방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한 에디션을 발매하는 등 동네책방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마포구_독립서점_독서관.jpg 마포구의 독립서점 '독서관' (출처: 매거진 한경)


동네책방은 기본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있다.

'동네책방 2곳 중 1곳은 개업 2년 안에 망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하다.

수익률 자체가 책 판매가의 20~30% 정도인데 규모가 크지 않은 동네책방에서 책을 매일 몇 십권씩 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따라서 필연적으로 동네책방은 다양한 마케팅을 구사한다.

무엇보다도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기 때문에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큐레이션으로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은다.

예를 들어 마포구의 독립서점 '독서관'의 주인은 독립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에서 독립 출판 작가로의 활동을 고민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이 반영되어 있기에 '독서관'의 주요 서적들은 독립출판물이다.

충무로의 '스페인 책방'은 이름답게 스페인과 관련된 책과 인테리어를 통해 스페인의 분위기를 사랑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모은다.이처럼 주인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독특한 공간경험은 고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좋은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유료 독서모임이나 포럼 등의 만남을 책방에서 주선하고, 전시나 워크숍, 연주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등 책과 관련한 활동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부가 수익을 창출해 사업구조의 열악함을 보충하기 위한 활동이기도 하지만 역시 동네책방만의 특색으로 자리잡기도 한다. 현재 합정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키로북스' 같은 경우는 2층에 '오키로모드'라는 공간이 있다.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핸드폰을 반납한 후 오롯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의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며24시간 연결되어 있게 하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자 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금지옥엽.jpeg 세운상가에 위치한 [금지옥엽]. 영화콘텐츠와 관련된 책이나 굿즈를 주로 판매한다. (출처: 서울특별시, 최윤영)



이렇듯 작은 동네책방의 마케팅 전략은 위에서 설명했던 '아래에서 위로'의 마케팅 전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책방만의 오롯한 색깔을 우선 만들어 그 색을 취향으로 즐기는 고객을 하나 둘씩 모으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의 고객의 마음에 들어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고, 색깔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며

비슷한 취향을 가진 한 고객층을 유치하려는 것이 동네책방의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네책방은 보통 규모도 작고 생각보다 다양한 책이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주인의 취향과 색깔이 진하게 담긴 특색 넘치는 멋진 공간이 되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동네책방의 매력을 알고

동네마다 자랑할만한 동네책방이 곳곳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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