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8화
❍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28화. 4줄 요약
✦ 한 번도 서울을 와보지 않은 외국인에게 서울을 소개한다면?
✦ 차별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할 때 익숙한 것을 언급한 후 차이점을 말하면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쉬워진다
✦ 일반경영 사례. 익숙한 한방화장품에 궁중의 미학을 더한, 후(Whoo)
✦ 예술경영 사례. 세상에 없던 특별한 도서관으로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HyundaiCard library)
❍ 1p 서울은 어떠한 도시인가요?
서울은 어떠한 도시인가요?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이자
도시종합력 순위에서도 10위권 이내에 들어가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다.
한국의 높아지는 위상만큼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 대해서도 많은 세계인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한국에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외국인이
서울이 어떠한 도시인지 설명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한강이라는 큰 강이 흘러 멋진 경관을 연출하는 도시,
곳곳에 산이 많아 도시적인 빌딩이나 건물과 어우러지며 독특한 모습을 갖춘 도시
활기찬 도시, 밤에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등의 이미지가 떠오를 수도 있고,
이건 모두 일리가 있는 설명이다.
또한 이런 요소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서울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디테일한 부분을 파악하는 데는 좋을 수 있어도
전체적인 모습을 떠올리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의 저자 홍성태 교수는 여기서 좋은 방법을 제안한다.
서울은 도쿄 같은 곳이다.
그런데 훨씬 확기찬 바이브가 느껴지는 곳이다.
도쿄의 밤 11시는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지만
서울의 밤 11시는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놀기 위해 모인다.
반새도록 안전하고 신나는 도시가 서울이다.
-홍성태 교수의 서울 설명
많은 외국인들이 아시아를 상상할 때 떠올리는 '도쿄'라는 익숙한 도시를 언급하며
그 중에서 서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면모와 차별점을 더불어 설명하는 방법.
즉, 익숙한 것을 먼저 제시하고 차이점을 설명해주는 식으로 보다 수월하게
서울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다.
❍ 2p 익숙한 것에서 뭔가 다를 때 눈에 더 들어오는 차별점
미국의 유명 맥주회사 '밀러(Milller)'의 사례를 참고할만하다.
'밀러'는 저칼로리 맥주 공정을 매입한 후 '밀러 라이트'를 출시했으나 처음에는 크게 실패했다.
소비자들에 대한 타겟팅이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한 '밀러'는
맥주를 마시고 포만감을 덜 느끼길 바라는 니즈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판단한 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을 고객을 타겟팅한 후 슬로건을 바꿔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다.
"Great Taste, Less Filling. (최고의 맛, 적은 포만감)" 이란 슬로건으로 마케팅을 다시 시작한 밀러 라이트는한 때 미국 전체 맥주시장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사례는 분명 저칼로리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새로이 찾아낸 덕도 있지만
'저칼로리 맥주'란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소비자들에게
기존의 맥주와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강조하여 얻어낸 성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아무런 도움말도 없었을 때 '저칼로리 맥주'라고만 한다면
맥주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맛이 일반 맥주보다 떨어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분명 맥주가 덜 배부르고 칼로리도 적길 바랄테지만
가장 중요한 맛이 떨어진다면 선택하기 망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밀러' 사는 신제품 '밀러 라이트'의 홍보에서
매우 직관적이고 간단한 문장, 'Great Taste'를 통해 기존 맥주의 맛과의 '유사점'을 강조한 후,
'Less Filling'으로 적은 칼로리를 가졌다는 '차이점'을 인식시켜
맛도 일반 맥주처럼 뛰어나지만 (유사점) 살도 덜 찌고 덜 배불러서 많이 마실 수 있는 (차이점)을 보여준 것이다.
'밀러' 사는 저칼로리 맥주의 이점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아무리 건강하고 새로운 맥주라도 기존의 맛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음을 인식하고
익숙한 맥주와의 유사점을 먼저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이다.
'유사점'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 이후 '차이점'을 강조하여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브랜드만의 차별점을 인식시키는 것은 브랜딩과 마케팅에 있어서
잊지 말아야 할 원칙으로 기억해야 한다.
❍ 3p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차별점' : 후(Whoo)
익숙한 한방화장품에 궁중의 미학을 더한, 후(Whoo)
2000년대 이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의 매출을 바탕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하는 브랜드 '설화수'를 대표로 하여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차례로 중국시장에 진출시켰다.
이후 백화점이나 브랜드 자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 중국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의 한류 제한령인 '한한령'이 정부 차원에서 내려지고
코로나19가 잇달아 터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또한 최근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중국 국내 브랜드 혹은 미국이나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며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이 약화된 탓에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브랜드 앰버서더로 블랙핑크의 로제, 배우 틸다 스윈튼 등을 선정하고
일본의 올리브영과 같은 헬스&뷰티스토어 '아토코스메'에서 오프라인 프로모션과 행사를 개최했다.
중국 시장에서 조금씩 발을 빼며 북미나 아시아권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중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많이 의존하던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 '후(Whoo)'는 큰 변화 없이 제품의 리뉴얼 정도만 기획하고 있다.
지난 해 매출이 38%나 떨어졌지만 중국 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의 중국시장과 마케팅 방침을 유지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의 변화를 함께 꾀하는 전략을 짠 것이다.
'후'는 어떻게 중국 시장을 넘어서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끄는 럭셔리 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 중에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확실히 설정하여 소비자들에게 접근한 '후'의 영리한 브랜딩도 존재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한국의 한방 화장품을 표방하며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2005년 LG의 차석용 부회장은 LG생건의 CEO로 취임하며 역시 한방 화장품을 제작하는 '후'의 디자인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과 금색으로 바꾸고 디테일을 더해 중국 화장품 시장을 확실히 공략하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설화수와 같은 일반적인 한방이 아니라, 궁중에서만 사용하는 '궁중한방'으로
'후'의 브랜드 컨셉을 새로 잡은 것이 브랜드 성공의 큰 핵심이 되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한방 화장품'이라는 유사점과, '궁중에서 쓰는 한방'이라는 차이점을 기반으로 다가간 것이다.
'후'는 또한 중국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소득수준이나 소비성향도 높은
중국의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들에 맞게 제품의 유분을 줄이고, 고급 백화점에만 입점시킨 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동시에
최고의 한류배우인 이영애를 모델로 내세워 최고급 호텔에서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등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 실행했다.
2014년, 시진핑 주석의 아내인 펑리위안은 한국을 방문하여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후'라고 답했고
이는 '궁중한방'을 컨셉으로 차용한 '후'의 럭셔리 이미지를 더욱 드높이는 사건이었다.
이후 '후'는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 2조 매출이란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고,
확실한 럭셔리 브랜드로 중국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후'의 럭셔리 브랜드로의 정착에는 '퍼스트레이디의 화장품'이라는 큰 요인이 있었지만
이전부터 중국 시장에 맞게 브랜드를 다듬어 공략한 브랜딩과 마케팅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한방 화장품'에서 '궁중한방'이라는 특색을 더해
확실히 브랜드의 차별점을 완성한 '후'의 마케팅 사례는 충분히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이다.
❍ 4p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브랜드의 '차별점' :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HyundaiCard Library)
세상에 없던 특별한 도서관으로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HyundaiCard Library)
현대카드는 카드회사 중에서도 후발주자였지만 어느덧 1위를 넘볼 정도로 시장점유율을 차츰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3일 여신협회에서 발표한 2022년 4분기 카드업계 시장점유율(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은
신한(19.6%)-삼성(17.8%)-현대(16.0%)-KB국민(1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는 KB국민카드가 3위, 현대카드가 4위였지만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자,
현대카드는 상위 4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이 증가하여 1위인 신한카드와의 점유율을 3.6%포인트 차로 좁혔다.
현재는 애플페이의 독점을 포기했지만 6개월 동안은 현대카드가 독점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선점효과를 확실하게 얻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대카드만의 독자적인 문화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한국으로 데려와 콘서트를 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를 통해서
현대카드의 문화 부문에서의 차별화된 영역을 확실히 만들어왔다.
이러한 행사들은 현대카드를 통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기에 실질적인 고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카드는 더 나아가 '공간'을 테마로 한 현대카드만의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바로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도서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HyundaiCard Library)'다.
2013년, 서울 가회동에 새로이 문을 연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디자인에 강점을 가지는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기획됐다.
지식의 보고인 책을 쌓아둔 도서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이야기와 컨셉을 담을 수 있기에
오프라인의 공간에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담고자 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세상에 없던 도서관'을 만들 생각으로 세계의 도서관들을 리서치하며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어떠한 차이점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직접 세계 유수의 도서관을 찾는 것은 물론, 도서관에 관한 책과 자료를 수없이 찾으며 회의를 진행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우선 '큐레이션'에 집중했다.
적은 수의 책이라도 이 책이 서가에 있는 명확한 이유를 찾으려 했고
고객이 어떠한 책을 잡아들더라도 확실한 영감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철저한 큐레이션을 진행하여 서가를 차곡차곡 채웠다.
책을 분류하는 방법도 기존의 도서관 분류가 아닌
학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에 맞게 재해석하여 책을 비치했다.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독자적인 14개 카테고리와 44개의 하위 카테고리를 정했으며
기존 도서관의 '십진분류법'도 복잡하고 비직관적이기에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만의 청구기호를 심플하게 제작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로 구성한 것도 차이점이다.
'트래블 라이브러리'에는 여행경로를 구글어스로 선체험해볼 수 있는 '플레이 룸'이,
'뮤직 라이브러리'에는 디제잉 부스나 음악감상 플레이어가 비치되어 있고,
'쿠킹 라이브러리'에는 요리를 직접 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출처: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8269/ac/magazine)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시작으로 뮤직, 트래블 (2021년 운영 종료), 쿠킹, 아트
총 5개의 라이브러리를 개관했고, 이 라이브러리들은 모두 현대카드만의 정체성과
각 분야에 대한 현대카드만의 해석을 담은 특색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익숙한 공간인 '도서관'에 특별한 큐레이팅, 체험 강조 등 현대카드만의 시각을 담아 차이를 만들어낸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현대카드의 문화적인 정체성을 강조하는 차별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며
현대카드의 문화적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