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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시장에 비춰본 한국 뮤지컬 시장(2)


다행히도 이 시기 이후 영화 산업은 주 40시간 근무제, 표준계약서 도입, 인건비 쿼터제 시행, 독립영화에 대한 투자, 영화 영화 제작 현장의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결했다. 또한 양산형 영화 제작에서 벗어나 한국 영화만의 특색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작 태원엔터터이먼트, 유비유필름, 2008)>는 영화 전반의 질적 향상을 재촬영을 감행했고, P2P 유출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서 정당한 수익의 안정성을 도모했다.



이상의 내용에서 보이듯 2000년도의 영화산업은 수익의 대부분이 극장의 수익에 상당히 의존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처우에 있어 큰 문제가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제도적, 현장적 노력을 통해 한국 영화산업의 적지 않은 문제를 극복해왔으며 이러한 노력이 궁극적으로 오늘날 한국 영화산업의 세계화에 다다르는 데에 기여해왔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일찍이 영화산업에서 벌어진 문제와 그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을 충분히 뮤지컬 산업에 적용시킬 수 있다고 판단된다.



‘2018 뮤지컬 배우 실태조사’ 중 임금체불 현황(디자인=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출처 : 이데일리, 2020, https://www.edaily.co.kr/news/read?n




1. 한국 뮤지컬 산업의 현재와 그 전망


펜데믹 이후 작금의 뮤지컬 시장은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흥행이 보장된 라이센스 뮤지컬과 유명 작품의 내한 공연 등 많은 공연들은 현재진행형으로 한국 뮤지컬 시장의 상승 곡선에 기여하고 있는 듯 보인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발표에 의하면 22년 뮤지컬 공연은 총 2,778건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2022년 기준 상위 티켓 예매 상위 10개 작품 중 창작 뮤지컬은 단 두 작품 뿐이라는 점이다. 이렇듯 대중들이 라이센스와 내한 공연에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현상은 2000년대 한국 영화 관객이 국내 영화가 아닌 해외 영화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도 매우 유사해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처우에 있어서도 2000년도의 영화산업의 상황과 매우 엇비슷하게 재현되고 있다. 2020년 더 뮤지컬에서 조사한 ‘신인 창작자 계약 실태 조사’에서는 뮤지컬 창작을 통해 얻는 연 수익은 20% 이하라 대답했고, 표준계약을 기반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1%만이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창작자 35명 가운데 31명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창작자에게는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돈을 지급한다”. “창작자가 들이는 시간을 따져보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라고 답한다는 사실은, 결국 정부나 뮤지컬 협회 차원에서의 부담계약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여전히 부재함을 대변한다. 이는 배우와 스태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8년 뮤지컬 배우 실태 조사에서 임금 체불 경험 유무를 묻는 질문에 48,2%가 체불을 경험했다고 대답했으며 스태프들 또한 2019년 발생한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스태프 및 앙상블 배우의 임금 미지급 문제 속에 신작 오디션을 진행하며 돌려막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패를 두려워하는 뮤지컬 제작 시장의 기조로 인한 라이센스 뮤지컬에 대한 높은 의존도, 작품성이 아닌 스타마케팅에 의존하는 현 시장의 구조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명성 프로듀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은 스타마케팅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는 한국 뮤지컬 발전에 걸림돌이다”라 말했다. 뮤지컬 시장의 성장은 이러한 비정상적 구조를 양산시켜냈다. 이는 2000년대 후반 한국 영화 산업이 겪었던 위기(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의존, 양산형 작품 제작, 스태프 처우)등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의 비교분석을 통해 볼 때 2000년도의 영화산업은 오늘날의 뮤지컬 시장과 구조적으로나 상황적으로 매우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영화산업에서의 잃어버린 10년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에 따른 제도적 장치나 현장의 노력이 동반되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필자는 그에 따른 제언을 결론에서 개괄적으로나 언급하고자 한다. 




2. 현재의 뮤지컬 산업의 전망


'렛미플라이',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프리다'의 포스터. (유)렛미플라이·쇼노트·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본고의 결론은 뮤지컬 시장에 대한 제언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사항으로 비춰 보건데, 한국 창작뮤지컬 시장 역시 한국 영화시장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뮤지컬 시장은 적어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에 있어서는 영화산업이 수행해왔던 대안을 참고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첫 번째로 개런티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뮤지컬 산업의 제작비가 특정 유명 배우에게 치중되어 있고, 제작진 및 스탭들의 임금이 제자리라는 점은 뮤지컬 제작 시장에 대한 불신과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생존을 위해 다작을 해야만 하는 창작진의 상황은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객과 제작사의 불신과도 연관성이 깊다. 결국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라이센스 작품을 선택하기보다 시간과 대가를 들여 좋은 창작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다려주는 것만이 뮤지컬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판단된다. 


두 번째는 뮤지컬 창작 인력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영화산업이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국가적 제도로 보호해온 것에 반해, 뮤지컬산업은 현재 어떠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채 규모만 늘고 있다. 뮤지컬 인큐테이팅을 위해 국비를 사용,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나 국비로 나오는 비용 조차도 창작진과 제작진이 작품을 안정적으로 올리기 힘든 비용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에 관련하여 시급한 정책적 대비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세 번째, 상업주의 정신이 강한 뮤지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인디뮤지컬’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한다. 한국 영화산업의 부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결국 저예산 독립영화가 존재했다. 일례로 영화 <한공주>나 <파수꾼>이 그러하다. 메이저이 되는 시장이 철저하게 시장 논리를 따르는 상업적 시장이라고 한다면, 그와 동시에 인디 작품이 발전할 수 있는 마이너 시장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이러한 작품과 메이저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뮤지컬 시장 전체의 소재와 작품의 다양성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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