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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고객을 정확히 설정하는 것의 중요성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33화

Chapter. 예술경영 입시 함께 공부할까요? 33화. 4줄 요약




✅ 고객의 일상에 들어가 라이프스타일 중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타깃'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 잠재고객들의 진정한 '니즈'나 '원츠'를 잘 파악해야만 이후 브랜딩과 마케팅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 일반경영 사례. 진정한 팬들의 의견에 귀기울인, '퍼시 피그 (Percy Pig)'

✅ 예술경영 사례. 사람들의 일상에 미술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백그라운드아트웍스 (BACKGROUND ARTWORKS)'





Chapter.1 누가 우리의 진짜 타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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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우리의 진짜 타깃인가?

'타깃고객'이란 말을 지난 칼럼에서 많이 사용했다.

우리 브랜드의 목표가 될만한 고객의 구체적인 일상을 파악하고

그 틈을 파고들어가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되자는 골자의 칼럼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그 '타깃고객'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타깃'은 한국어로 '목표', 과녁' 이라고 번역되며

'궁술이나 사격에 쓰는 과녁이나 표적',

'어떤 일의 목표, 또는 공격이나 비난의 대상'이란 뜻을 가진다.


타깃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일지도 모르나

정작 우리 브랜드만의 타깃고객을 생각해볼 때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고객들의 목소리를 모두 수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브랜드의 타깃고객이 예상을 한참 벗어난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타깃고객이 생각보다 여러 범주가 있어서 누구를

우리 브랜드의 주요 타깃고객으로 설정해서 브랜딩을 해나갈 것인지

결정하는 것에 따라 브랜드의 향후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스크린샷_2023-10-18_오후_6.55.22.png 코카콜라 마케팅의 흑역사 '뉴 코크'



마케팅계의 영원한 타산지석으로 여겨지는 코카콜라의 '뉴 코크'는

타깃고객을 완전히 잘못 파악해서 벌어진 참사이기도 했다.

펩시콜라의 강세로 점유율을 잃어가던 코카콜라는 더 강한 단맛을 내는

'뉴 코크'를 출시하려고 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특정 지역에서는 기존 코크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출시 이후 결과는 끔찍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것은 코크가 아니라며 반발한 것이다.

결국 발매 이후 79일만에 기존의 코크를 되살리고 '뉴 코크'는 코카콜라의 대표적인 흑역사가 되었다.


'코카콜라'라는 브랜드와 기존의 맛 자체를 사랑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새롭고 더 강한 단맛보다는 기존의 맛과 정체성을 유지하길 바랐던 것이다.

코카콜라라는 거대한 브랜드의 역사와 유산을 사랑하는 '타깃고객'의 원츠를

완전히 오판해버린 탓에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Chapter.2 잠재고객들의 니즈와 원츠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 우리의 진짜 타깃인가?



김치.jpg 포장김치는 이제 익숙한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 잠재고객들의 니즈와 원츠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

과거에는 겨우내 1년을 먹을 김치를 한 번에 담그는 김장을 어느 집에서나 했지만

요즈음엔 김장을 하는 가족이 많이 없어지고 있다.

가족의 수도 줄고, 무엇보다 간편히 사먹을 수 있는 포장김치가 매우 많아진 탓도 있다.

유명한 연예인도 김치사업을 하고 마트에는 온갖 종류의 김치를 잘 진열해놓는 시대다.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니 포장김치의 수요가 더욱 급증했다고 한다.


포장김치를 가장 많이 사는 고객은 누구일까?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김장을 할 수 없는 핵가족이나 신혼부부?

매번 김치를 부모님댁에서 가져와야 하는 자취인구들?

2020년 한국농촌연구원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40~50대 기혼여성이 주요 고객층으로 밝혀졌다


정작 가장 많이 김장을 하는 인구인 40~50대의 주부들이 훨씬 더 많은 김치를 사서 먹고 있는 것이다.

김장에 익숙한 40~50대 주부들이 점점 김장을 포기하며 (일명 '김포족')

포장김치의 시장 크기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된다.


원래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 모를까, 흔히 김치를 만들어서 먹는 이미지가 강한

40~50대 주부들이 가장 많이 김치를 산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한 번에 떠올리기 어렵다.

만약 브랜드나 마케팅 담당자들이 이러한 실제 시장을 잘못 파악하거나

지레짐작해서 브랜딩과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대부분의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김치.jpeg '손이 많이 가는 김치'를 강조하여 마케팅을 펼친 종가집 김치


포장김치 브랜드는 이런 주요고객들의 니즈와 원츠를 파악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놓은 김장김치가 슬슬 떨어져가는 늦여름, '손이 많이 가는 김장' 대신 제품을 사먹으라며 광고하는 등

집안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들의 눈길을 끌만한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고객들의 생활과 생각까지 꿰뚫고 있어야만

올바르게 '타깃고객'을 설정하여 브랜딩과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시류와 시장, 확실한 잠재고객을 설정하여

우수한 브랜딩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들의 예시를 통해 더 깊이 알아보자.





Chapter.3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타깃고객' : 퍼시 퍼그 (Percy Pig)



퍼시피그1.png 영국의 대표적인 젤리 브랜드 '퍼시 피그'



✅진정한 팬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퍼시 피그 (Percy Pig)'

공항에서 연예인들은 온갖 관심의 대상이 된다.

연예인들이 입고 나온 옷이나 가지고 온 패션 아이템은 물론 먹거리나 작은 소품까지 큰 유명세를 타곤 한다.

오늘 소개할 '퍼시 피그' 젤리도 배우 김희선이 공항에서 들고 다니는 사진이 찍히며 우리나라에 이름이 알려졌다.


귀여운 돼지 모양의 젤리에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한 영국을 대표하는 젤리 '퍼시 피그'의 제조사 M&S사는

2011년 큰 결단을 내렸다. 젤리에 많이 사용되는 재료인 동물성 성분 '젤라틴'을 쓰지 않고

모든 재료를 콩단백질이나 벌집에서 채취한 밀랍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비건 소비자로부터 지속적으로 비건도 먹을 수 있는 젤리를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퍼시 피그를 제조하는 M&S 사는 100% 원래의 맛과 동일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며

재료의 변경이 제품의 맛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지만

시장에서는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히 기존의 맛과는 달라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온 것이다.


원래 인기가 많았던 상품의 기본 재료를 바꾸는 것은 브랜드의 입장에서 매우 큰 모험이다.

시장을 충분히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변화를 주는 행동은 기존의 팬을 실망시켜

애써 유지하던 시장점유율을 잃게 할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M&S사는 '퍼시 피그'의 '찐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wpfgm.jpeg 젤라틴을 제거한 '베지 퍼시'



M&S사는 퍼시 피그의 캐릭터를 몸에 문신으로 새길 정도의 충성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존의 동물성 원료인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모두 대체해도 되겠냐는 설문에서는

놀랍게도 60% 이상의 고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용기를 얻은 M&S사는 젤라틴 성분을 제거하고 식물성 원료로 만든 '베지 퍼시' 제품을 발매했다.

'베지 퍼시'는 여러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켜냈다.

나아가 2021년에는 모든 '퍼시 피그'의 제품 라인에서 젤라틴을 없애

'100% 비건 프렌들리'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했다.


'퍼시 피그'의 사례는 브랜드의 '타깃고객'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인 브랜드의 영리한 판단이 매우 돋보인다.

비건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비건 시장이 커가는 시장의 상황을 인식하고

'퍼시 피그'를 사랑하는 충성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귀담아 브랜드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선택을 올바르게 내린 사례로 참고할만하다.




Chapter.4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타깃고객' : 백그라운드 아트웍스 (BACKGROUND ARTWORKS)



BGA.jpeg 매일 밤 11시, BGA가 골라준 작품과 에세이를 읽는 시간



✅사람들의 일상에 미술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백그라운드아트웍스 (BACKGROUND ARTWORKS)'

바야흐로 '구독의 시대'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의 OTT 플랫폼을 구독하여 영상 콘텐츠를 편하게 즐길 수 있고

사무실에서 업무를 할 때 꼭 필요한 마이크로소프트의 'Office 365' 등 소프트웨어도 구독제가 유행하며

더 나아가 생필품, 식품 등의 정기배송형 구독 서비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몸이 편하게 필요한 것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구독경제'의 시대에,

BGA는 '미술 구독 서비스' 등의 독자적인 활동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미술적 감각을 더하려 한다.

BGA는 'Background Music'을 변형한 'Background Artworks'를 줄인 말로

음악이 가지는 인프라나 시스템을 미술에 대입해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설립되었다고 한다 ('컴필레이션' 등. 아래에서 소개).


BGA를 돋보이게 만드는 서비스는 미술작품을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일리 구독 서비스'다.

매일 밤 11시, 구독자의 스마트폰에는 알람이 울린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나 유명하지 않은 명화 한 점과 함께 필자의 에세이가 배달되는 것이다.

500자가 조금 넘는 분량의 에세이는 읽는 부담을 줄이고, 필자의 주관적 감상이 담긴 감성적인 에세이로

미술과 텍스트 간의 다양한 교환과 소통을 모색한다.


또한 작가의 의도를 알지 못하면 해석하기 어려워지는 작품들의 경우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는 '작가노트'를,

작가의 목소리로 듣는 '비하인드 스토리' 등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여러가지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미술을 대하는 구독자들의 마음을 열고 미술감상의 즐거움을 더 전파하고자 한다.



bga_마루_(아트웍스_출처).jpeg BGA 마루



BGA 구독 서비스의 필자는 한 주, 총 다섯 번의 '데일리 구독'을 책임진다.

BGA와 계약이 되어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총 다섯 작품을 고르고,

이 작품들을 감상한 맥락을 적으면 그것이 그 주의 주제가 된다.

BGA는 이를 '컴필레이션'이라 부르는데 음악의 '컴필레이션'과 그 맥락이 같다.

한 프로듀서가 여러 음악가의 음악을 한 앨범에 모으는 것처럼,

필자가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그 감상을 구독자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미술 구독을 통해 실제 작품이 궁금해진 구독자들을 위해

콘텐츠를 통해 소개한 작품을 전시하여 판매하는 'BGA 마루' 등의 갤러리 전시를 열어 유의미한 판매실적도 올렸다. 구독자들은 콘텐츠를 통해 소개된 작품을 즐기며 미술감상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작가들도 작품을 판매하며 미술시장 전반에 활력을 갖다 줄 수 있는 BGA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본적으로 BGA의 '타깃고객'은 미술을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공부를 시작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구독서비스의 특성상 온라인으로 편하게 고객이 접근하기에 확실한 콘텐츠로 승부를 보면 승산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부문의 미술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지'에 초점을 맞추어 소개하고,

여러 필자의 관점과 에세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BGA'만의 독특한 서비스는 '타깃고객'의 원츠를 정확히 꿰뚫었다고 볼 수 있다. 타깃고객의 파악과 그에 맞는 브랜드 구성의 중요성을 공부할 수 있는 사례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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