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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Feb 03. 2016

내가 보는 중국 공산당의 정치

United States of Asia - 정치

요즘 같은 시국에 중국의 정치에 대해 왈가왈부하다 입국금지당하는건 아닐까... 그래도 쓴다. 학생들과 지내며 느낀 체감상 중국의 정치 썰.


#보수이데올로기

중국에 대해 굉장히 놀라운 점은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임에도 엄청나게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일당독재이니 정치적으로는 그렇다쳐도 경제적인 보수주의가 국민들 사이에서도 매우 팽배해있다.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게 당연하고, 엘리트주의도 심하다. 기업가가 존경받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성공과 실패는 개인의 노력(努力)에 달려있으므로 다들 조금 더 공부하고, 더 열심히 일한다. 내가 실패하는 것은 내가 게으르고 모자란 탓이라 생각하지,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 생각하는 친구는 만난 적이 없다.

이는 흑묘백묘론으로 대표되는 공산당 실용주의 노선과 초고속 경제성장의 결과물이겠지만, 굉장히 잘 유지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공산국가에서 보수 이데올로기가 유지되는 원인을 극심한 빈부격차, 애국주의, 사상교육의 관점으로 써보았다.


#빈민 낮은 소득으로 낮은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

서울이 평균적으로 생활 비용이 높은 반면, 중국은 빈부격차가 극심해서인지 생활비용도 양극화되어있다. 부자는 부자대로, 빈자는 빈자대로 생활 방식은 나름대로 다져진 느낌이다. 알바를 하면 한달에 2-3000위안(한화 36만원)은 벌고 숙식 제공하는 곳도 많은데, 수도광열비와 식비는 줄이려면 한없이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저소득층도 생존이 가능해서 보수적 틀이 유지되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국민 국가와 지도자

중국은 국가주의가 심한 나라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평상시에 태극기를 보기 힘든 반면, 중국 어딜가나 오성홍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한동안은 중국국기를 머리에 꽂고 다니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어떠한 사회문제나 사회악이 있을 때 나라를 탓하거나 욕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마케팅에서도 애국주의 마케팅이 많이 쓰이고, 대화를 해도 중국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난다.

그리고 언론과 방송이 공산당의 통제를 받고, SNS도 자유롭지 않아서 내가 못 보고, 못 들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만난 학생들은 시진핑을 좋아하는 것 같다. 시진핑 주석은 시따따(삼촌, 아저씨 같은 느낌)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메신저에서도 긍정적인 짤(?)로 자주 쓰였다. 사적인 대화에서도 공산당을 비판하는 얘기는 들었지만 시진핑을 비판하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인민 사상 교육

학생들과 어울리며 흥미로웠던 당교(党校)이다. 당교는 공산당 학교의 준말로, 당의 이념과 정치체제, 역사 등을 공부하는 주입식 교육의 현장이다. 주말마다 가는 것인데 갈 때마다 점수를 받는다고 한다. 이 점수가 높을수록 공산당 가입이 유리한데, 가족 중 기독교도나 범죄자가 있을 경우 원천 가입불가이며, 우수한 성적, 여러번의 면접, 게다가 그 중에서도 제비뽑기로 극소수만이 공산당에 가입하는 혜택을 받는다.

공산당에 가입하면 공공기관 및 공기업 취직시 혜택을 받고, 집이나 차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호구(户口)를 얻기도 쉽고 여러모로 혜택이 많다고 한다. (근데 그렇다고 다들 가입하고 싶어하는건 아니고 일찌감치 생각 안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북한과는 달리 공산당에 반대하지만 않으면 무관심해도 살 수 있는 것 같다.)


이외에도 국내파 중국 엘리트들 다수가 공산당에 가입하고, 해외파 중국엘리트들은 돌아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된다는 점에서 위,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중국식 보수주의는 지속될 것인가. 13억이나 되는 나라의 집안에서 언제 폭풍이 몰아치게 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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