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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Mar 29. 2017

글에 대한 글

글에 대한 잡다한 얘기

사고와 표현


신입생 시절 푹 빠져있던 상상력이라는 난상토론 학회에선 모두가 자유롭게 사고를 표현했고, 넘실거리는 파도처럼 시시각각 충돌했다. 그리고 언제나 정신적 숙취와 나태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쌀알을 씻는다'라는 말에서 쌀은 사실 물에 직접 씻긴다기보다 쌀과 쌀이 부딪치며 씻기는 것이 크다고 한다. 성장도 역시 일방향적인 교육이 아닌 성장해나가는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더 중요하다. 사고가 선행되고 표현이 후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표현이 맞물려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표현의 수단 : 말하기와 글쓰기


나는 사고의 표현 방식에 있어 말하기과 글쓰기 중 말하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말은 비언어와 반언어적 표현이 동반되고 즉시성이 있어 굉장히 인터랙티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말은 휘발되며 보통 시간과 장소에 국한된다. 글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는 뛰어난 사람들, 깊게 생각하는 바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역시 글을 읽고, 또 글을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과거의 나와의 대화

그리고 꼭 누군가와의 상호작용이 아닐 수도 있다. 혼밥, 혼술처럼 이른바 혼글로 서의 기능도 있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지옥이 열린다고 하지만 동시에 '비교와 열등감'은 우월성 추구 측면에서 자기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비교 대상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책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나'와 '과거의 나'를 비교하는 방법을 권한다. 그렇지만 과거의 나는 지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휘발하지 않는 매체에 순간의 고민과 태도를 쌓아놓는 것이 필요하다. 글은 과거의 나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준다.


미완의 글


파트타임 아마추어에게 글은 완성되지 않는 듯하다. 불현듯 생각이 떠오를 때 글을 적고 나중에 퇴고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글들이 쌓이고 쌓여 노트 수 권이 된다. 대부분 글은 표현의 수단일 뿐이기에 글이 완성되기 이전에 사고가 정립이 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하지만 사고는 표현이 부딪치며 점차 정립이 된다. 미완의 글이더라도 더 쉽게 배포할 용기를 가져야겠다.


어디에 쓸 것인가


기록을 위한 일기를 쓰는게 아니라면 표현은 청자를 전제로 하고 매체별로 청자는 다르다.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의 검색과 관심사 등으로 맺어진 이웃, 브런치는 관심사 기반의 팔로우, 페이스북은 지인, 트위터는 익명의 팔로워들과 그들의 팔로워들까지. 글을 쓸 때는 목적을 우선 명확히 하고, 그 목적에 맞는 매체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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