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t May 15. 2017

작은 경영

1편. 시작

#노련한장사꾼

장사. 이익을 얻기 위해 물건을 사고 판다. 내가 접한 장사꾼들은 순수함이나 우아함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노련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노련한 장사꾼들을 짐짓 동경하기도 하였다.


#껌팔던중딩시절

그러다 중학교 시절 누나의 충동구매로 인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떠밀려 학교에서 하이츄를 팔고다닌 적이 있었는데, 이 때 학창시절 중 제일 신났었다. 일진들한테 자릿세도 내고, 시식으로 충성고객도 확보하면서 꽤 짭짤한 수익을 올리며 많은 걸 배웠다. 투자자인 누나와 수익을 반띵해야한다는 사실에 몹시 분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경험을 경영대 수시 입시 자소서에 한 항목 전부를 할애하여 쓰기도 했다.


#상대생과경영대생

상대 출신인 아버지는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힘에 대해 자주 말씀해주셨고, 상인들의 전유물로만 알고있던 상행위가 기업, 비즈니스,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전문화되어 있다는 사실은 왠지 매우 흥분되었다. 그렇게 나는 경영대로 진학하게 되었다. 논외로, 나는 아직도 경영대보다는 상대라는 표현이 더 멋지고 와닿는 것 같다


#장사프로젝트

입학한 후에 장터나 일일호프 등을 하긴 했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욕구가 있었다. 장사를 더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장사는 사업과는 많이 다르지만 값진 경험이 될거라는 생각에 군 전역 후 동기 한동해 군과 장사를 해보기로 했다. 남산에서 얼음물도 팔고, 광화문에서 아침식사를 팔기도 했다. 그 후에도 김성빈 형과 정승완 군과 함께 대학 축제때 야광팔찌를 팔기도 했다.


#그냥장사

이때는 별 생각 없이 팔았다. 돈 많이벌면 좋은거고 못 벌면 망한거였다. 무엇보다 겨우 그 며칠 나돌아다니는 것이 생각보다 너무 쪽팔렸다. 학교 테두리 안에서 파는 것과는 매우 다른 부정적 시선을 견디기 위해선 낯이 정말 두꺼워질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배운거라곤 어디가서 안주거리 삼을 썰과 약간의 용돈, 낯짝 정도?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났다.


#상학

경영대 전공을 몰아서 듣고 있을 무렵 정승완 군으로부터 이민규 군이 진행하던 스탠딩 스테이크를 같이 팔아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듣기만해도 재밌을 것 같아서 같이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전까지의 장사와는 정말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스테이크 장사가 극한직업인 점도 있지만, 경영학 전공을 들으면서 이를 적용시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론-실무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글 몇 편에선 스테이크를 팔았던 장사 경험을 경영학 관점에서 돌아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지극히 주관적인 스타트업 회고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