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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May 21. 2017

작은 경영

4편. 재무관리/관리회계

#지분

지분쉐어에 대해서 간단히 얘기했는데, 자본에 따라 나누는 자본주의와 달리 노동 참여 정도에 따라 나누는 공산주의적인 지분 분배방식을 정하였었다. 하지만 자본도 n빵, 노동시간도 거의 n빵이었기에 지분도 n빵하게 되었다. 스타트업에서는 처음에 지분으로 입씨름하는 경우도 많은데 프로젝트여서 다들 많이 욕심부리지 않았다.


#유동성

대출이나 팀 외부 자본 없이 순수 자기자본으로 주주 4명이 각 50만원씩 조달했다.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고기였는데, 대금 지불 기한이 넉넉해서 사실 200만원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았다. 즉, 고기값을 장사 다 끝나고 줘도 된다고 하셨고, 덕분에 자금 유동성이 상당히 괜찮았다. 돈을 쓸 때는 정말 간편하게 각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사고 영수증을 사진찍어 후 청구하였다. 실제로 사업에서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의 며칠 차이로 사업이 망하기도 하고 대표가 감옥에 가기도 한다고 한다. 받을 돈은 빨리, 줄 돈은 나중에 주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매출은통장을스칠뿐

다 끝나고 정산했을 때 우리는 약 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용을 다 제하고 돌려줄 것 돌려주니 매출은 기분 좋은 숫자에 불과했다. 우리가 기록한 방식은 회계보다는 부기에 가까웠다. 장사만으로도 충분히 정신 없었기 때문에 현금흐름표 정도만 장부로 작성해놓았고, 모든 것이 끝난 뒤 정산할 때가 되어서야 손익계산서 정도를 뽑아볼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마진율을 계산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원가 구성을 분석해보았는데, 나중에 관리회계를 배울 때 정말 유용한 경험이었다. 


#원가구조

심심찮게 저 커피 원가는 100원인데...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보통 이럴 때 쓰이는 원가라는 말은 재료비 정도로 쓰인다. 하지만 원가에는 온갖 것들이 다 가산된다. 고정비도 넣어야 하고, 인건비, 마케팅비, 관리비 등 넣다보면 사실 상 마진율(공헌이익률)이 말도안되게 높은, 즉 거품이 엄청 낀 제품이나 서비스는 생각보다 없다.


#고정비용/변동비용

1일 고정비용으로 들어갔던 그릴판 만원, 인건비 4인 40만원이 있었고, 숯이 하루 2만원 이상 쓰였다. 사실 변동비용이지만 미미해서 총비용으로 잡은 각종 시즈닝이 8만원 정도였다. 가변비용은 한 접시당 젓가락 개당 15원, 용기 40원, 고기 200g 3000원에 감자칩이 약 100원(실화냐..)정도였다. 인건비를 제외한 모든 비용들을 가산했을 때 마진율은 약 33%였다.


#손익분기점

일일 고정비용의 가장 큰 부분인 인건비는 하루에 40만원 정도가 들었고,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40만원 이상의 순이익이 나야한다는 뜻이었다. 스테이크 하나 판매 당 약 2천원의 공헌이익이 났을 때, 고정비용을 공헌이익으로 나눈 값인 200개가 손해보지 않기 위한 최소 수량이 된다. 이를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라 하는데, 생각보다 비용 다 감안하면서 손익분기를 맞추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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