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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Oct 08. 2019

모바일 앱 회사에서 웹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것

응 웹 개발자 하고싶은 거 다 해

나는 웹 개발자다. 웹개발자는 개발자 중에서 다양한 것을 해야 하는 편이다. 서버, 데이터베이스, 보안, 알고리즘, 프론트엔드, 최신 스택과 검색엔진 최적화나 배포 등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가끔은 하이브리드 앱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요즘의 대세는 앱이다. 앱 만드는 회사에서 웹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적어본다.

*제품, 박수칠 때 떠나는 웹
-소개 페이지 -> 프로토타입 -> 웹 서비스 -> 하이브리드 앱
앱 개발속도가 느리고, 앱 개발자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초반의 스타트업 팀은 비전공자 코딩 교육으로 많아져버린 웹 개발자와 함께 하기 수월하다. 우선은 뭐라도 보여줘야 하니 소개 웹페이지를 구성하고, 최소 기능을 구현한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어느 정도 시장 반응이 온다 싶으면 웹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간다. 초반에는 기획이 말랑말랑하다보니 빨리 고칠 수 있는 웹의 이점도 많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사용자가 모이고, 사업적인 지표가 나와줄 때, 웹은 앱에게 슬슬 자리를 내줘야한다. 그렇게 웹도 있고, 앱도 있는 구조로 진행이 된다.

-웹 디프리케이트 시키기
앱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웹은 계륵이 된다. 계속 같이 가자니 UI와 기능 변화에 발맞춰야 해서 공수가 들고, 방치하자니 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 아예 없애자니 해놓은 것이 아깝고 검색엔진 최적화, 공유 등이 마음에 걸린다. 우선은 점차 ‘앱에서 쓰면 더 편해요!’ 등의 메시지를 띄우게 된다. 굳이 ‘웹에서 볼래요’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게 되면서, 골수팬을 둔 한물간 연예인이 된 느낌이 든다(…) 결국 웹을 더 많이 deprecate시키게 되면서, 가입, 결제 등 핵심 구간에 메시지를 띄우기로 한다. 여러분 그동안 즐거웠어요.  이제.. 안녕…

-서버와 인프라
사실 아직 떠날 때가 아니다. 보통 웹 개발자는 서버도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트래픽이 많아지는 것에 대비한 인프라와 보안 등의 업무로 넘어갈 수 있다. 서버,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페이지 등을 개발하다보면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할 것들 역시 많다. 현실은 평화로운 서버나라일지라도 미리미리 대비를 해놓기로 한다. 데브옵스를 열심히 공부해서 안정성을 높이고, 모바일 클라이언트 개발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실험, 공격수
-미니프로덕트
웹 개발이 앱 개발 대비 갖는 이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빠른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앱은 구조가 커질 수록 빌드 시간도 길어지고, 앱스토어에 업데이트 버전이 등록되기까지도 시간이 걸린다. 반면 웹은 업데이트없이도 보다 유연하게 수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니프로덕트 같이 실험적인 기능을 도입하고, 단 기간 내에 많은 베리에이션을 주기에는 웹이 더 낫다. 마치 랩터나 수색대처럼 먼저 해보고, 앱에 정식 도입할 만한 지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앱에서 하기에는 ROI가 안 나오는 자잘한 외부 제휴 건들도 웹에서 처리한다. (적으면서 왜 눈물이 날까…)

-바이럴 엔진
또 다른 웹 개발의 이점은 링크 구조라는 것인데, 웹은 개방형 생태계이므로 퍼지기 좋다는 장점도 있다. 다운을 받아야 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고, 메신저 등에서 쉽게 진입하기 좋다. 최근에 만들었던 제페토 우정테스트 역시 바이럴 프로덕트였는데, 내가 내 취향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이를 친구들에게 공유하면 친구들이 나와의 우정 점수를 확인하는 구조이다. 이런 가볍게 즐기고 공유하는 프로덕트는 웹이 강하다.

-검색엔진 최적화
바이럴이 유입을 확 늘리는 공격형 유입 전략이라면, 검색엔진 최적화는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수비형 유입 전략이다. SEO를 잘하기 위해 링크 레퍼를 여기저기 달거나, 정보성 포스팅 슬롯을 두거나, Rich snippet, 사이트맵, 스키마 등을 달아둘 수도 있지만, 가장 핵심은 역시 깃발 꽂기이다. 땅따먹기 하듯, 떠오를 만한 키워드에 발만 잘 들여놓아도 높은 검색 결과 순위를 차지하고, 광고비 한 푼 안들이고도 더 많은 유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웹 개발자는 팔방미인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깊이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것을 공부하면서 오는 재미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앱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웹 개발자가 당분간 굶을 일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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