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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Dec 26. 2019

주 52시간이 만든 사업 기회

저녁이 있는 삶

직장인이어서 그런지 주 52시간이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실감된다. 스타트업 업계에도 그로 인한 변화들과 기회들이 보인다.

나가서 만나자
트레바리가 콜럼버스의 달걀마냥 테크 없이 모임만으로 스케일 업을(=강남에 빌딩을 산)한 것을 보고 적지 않은 모임 류의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소셜 살롱 ‘문토’, 비즈니스 스터디 ‘인사이터’, 테마로 모이는 ’남의집 프로젝트’, 미식 모임 ‘에이드’, 같이 운동하는 ‘슬릭’이나, 동네 친구랑 만나는 ‘웃트’, 수많은 러닝 크루들 같이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곳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곳들이 생겨났다.
궁금해는 하면서도 막상 이런 서비스들을 이용해보진 않았는데, 여전한 시공간 제약에 대한 부담과, 이성만남의 목적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섞여있는 불편함이 있는 것 같다.

집에서 편하게
마켓컬리와 배민의 식자재 및 음식 유통 혁신 때문인지, 온라인 커머스 3사들의 출혈 경쟁으로 인한 총알배송과 최저가 때문인지, 집에서 시키는 문화는 더욱 성장했다. 요즘 평일 저녁에 이태원, 신사 등의 약간 한물간 상권을 가면 정말 사람이 없다.
밖에 나가서 먹고, 사고 하는 일들이 줄어들면서, 시간은 많아지는데, 이 시간을 채우는 것은 컨텐츠와 취미인 것 같다. 컨텐츠는 사실 상 유튜브, 넷플릭스, 네이버웹툰, 게임, 조금 더 쳐줘야 커뮤니티 정도가 나눠먹는 영역이라, 스타트업이 들어갈 여지는 적은 것 같다.
취미는 상대적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각 버티컬에서 여러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취미 교육 시장의 확대의 직접적 수혜를 입은 곳들은 클래스101, 솜씨당, 하비풀 등이 있는 것 같다.

집에서 성장하자
-잘 놀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 법. 여가 시간이 많아지면서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홈트라는 단어가 뜨기시작하면서, 유튜브 영상 컨텐츠를 필두로, 인플루언서들이 파는 식품이나 기구 들도 성장하고, 이 외에도 건강 관련한 영양제 추천이나 건기식 배송 서비스들도 많이 생겨났다. 학습 측면에서는 스터디파이나 링글 같이 대면으로 하던 학습 행위들을 비대면으로 옮겨온 곳들도 눈에 띈다. 챌린저스 같이 의지로 비즈니스를 하는 곳도 약진하고 있다. 인강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데, 기존의 입시, 영어 등에 머물러있던 온라인 강의가 탈잉, 클원, 에듀캐스트 같은 스타트업들에 의해 재교육/실무 교육 시장에도 많이 들어오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너무 좋은 일 같다. 대다수의 노동에 과반 이상의 삶을 할애하는 우리들에게 시간은 금보다 귀하다. 이러한 세상에서 더 일해서 돈 벌고 싶은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돈을 벌면 되고, 놀고 싶은 사람은 놀고, 쉬고싶은 사람은 쉬면 된다. 점차 자동화의 물결이 일면서 AI 노예를 둔 로마시대 귀족처럼, 더 적은 노동으로도 지금 이상의 물질적, 정신적 부를 향유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아무튼 필연적으로 작은 파도이건 큰 파도이건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2020년에는 또 어떤 큰 변화들이 더 큰 변화의 여지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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