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트업들의 성장하는 법
왜 필요한가
창업가에게: 사업적 세부 목표의 객관적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수치적 목표에 있어 나침반 역할을 한다(요즘 핫한 OKR 등이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정성적 목표(ex. 자주 쓰게 하자)를 정량화하고(ex. 전 분기 대비 day 7 retention 10% 상승)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한다.
주니어에게: 커리어가 약한 주니어는 발언권을 얻기 위해 객관적, 실증적 자료가 필요하다. 팩트 기반의 주장이 아니면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설득이 쉽지 않다. 그로쓰 해킹을 통해 주니어는 시니어와 동등하게 논의할 수 있다.
시니어에게: 주니어와 반대로 시니어는 자신의 직관을 의심하기 위해 데이터가 필요하다. 환경과 상황은 빨리 변하기 때문에 경험에 기반한 의사결정은 틀릴 수 있다. 이러한 오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근거가 필요하다.
언제 시작할까
그로쓰 해커들은 그로쓰 해킹이 필요할 최적의 순간은 없고, 초기부터 그로쓰 해킹 마인드를 탑재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여러 좋은 것들(기업문화, 브랜딩)이 유보되는 일이 다반사인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도입 시기의 고민도 많다.
스타트업에게 있어 구체적인 그로쓰 해킹 도입 시기라 함은 사람 연봉만큼 비싼 툴들을 쓰고, 또 그걸 할 줄 아는 툴만큼 비싼 사람(그로쓰팀)들을 쓰는 시기이다. 그것이 본격적인 그로쓰 해킹에 대한 투자라고 쳤을 때, 경영진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튀기기 위해 로봇 팔을 두는 것처럼 과잉 투자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성장 단계보다는 성숙기가 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로쓰 해킹 자체는 마치 재테크의 복리처럼 몇 퍼센트씩 반복 개선하는 것과 유사한데, 둘 다 애초에 씨앗이 작으면 크게 의미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그로쓰 해킹 이전에 프로덕트-마켓 핏을 찾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물론 프로덕트-마켓 핏을 찾는 것 자체도 그로쓰 해킹 영역으로 보기도 한다)
어디에 적합한가
트래픽 기반의 무료 서비스보다 유료 및 커머스에 적용하는 것이 수월하다. 서비스는 체류시간, day7 retention, dau 등 다소 분산된 목표를 갖는 반면, 커머스는 매출 극대화라는 단일 목표가 있고, 피드백이 매출이라는 피부에 와 닿는 숫자로 다가오기에 숫자 기반의 사고가 안착되기 더 쉽다.
누가 잘할까
하드 스킬 측면에서는 좌뇌형 인간이 유리한데, 숫자를 달달 외우고, 계산이 빠른 사람이 커뮤니케이션도 빠르고, 병목 지점 파악이나 최적화도 잘한다.
소프트 스킬 측면에서는 실험을 극도로 많이 해야하기에 당연하게도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는 사람보다는 도전적이고 주도적인 사람이 잘한다. 리스크 회피형, 외주형 스타일의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다.
또 개발자와 그로쓰 해커 간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그래서 개발 경험이 있는 그로쓰 해커 또는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가 있을 때, 일이 수월해지기도 한다. (반대로 심한 곳에서는 개발자와 마케터 사이 갈등이 심해서 개발자가 ga도 안 심어주기도, 마케터가 지표 공유도 안 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결국 마케터가 빡쳐서 SQL 배우는 케이스)
어떻게 해야 할까
Uv(순 방문자)만 보고 올랐네, 좋네, 떨어졌네, 아쉽네 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기 위해선, 정확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
1) 상대 수치로 보기
:베이스 수치를 정하고 하위 수치를 볼 때 베이스 수치로 나눠서 보아야 한다. 다른 변수의 영향을 제거하고 봐야 한다. 포스팅 수가 2배가 올랐는데 유저 수는 3배가 올랐다면, 포스팅 비율은 떨어진 것이다. 꽤 단순한 사실이지만 지표를 부분적으로 보면 종종 놓치기도 하는 것 같다.
2) 추이 보기 그래프+주간
:변화량을 보여주는 숫자보다도 단기/중기/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래프로 한눈에 보는 것이 좋다. 주식 그래프를 잘 볼 줄 알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그래프는 우리 컨트롤 안의 영역이므로 훨씬 재밌다. 그래프가 눕지 않게 주기적으로 개선 기획을 해줘야 한다.
3) 지표 머릿속에 넣기
:어차피 몇 가지 되지 않는 숫자들은 전주/이번 주/추이/변화량 등을 외우고 있는 게 좋다. 우선순위를 항상 숙지하게 된다.
4) 미리 추정하기
:신규 기능이나 불편한 부분의 개선으로 나타날 변화를 대략적으로나마 그려보면 좋다. 지표에 대해 예측하는 판단력을 기르기 좋고, 기획을 할 때 핵심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기획하게 된다.
5) 지표에 대한 경계
:전적으로 의존해서 결정하기엔 근시안적이 될 수 있기에 경계. 섞어서 봐야 함. 카테고리의 일반적 사용 행태를 염두하지 않고 (이를테면, SNS는 고빈도의 서비스이고, 여행은 저빈도의 서비스인데) 1:1 비교를 한다던지 하는 단순 비교를 하면 안 된다.
좋은 그로쓰 해킹은 사업에 있어서 미세미세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어떤 동네가 상태가 최악인지, 어떤 동네가 상태가 좋음인지 알 수 있다면, 우리는 마스크를 끼든, 공기 정화 식물을 심든 조치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품도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잘 되는 지를 아는 것이 체질 개선에 걸음마이고, 그 시작이 측정이다. 다만, 대기상태 최악임을 받아들이는 것에는 솔직함과 용기가 필요하고, 이것이 그로쓰 해킹 도입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스타트업 뿐 아니라 모든 조직들이 결점에 대한 외면을 멈추고, 측정을 시작으로 실험과 반복적 개선을 통해, 매우 좋음 상태를 지향하면 세상이 더 나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