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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 Feb 06. 2016

한류, 어디까지 왔나

United States of Asia - 중국에서 본 한류

-중국 학생들에게 한류란?


10월, 학교에서 ‘친구를 찾습니다(寻找朋友)’라는 제목의 전단지를 붙였고 2주일간 57명에게 연락이 오고, 지금까지 34명의 대학생들과 밥을 먹었다. 덕분에 한국에 관심있는 중국 젊은이들의 생각을 잔뜩 들어볼 수 있었다.


-20대 중국애들이 경험하는 한류의 실체


가장 확실하고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한류가 그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엄청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것이다. 가장 자주 나온 얘기는 잘생긴 아이돌(EXO, 빅뱅, 샤이니 순을 자주 언급), 다음은 재밌는 예능(런닝맨이 압도적 1위, 이어서 애기나오는 프로들)이었으며, 생각보다 드라마(별그대, 상속자들)와 영화는 적게 언급되었다. 이전과 비교해보면 한류의 중심이 드라마에서 예능으로 옮겨가고, 아이돌은 여전히 강세이며 영화는 여전히 약세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한류와 언어


한류의 위력은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도 드러났다. 솔직히 중국인이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어를 배울 유인은 적어 보인다. 근데도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부르겠다고, 한국에 유학와보겠다고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다. 반대로 한국어를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데 한국말을 엄청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보통 일본어는 거의 할 줄 알 듯이, 우리나라 드라마, 예능을 보며 한국어를 자연스레 익히게 되었다는 친구들이 많다.


-한류와 국가경쟁력


지금 한국은 중국에게 컨텐츠 강국이다. 조그만 5천만의 나라 한국에서만 쓰이는 한국어를 세계에서 배우는 것은 우리가 드라마가 있고, 가수가 있고, 예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게 만들고, 한국에 와보고 싶게 만든다. 덕분에 한국남자에게는 韩国帅哥, 한국여자에게는 韩国美女라는 말이 대명사처럼 따라다닌다. 이렇게 컨텐츠는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 국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개개인 차원에서는 크나큰 체감국가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국방이나 외교보다는 문화가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 전반을 결정짓는다. 참 sm, jyp, yg, cj, 방송3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한류와 사업 기회


또한 거시적으로 볼 때는 중국-한국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산업이 한류에서 파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류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이라는 이미지에서 파생된 ‘미용'산업(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미미박스, 비투링크, 성형외과 등), '패션'산업(지오다노, 스파오 등)이 흥하고, 한국적인 것의 관심으로 이어져 '한국 음식'(비비고, 서래갈매기, 애슐리, 카페베네 등)과 '한국어 교육'(한국 유학, 한국어 과외/학원)이 인기를 끌기도 한다. 또한 한국으로의 ‘여행' 붐이 일어 엄청난 관광특수가 생긴다(짜이서울). 요즘 제주도는 중국인이 더 많을 정도라고.


한국인이 중국인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한국인이 가진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물론 정면대결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중국진출한 한국기업들을 보면 피터지기 일쑤인 듯..) 위에 나열된 것들로만 기회를 한정짓는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금의 사업 기회를 파악하는데 한류를 하나의 축으로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또 어떤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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