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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너스 May 01. 2020

브랜딩의 시대

브랜드를 만든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브랜드에 미친 남자, 브랜드 보이의 책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핫하디 핫한 브랜드를 도장깨기 하듯 소개한다.

토스, 에어비앤비, 파타고니아, 무인양품, 곤도 마리에, 배달의 민족, 빔즈, 자포스, 에이스 호텔, 돈키호테, 버질 아블로, 호시노야 도쿄, 톰포드, 모노클, 박진영, 프라이탁, 블루보틀, 무신사, 월간 윤종신, 슈프림, 휠라, 뿌리 깊은 나무, 백종원, 쓰타야, 발뮤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브랜드의 대향연이다. 브랜드가 되면 똥을 싸도 박수를 친다는데, 살면서 위대한 브랜드 하나쯤 남기고 가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의 목표가 아닐까.


저자는 성공한 브랜드의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사명 / 문화 / 다름 / 집요 / 역지사지


초일류 브랜드는 분명한 이유(사명)가 있으며, 제품이 아닌 문화를 만들고, 차별화에 목숨 걸고, 미친 듯한 집요함으로, 오직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한다.


초일류 브랜드에게 사명은 곧 존재의 이유다.

토스는 복잡한 금융 생활을 쉽게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에어비앤비는 현지에서 살아보는 여행 경험을 존재하기 위해 존재한다.

파타고니아는 파괴되어가는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무인양품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곤도 마리에는 설렘을 주는 정리법을 전파하는 일에 일생을 걸었다.


초일류 브랜드는 언제나 사명을 우선한다. 제품을 팔아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우위에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더 많은 제품이 팔린다.


우리는 애플을, 스티브 잡스를 왜 사랑하는가. 스티브 잡스는 심플함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애플의 연수원인 '애플 대학'에서는 애플의 직원들에게 피카소의 1945년 작 <황소>를 통해 심플함을 교육한다.

 

피카소 <황소>, 이것이 애플식 단순함이다.

옷차림마저 심플했던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 뒤, 다시 복귀하면서 애플 브랜드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전략에 대해 구상했다. 그 역시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애플은 누구인가?"

"우리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 속해있는가?"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애플 존재의 본질은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애플의 핵심가치는 "우리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꾼다고 믿는다"이며, 이것이 애플의 신념이라고 말한다.


1997년 애플 복귀 후 광고 캠페인을 직접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


이러한 신념이 하나의 슬로건으로 함축된다.

"Think Different"


초일류 브랜드는 제품이 아닌 문화를 만든다.

배달의 민족은 B급 문화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놀이공원을 만들었다.

빔즈는 빔즈 옷을 멋스럽게 차려입은 직원들이 안내하는 놀이공원을 만들었다.

자포스는 직원, 협력업체, 그리고 고객 모두가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놀이공원을 만들었다.

에이스 호텔은 취향이 분명한 사람들이 모여서 놀 수 있는 힙한 놀이공원을 만들었다.


브랜드는 놀이공원이다. 상품은 놀다가 사 가는 기념품이다.


실버스타인&파트너스 CEO인 제프 굿비는 위와 같이 브랜드를 정의했다. 초일류 브랜드는 각 브랜드의 '문화'를 담은 놀이공원을 만들고, 고객들이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었다.

색다른 놀이공원은 독창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만이 창조할 수 있다. 놀이공원은 기업의 문화가 구현된 것이다. 배달의 민족의 놀이공원은 배달의 민족 직원을 닮았다. 자포스의 놀이공원은 자포스 직원들이 뿜어낸 공기로 가득 차 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얼굴로 '회사 직원'보다 더 나은 콘텐츠는 없는 것이다.


초일류 브랜드는 차별화에 목숨 건다.

돈키호테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상식을 무너뜨렸다.

버질 아블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무엇을 가져다가 편집했다.

호시노야 도쿄는 시골에 있던 료칸을 도시로 옮겨왔다.

톰포드는 클래식한 슈트를 섹시하게 만들었다.

<모노클>은 모든 잡지가 하는 것과 거꾸로 했다.

박진영은 최초의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히트하는 콘텐츠는 급진적이면서도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다. 다르면서도 공감이 가는 아이디어인 것이다. 사람들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할만한 보편적인 정서에 부합하지 않으면 차별화를 시도하는 의미가 없다. '다름'과 '공감' 어느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히트할 수 없다.


초일류 브랜드는 미친 듯한 집요함으로 만들어진다.

프라이탁은 광적인 규율을 지키는 데 집요했다.

블루보틀은 최고의 커피 맛을 지키는데 집요했다.

무신사는 허세가 가득한 패션 업계에서 실속을 지키는 데 집요했다.

<월간 윤종신>은 한 달에 하나의 신곡을 발표하는 집요한 프로젝트였다.

슈프림은 자신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지키는 데 집요했다.


이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미쳤다는 말을 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도 묵묵히, 하던 일을 계속했다. 완벽을 향한 충동이었다. 장인의 모습이었다. 결국 초일류 브랜드가 됐다.


초일류 브랜드는 오직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한다.

휠라는 브랜드의 클래식한 유산을 밀레니얼 세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역지사지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이 나라의 전통문화를 전달하기 위해 역지사지했다.

백종원이 지금 TV에 나와서 가르치는 내용을 추리고 추리면 역지사지다.

쓰타야는 판매자 위주로 운영되던 서점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역지사지했다.

발뮤다는 디자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고객의 필요를 역지사지했다.


브랜딩의 핵심은 역지사지다.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는 성공의 유일한 비결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과 아울러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서는 것이 브랜딩의 처음이자 끝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고객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극진히 대접해주는 브랜드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제 사람들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 브랜딩은 이제 모든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되었다. 당신의 브랜드는 왜 존재하는가?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가?

브랜드의 시대에서 당신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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