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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치버 Feb 21. 2021

사회적 R&R '나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인가? '

철학자 '최진석'의『탁월한 사유의 시선』북리뷰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하는 때가 왔다. 다시 삶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한다.

철학가와 과학자, 종교인, 기업가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반추해본다. 

철학자 '최진석'의 책, 『탁월한 사유의 시선』도 삶의 방향키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대게 현대 철학의 메시지는 고대 또는 근대 철학자의 기록을 정리하고 분석하는데 그친다. 철학자 최진석은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철학의 힘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국가의 차원으로의 철학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어떤 철학과 '시선'을 갖추고 살아야 할지 다소 거칠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철학자 최진석의『탁월한 사유의 시선』(2017) 개정판

보통 책의 서문을 읽으면 그 책이 꺼내고자 하는 이야기의 결이 느껴지기에, 이 책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 가늠이 된다. 개정판 서문의 메시지는 충분히 이 책에 몰입할 수 있음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뜻있는 사람이라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찾기보다는 시대의 병을 함께 아파한다'


새롭고 위대한 것들은 다 시대의 병을 고치려고 덤빈 사람들의 손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시대의 병

나는 어떠한 시대의 병을 고치려는 사람인가. 우리 시대의 병이란 무엇일까? 내가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시대의 병은 무엇인가.

많은 질문들이 솟구치는 쾌감과 함께 서서히 책에 몰입했다. 특히 이번 책은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읽어 내려갔다.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나의 역사적, 공적 책임에 대해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따뜻한 날씨 속에서 책과 함께한 여행.


철학자 최진석은 내용보다는 시선에 무게를 두어 이야기한다. '내용'이 전술이라면, '시선'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수준으로 기능을 추구하는 삶이 아닌, '가치를 추구하는 삶'에 대해 말한다. 이러한 시선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가진 것을 전면 부정해야 한다. 내 속에 담긴 것을 비워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왔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관찰하고 판단하여 직접 길을 열어야 한다. 


나는 어떤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가?


철학적인 시선을 갖춘다는 것은 새로운 변화의 맥락이나 사회 흐름을 읽는 것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인간의 행동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읽어내는 것이다. 나만의 시선으로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행동할 때, 창의적인 삶으로 시대를 이끌어내는 리더가 된다.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우리가 사는 세계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반가웠던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중 「나의 소원」의 한 구절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이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길 바랬다.


78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처럼 우리나라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재 산업과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더 많은 질문으로 수준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이 책에서 인간은 결국 질문할 때에만 고유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며, 고유한 존재로 자신의 욕망을 발휘하는 형태가 질문이라고 전한다.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인격'이라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인간 욕망의 이동을 예측하고 판단할 때, 통찰이 일어나고 이것을 계속해나가려는 의지가 곧 '창의'다.

인간의 동선, 즉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파악해 형상적인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주는 시도가 예술이다.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모든 것은 예술이 된다. 문학,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산업만이 아니라 요식업,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인간 욕망을 판단해 방향을 제시하면 예술이 된다. 어떤 분야의 예술가가 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앤디 워홀의 작품이 예술이 되는 이유는 그 시대의 문화 패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를 통해 인간의 움직임이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다. 개인과 사회의 역할이 완전히 뒤바뀌어 간다. 어떤 역할은 무의미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역할이 등장하기도 한다. 나 역시 변화된 사회 속에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 속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글을 마무리하며


유튜브에서도 이미 많은 영상을 통해 철학자 최진석의 말을 접할 수 있다. 그의 말은 부드럽지만, 글은 다소 거칠다. 시간과 공을 들인 글에서 느껴지는 거침은 그만큼 절실함을 꾹꾹 눌러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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