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해부기록] 빨래하다 동대문에서 동묘까지 갔다

by 엔트로피

갑자기, 동대문이 가고 싶어졌다.

왜냐고?

빨래 중 → 손에 옷 쥐고 있음 → 날씨 좋음 → 기분 좋아짐 → 외출하고 싶음 → 근데 나 거지임 → 많이 걷고 돈 안 드는 곳? → 아, 동대문이지.

이렇게 됐다.

휴일의 나에게 또렷한 계획은 양아치고,

즉흥 선택은 기립박수받는 VIP다.

다른 사람들은 일정을 짠다는데,

나는 종이비행기 날려 운에 맡기고, 날아간 비행기 대신 내 눈앞에 나타난 길고양이를 따라간다.

왜 하필 길고양이냐고?

진짜로 길고양이 따라다니다가 동대문 가는 버스를 놓쳤기 때문이다.



쫓아다닐 만 하잖아.

완전 미묘였어.

버스를 놓치고 다시 기다리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민들레가 보였다.

민들레 구경하다 보니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오늘의 날씨는 완전 여름.

햇살은 뜨겁고 사나웠다.

사납지만, 그래도 나는 여름이 제일 좋다.

겨울은 너무 건조하고 너무 조용하다.


동대문에서 동묘까지,

나는 길의 끝이 없는 것처럼 계속 걸었다.

지금 내게 필요 없는 물건들은 반짝이는 구경거리가 되었고,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무리는 정적을 싫어하는 나에게 안정을 주는 소음이 되었다.



시장까지와서 오늘 내가 구매한건 조각피자밖에 없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다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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