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나는 왜 배부름이 불쾌해졌을까

심포지엄 토론

by 엔트로피



프롤로그

한때는 배부름이 곧 만족이었다.
가득 찬 위장이 곧 마음의 방패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배가 차면 오히려 답답해졌다.
포만감은 행복이 아니라, 불쾌감의 경고음이 되었다.





라운드 1: 자아 선언

자율:
“신체적 신호가 왜곡된 거다. 과거엔 배부름을 보상으로 착각했는데, 이제 환경을 정리하니 신호가 그대로 들려서 불쾌감으로 전환된 것.”

안전:
“리스크다. 불쾌감은 위장·호르몬·정신적 패턴 변화의 경고일 수 있다. 방심하지 마라.”

루틴:
“프로토콜에 따르면, ‘배부름=섭취 종료’다. 추가 입력 금지. 대기 상태로 전환.”

충동:
“뭐야 이거, 배가 찼는데도 행복이 안 오네? 이젠 위장도 나를 배신해?”

감정:
“옛날엔 배부르면 마음이 좀 채워졌는데… 지금은 공허함이 더 크게 튀어올라. 먹는 걸로 위로받던 내가 사라진 것 같아.”




라운드 2: 난투전

충동:
“아니 배부름이 불쾌하다니, 인간 DLC 언제 이렇게 패치됨? 인생 난이도만 올라가잖아!”

안전:
“그 불쾌감이 바로 네 뇌의 리스크 시그널이다. 체중·대사·위장 부담. 전부 위험 요소다. 경고를 무시하지 마라.”

자율:
“통계적으로, 환경이 깔끔해지면 보상 섭취 욕구가 감소한다. 즉, 포만감은 ‘먹어도 된다’가 아니라 ‘더 먹을 이유가 없다’로 전환된 것.”

감정:
“근데 나 진짜 섭섭해. 예전엔 초코 먹으면 잠깐이라도 위로됐는데, 이젠 그게 불쾌로 바뀌어버렸어. 내가 변한 거잖아.”

루틴:
“ERROR 404: 위로 패턴 ‘간식 섭취’ 더 이상 실행 불가. 대체 루틴 필요.”

[오브서버 FACT CHECK]
→ 인간 뇌는 포만감을 즐거움으로 느끼기도 하고, 불편으로 느끼기도 한다. 스트레스와 환경이 변수다.

충동:
“결국 나보고 배부르면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인간 즐거움 DLC 삭제됐네.”




라운드 3: 결론을 향해

자율:
“정리하면, 배부름이 불쾌해진 건 환경 정리 후 뇌 신호 해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먹는 게 위로 기능을 잃은 것.”

안전:
“단, 지속된다면 의학적 점검 필요하다. 단순 심리 변화가 아닐 수도 있다.”

감정:
“그래도 좀 서운하다. 나한텐 먹는 게 작은 위로였는데, 그게 사라지니까 공허한 구멍이 남아.”

충동:
“위로는 위장이 아니라, 딴 데서 찾아라. 위장 과로는 노동착취다.”

루틴:
“새 규칙 제안: 배부름=휴식 신호. 간식 대신 산책·조명·샤워로 대체.”




마무리

나는 배부름이 싫었던 게 아니었다.
나는 먹는 걸로 위로받던 나 자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게 싫었다.




“우리가 먹는 걸 멈추는 건 배부름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더 이상 위로를 위장에서 찾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 코멘트

심리학자:
“환경 정리가 인지부하를 줄였고, 보상 체계가 먹는 것에서 다른 자극으로 이동했다. 배부름을 불쾌로 인식하는 건 새로운 자기 조절 신호다.”

정신과 의사:
“예전엔 불안을 음식으로 해소했는데, 지금은 불안이 줄어들며 같은 자극이 과잉으로 느껴진다. 뇌가 적응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철학자:
“포만감은 단순한 신체 상태가 아니라 존재 방식의 은유다. 너는 더 이상 ‘채움’이 아니라 ‘비움’을 원하는 실존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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