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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nudge 이넛지 Oct 08. 2021

결국은 페이 전쟁

소비자와 판매자, 두마리 토끼사냥

구글 Plex 프로젝트 중단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이 파트너 은행을 통해 은행계좌를 제공하려는 계획, Plex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Plex 프로젝트 설계자인 Caesar Sengupta가 퇴사하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Sengupta는 올해 3월 구글을 떠나 Arbo Works라는 새로운 금융기술 스타트업을 설립하였고 여러 구글 직원이 이 회사에 합류하였다.


구글 대변인은 구글은 금융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금융회사나 금융서비스 제공업체에 디지털 지원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제공할 것임을 시사했다. 핵심직원의 이탈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인지, 빅테크로서 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는지, 혹은 난관에 봉착했는지 진짜 이유는 알 수 없다. 


원래도 구글은 직접 금융업에 진출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구글이 직접 금융업에 진출하여 복잡한 규제이슈에 부딪히지않고 클라우드나 AI서비스로 금융회사를 지원하는 관계가 더욱 명확해졌을 뿐이다. (참고 글) 


구글 플렉스의 핵심은 사실 구글 페이였다. Arbo works로 이직한 구글 직원들 역시 대다수가 구글 페이 또는 페이먼트 담당 직원이다. 은행은 구글페이와 연동하여 간편한 결제를 하고 P2P송금을 하는 등의 실익을 기대했을 것이고, 구글은 구글 페이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고객 데이터와 이들의 자산관리를 염두하지 않았을까. (영수증 사진만 찍으면 구글 포토와 연동되고 지출관리도 하고, 그런 그림을 그렸으니 말이다.)



Square X TikTok

스퀘어와 틱톡이 제휴를 통해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지원한다. 틱톡에서 판매하고 싶은 크리에이터가 Square Online에 계정을 만들고 그와 연동하여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8월에 틱톡과 쇼핑탭 연동을 처음으로 한 Shopify가 있고, 스퀘어도 동일하게 이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Shopify X TikTok


틱톡이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10억명에 도달했다는데에 이어 이러한 뉴스가 쏟아지는 것은 결국 틱톡도 다른 소셜미디어처럼 강력한 판매 채널이 되었다는 것을 인증하는 셈이다. 참고로 올해 틱톡은 Shopify, Sqaure, Ecwid, Prestashop 등 틱톡쇼핑을 위한 새로운 브랜드 스토어를 발표하고 전자상거래 확대를 추진중이다.  


스퀘어는 신용카드 리더기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P2P송금 등의 소비자를 위한 Cash app과 소상공인을 위한 Square online 서비스, 은행까지 진출하면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였다. 올해 8월 BNPL의 대표주자 Afterpay를 인수한데 이어 틱톡과의 제휴까지, 소비자와 판매자간의 연결고리를 더욱 단단히 함으로써 지급결제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다.



Paypal X Honey

10월5일 페이팔은 2019년 인수했던 Honey와의 계정 연결을 통해 캐시백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니는 전자상거래에서 가격비교서비스,  할인쿠폰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데, 페이팔이 2019년 40억 달러에 인수했다. 페이팔이 진행했던 M&A에서 가장 큰 인수규모였다. 허니는 원래 크롬이나 인터넷 익스플로어 등 웹브라우저에 추가하는 확장 프로그램(익스텐션)으로 작동했다.


Paypal X Honey


페이팔이 허니를 인수할 당시 전자상거래에서 크나큰 시너지를 발휘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는 한편, 진입장벽이 낮은 비즈니스에 과도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너지 측면에서 본다면 페이팔로서 이유는 충분했다. 페이팔은 결제 마지막 과정에서만 관여하지만, 허니는 고객이 지불하기까지의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 소비자를 위한 할인과 판매자를 위한 마케팅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페이 전쟁

페이팔이 올해 2월 Investor Presentation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디지털 금융을 위해 소비자와 판매자를 위한 종합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결제, 금융서비스, 쇼핑 툴을 신경써야하는 것처럼 판매자 측면에서는 결제 프로세스, 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 마케팅 툴을 고려해야 한다.

Paypal Investor Presentation 2021_Comprehensive platform


Paypal Investor Presentation 2021_Paypal Commerce Platform


전통적인 지급결제회사 페이팔은 판매자의 편의를 위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잡아두려 한다면, 신흥 지급결제회사인 스퀘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크리에이터를 잡기 위해 틱톡과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각 플랫폼마다 제공되는 격차를 메우기 위해 제휴나 인수를 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시 구글 플렉스로 돌아와서

구글이 페이 전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은행과의 제휴도 필수였겠지만, 그 외에도 쇼핑에서의 이점, 판매자를 위한 서비스 등 필요한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구글 페이앱으로 친구에게 송금하고, 전자상거래 대금을 결제하고, 포인트 카드를 저장하는 등의 기능은 페이에서 가장 기본일뿐, 어떠한 차별화된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온라인 쇼핑의 거대 플랫폼인 아마존이 페이 사업을 하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플도 애플페이를 내세우고 있지만, 글쎄. 아이폰 점유율로 봤을 때 애플페이가 그만큼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 골드만삭스와 제휴하여 BNPL서비스도 제공하고, 신용카드도 발급하는 등 애플 브랜드를 무기로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것 외에, 상인을 잡아둘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지급결제회사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중인지, 이렇게 치열한 페이 전쟁에서 빅테크가 유리한 위치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빅테크는 웨어러블 와치를 활용한 결제의 편의성은 있지만, 그건 오프라인에서의 이야기일뿐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빅테크가 페이 경쟁력 강화에 열심히 준비중이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결제도 늘리기 위해 상점과 제휴하고, 할인 이벤트도 많이 한다. 또한 판매자를 위한 데이터분석, 마케팅 지원 등 비즈니스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어느 페이보다 많다. 마치 페이팔이나 스퀘어처럼.


반면 카드사의 페이사업, 이커머스의 간편결제사업 등은 어떨까. 플랫폼이란 어느 한쪽만을 위한 것이 아닌데, 판매자를 위한 서비스도 고객만큼 신경쓰는 것일까.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빅테크가 페이전쟁에서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빅테크를 향한 규제 강화 목소리를 내기 전에 플랫폼 역할을 위해 금융회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는 준비해야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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