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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nudge 이넛지 Feb 11. 2022

암호화폐, 투자해? 말아?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암호화폐 투자, 늦지 않았다.

최근 증시 부진과 함께 암호화폐가 한풀 꺾이자, 암호화폐 투자 여부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크립토커런시가 아닌 크립토토큰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다'는 발언으로 유명한 JP모건체이스 CEO Jamie Dimon은 최근 인터뷰에서 암호화폐가 아닌 암호토큰으로 불러야한다며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견지했다. 통화에는 법, 중앙은행, 세무당국이 있어야하는데, 암호화폐는 그것이 없다며.

“I don’t call them cryptocurrencies, I call them crypto-tokens, because currencies have rules of law behind them, central banks, and tax authorities,”


암호화폐는 초기 단계

그러나 그의 말을 거꾸로 생각하면,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 법과 금융당국, 조세정책이 세워지면 암호화폐는 통화가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오히려 2월7일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 보고서에서는 암호화폐를 인터넷과 비교하며 지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암호화폐가 초기 채택 단계를 벗어나 대규모 채택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있다.


인터넷에 비교하면 암호화폐는 초기 단계


기술의 발전 속도를 봐도 처음에는 더디지만, 어느 순간 모멘텀을 맞이하면 급속도로 증가하는데 암호화폐는 초기단계이므로 암호화폐 투자가 너무 늦은 시점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암호화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


암호화폐 시장규모는 전통적인 금융상품에 비할 바가 아직 안 된다. 그러나 법이 제정되고 규제가 되면, '디지털 금' 이라는 비유처럼 금의 시장규모에 맞먹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암호화폐의 시장 규모


암호화폐 투자, 늦지 않았다.

어쨌든 작년 8월 웰스파고 역시 JP모건처럼 고액자산가 고객 대상의 비트코인 패시브 펀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에 등록하며 빠르게 고객의 암호화폐 투자 니즈에 움직인 회사다. 웰스파고는 보고서에서 시장이 아직 성숙해지는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 진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규제 허들이 정리되면 더 나은 투자 옵션이 나올 것이라며 사모펀드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암호화폐 현물 ETF가 올해에는 승인될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나는 암호화폐 투자가 늦지 않았다는 관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규제 허들이 정리될 쯤에 나올 사모펀드나 ETF를 활용하라는 조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금융회사의 입장일 뿐이다. 고객이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면 전통 금융회사는 설 자리가 없기에 이렇게 사모펀드나 ETF를 권하는게 아닐까? 암호화폐 직접 투자 및 수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금융회사 대신 암호화폐 거래소와 디지털 월렛 서비스 회사를 이용하게 될테니 말이다.



암호화폐, 허황된 사례

반면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켓/투자 전략 책임자 Michael Cembalest가 2월3일 31페이지의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그의 입장을 드러냈다.


인간의 탐욕, 암호화폐의 허상

보고서 제목 'The Maltese Falcon'은 1941년 영화를 의미하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539년에 몰타 기사단은 스페인의 찰스 5세에게 온 몸에 보석이 박혀있는 황금 매를 바치려다가 악랄한 해적에게 빼앗겼는데 오늘까지도 몰타의 매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즉 영화에서 탐욕을 상징하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유물, 그러나 그것이 존재하는지조차 알길이 없는 허상을 상징하는 '몰타의 매'에 비트코인을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보고서 마지막에는 영화의 대사를 인용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영화의 대사는 이렇다.

“I won’t play the sap for you…I won’t because all of me wants to – regardless of consequences – and because you’ve counted on that with me the same as you counted on that with all the others…”

그리고 그는 이렇게 보고서를 마무리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내 일부가 원한다해도 나는 비트코인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암호화폐 홀더들이 처음부터 바라는 것이었으니까." (뭔가 고집있는 느낌?)

As it relates to my own money, that’s how I feel about cryptocurrency right now. I won’t be buying it even though part of me wants to, regardless of consequences, since that’s what some crypto holders have been counting on from the beginning.


보고서는 가치저장, 국가간 송금, 디파이, NFT 등 사용사례의 허황됨을 지적했다. 그의 리포트를 모두 담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몇가지만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1) 가치저장수단, 변동성과 중앙집중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이 부채와 법정화폐 공급량의 증가에 따라 발행량이 고정된 비트코인에 관심을 두는 것은 이해가 되나, 문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중앙집중화이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엄청나게 높으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상승할때 비트코인 역시 그렇다. 또한 비트코인 보유자 약 2%가 전체 가치의 72%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가계의 상위 10%가 전체 부의 70%를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부의 집중화가 심하다.

주식시장보다 더 심한 비트코인의 변동성


2) 국가간 송금, 아직은 미미할 수 밖에

암호화폐가 지난 10년간 연간 5000억~6000억달러 규모 송금액의 약 1%만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결국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은행계좌가 필요하기 때문에 암호화페 송금의 허들이 된다. 암호화폐에서 명목화폐로 전환하는 비용은 달러기반 스테이블 코인에서 현지통화로 전환, 명목화폐 인출 비용까지, 사실상 국가간 송금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이득은 없다.

구각간 송금비중 및 은행계좌 보유율, 스테이블코인의 명목화폐 전환비용


3) 디파이, 무엇을 위해서?

다양한 핀테크의 부상으로 인해 은행 및 금융 서비스의 탈중개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디파이에서 수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냉담한 평가를 내린다. 현재는 디파이 대출이율이 4~5%이지만, 2021년초 디파이가 붐일 당시에는 이율이 상당했으며, 가장 큰 디파이 프로토콜(Aave, Uniswap, SushiSwap, Compound)는 2021년 수수료와 대출-예치 스프레드를 통해 20억달러 돈을 벌었다.

Aave 디파이 프로토콜에서의 대출 및 예치 이율


대부분의 디파이 대출은 단순히 다른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과도하게 담보된 암호화폐 대출이다. (a) 더 많은 암호화폐를 구매하거나, (b) 자본 이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가치있는 암호화폐 보유에 대해 유동성을 얻을 수 있다. 어쨌든 암호화폐 가격 자체가 지속적으로 크게 하락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출활동은 아니다. 또한 디파이 대출은 결국 이더리움 가격과 굉장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더리움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겠다)

디파이와 이더리움 가격간의 상관관계


4) NFT, 소유권의 집중화

작년 NFT미술 판매는 200억달러에 근접했다. 참고로 전세계 미술시장의 규모는 연간 500억달러에서 700억달러 수준이다. 2020년에 부진했던 200억달러가 2021년에 NFT시장으로 흘러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NFT 미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NFT 미술시장과 글로벌 미술시장 판매 비교

미술은 NFT시장의 하나일뿐이다. 어쨌든 NFT 미술이나 수집은 이더리움 토큰 투자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 소유권이 고도로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NFT와 관련된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소유권의 집중이라고 말한다. SuperRare NFT플랫폼의 연구를 언급하며 단 4명의 수집가가 대부분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카테고리별 NFT 마켓

현재는 그렇다

그동안 내가 머릿속으로 라고 추정했던 것들에 대해 Michael Cembalest는 데이터로 말한다.


암호화폐가 등장한 배경 및 가치저장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모두가 이해한다. 그러나 실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국가간 송금 및 디파이까지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암호화폐가 현재 시스템보다 더 나은 대안이 아니지만, 열심히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모습이 그저 몰타의 매처럼 탐욕에 기반하여 허상을 쫓고 있는 것과 같아보였나보다.


근시안적인 관점일 수도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자들이나 벤처캐피탈은 당연히 Michael Cembalest의 견해가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인프라 구축 당시 실제 사용사례를 다룬다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없다. 현재 인프라가 완벽한 것이 아니기에.



그래서, 투자해? 말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가,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Michael Cembalest의 말이 맞다. 현재 주식이나 채권처럼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것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 CBDC의 발행 등 결국 디지털 화폐 시대로 가는 과도기에 암호화폐가 허상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변동성, 중앙집중화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투자는 필연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자동차도, 전기도, 인터넷도 모두 다 처음엔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고, 그 시행착오에 개인은 얼마나 동참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 참고 보고서

- 'Cryptocurrencies - Too early or too late?', Wells Fargo Investment Institute

- 'The Maltese Falcon: On cryptocurrencies and blockchains', JP Morgan


■ 참고 기사

- 3reasons why cryptocurrencies can’t be considered real currencies, according to Jamie Dimon

- JPMorgan Asset Management Chief Slams Bitcoin in ‘Maltese Falcoin’ Report

- The Art Market Often Works in Secret. Here’s a Look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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