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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nudge 이넛지 May 06. 2022

워렌 버핏과 비트코인

가치에 대한 다양한 관점

워렌 버핏과 비트코인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대표 3인방 워렌 버핏, JP모건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 블랙록 CEO 래리 핑크.  4월 30일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은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워렌 버핏, 말말말

“Whether it goes up or down in the next year, or five or 10 years,
I don’t know. But the one thing I’m pretty sure of is that
it doesn’t produce anything.”


Now if you told me you own all of the bitcoin in the world and
you offered it to me for $25 I wouldn’t take it because what would I do with it? I’d have to sell it back to you one way or another. It isn’t going to do anything. The apartments are going to produce rent and the farms are going to produce food.”


“Assets, to have value, have to deliver something to somebody.
And there’s only one currency that’s accepted. You can come up with all kinds of things — we can put up Berkshire coins...
but in the end, this is money."


그의 논리는 아파트는 임대료를, 농장은 식량을 생산하지만 암호화폐는 다른 누군가 사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에, 암호화폐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했다.


또한 자산이 가치를 가지려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달해야한다. 허용되는 화폐는 오직 하나다. 만약 버크셔 코인을 만든다 하더라도, 정부가 버크셔코인이 명목화폐대신 통용되도록 내버려두겠느냐며 암호화폐는 화폐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체 "가치"를 어떻게 판단해야할지, "화폐"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현재 시스템에서 그의 말이 다 맞는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왜 이렇게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해서 안달인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만큼이나 시장경제도 변화한다. 그런 이유에 마크 카니의 <초가치>를 집어들었다.



마크 카니, <초가치>

지금부터는 마크 카니의 <초가치>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경제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 가운데 하나는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바뀌던 무렵에 "기술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경제 이론'은 가치이론을 의미하게 되었다." (p.32)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

비트코인은 토큰 기반의 디지털 자산이다. (물론 과거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먹긴 했다만...) 만약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결제수단으로 통용되려면 여러 가맹점에서 수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주식보다 큰 변동성을 갖는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할까? 그렇다면 우리는 매순간 그에 대한 시세를 확인하고 재화나 서비스가 주는 효용을 비교하며 합리적인지 판단하는 복잡한 의사결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피자를 사먹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가치의 관점 - 객관적 또는 주관적

그렇다면 디지털 자산은 생산성이 있을까? 디지털 아트 NFT, 비트코인 등 새로운 디지털 자산을 아파트나 농장에 비유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이론들에서는 가치가 생산의 속성과 연결되어 있다. 이 생산의 속성은 소요된 시간, 투입된 노동력의 질, 신기술과 작업방식이 미친 영향 등을 포함한다. (중략) 한편 주관적인 가치이론들은 교환가치가 내재가치를 드러내는 방식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둔다. 주관적인 이론들에서는 가치는 이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 안에 존재한다. 즉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선호에 따라서 또한 희소성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된다. (p.34)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객관적인 가치이론과 주관적인 가치이론이 있다. 오늘날은 가치에 대해 객관적인 관점보다 주관적인 관점을 더 많이 중점을 둔다.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자산에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만드는데 투입된 노동력보다 사람들이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더욱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갖고 싶어하는 BAYC NFT가 억대를 호가하는 시세에 노동력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워렌 버핏은 객관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생산성을 이야기한 듯하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의 대부분은 객관적인 가치이론이 아닌 주관적인 가치이론에 관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나 농장의 생산성을 운운하며, 비트코인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화폐가 될 수 없다.

워렌 버핏은 버크셔코인을 만들 수는 있지만, 명목화폐는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정부가 있는 한 암호화폐가 명목화폐는 될 수 없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화폐는 무엇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어떤 형태의 화폐든 간에 채택되고 유지되려면 신뢰가 필수다. 미국에서도 자유은행시대에 수많은 민간은행이 중앙정부의 감독을 받지않고 화폐를 발행했다. 그러나 민간은행조차 신뢰를 유지할 수 없었다. 실패했기 때문에 지금의 화폐제도가 나온 것이다.

미국에서는 자유은행시대(1837~1863)에 수많은 민간은행이 중앙정부의 감독을 받지 않고 화폐를 발행했다. 당시는 그야말로 신용도가 제각각인 민간 은행권이 제각기 다른 장소에서 제각기 다른 가격으로 유통되면서 거래는 엄청나게 복잡하게 이루어졌다. 그야말로 '먹튀'를 일삼는 '살쾡이 은행'들이 횡행하는 혼돈의 시기였다. (중략) 은행 위기는 툭 하면 일어났고 디플레이션이 주기적으로 나타나서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하고 경제 활동을 파괴했다. 결국 1913년에 해당 제도를 감독하기 위한 기구로 연방준비제도가 설립되었으며, 일관성 있는 건전성 규칙이 제정되었다. (p.98)


그러나 다시 세계 금융위기 속에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었고, 암호화폐가 등장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근거 - 암호화폐의 공급은 고정되어 있으며, 민간은행으로부터 자유롭다. 거래 기록을 투명하게 남길 수 있다. - 만으로는 사실 명목화폐의 기능을 다 할 수 없다. 암호화폐의 알고리즘이 중앙은행이 하는 통화안정과 금융안정의 역할을 다 하기는 힘들다. 또한 암호화폐의 극단적인 변동성만 봐도 사람들의 믿음에 의해 시세가 지옥에서 천당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이는 신뢰유지에 부적합하다. 화폐와 같은 공공재가 되기 위해서는 신뢰를 유지할 수 있어야하는데, 소수의 신뢰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화폐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금본위제가 무너진 이유는 금본위제가 국내 차원의 금융안정성보다는 국제 차원의 공조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각국 정부는 수출과 수입, 환율,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여 통화안정 및 금융안정성을 지켜야하는데, 국경을 넘어선 암호화폐가 이러한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앙은행 CBDC의 촉매제 역할

그러나 암호화폐가 화폐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 할지라도 화폐 시스템의 굉장한 촉매재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연구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금본위제 폐지 이후 오랫동안 유지했던 현재의 화폐 시스템에서 그 다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이 상황이 혼란스러운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다.  


어쨌든 워렌 버핏은 극단적으로 버크셔 코인을 예로 들며 암호화폐를 부정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웹3.0을 향한 시대 흐름, 그리고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연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암호화폐를 부정한다 할지라도, 현재 진행중인 시대 흐름까지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에 대한 워렌 버핏의 말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 혼돈의 시기에 어떠한 가치에 집중해야할지,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지켜보며 이 과도기를 잘 넘겨야할 것 같다.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가 역사의 한페이지에 어떻게 기록될지, 튤립 광풍과 같은 투기로 기록될지, 혁신의 사례로 남을지 아직 모른다. 확실한 것은 화폐의 미래가 바뀔 수 있는 순간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며, 시장의 혼란스러움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기준를 정립하는 것이 굉장히 필요한 시기라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돈을창조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돈을 사람들이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 하이민 민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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