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와 가치관에 대한 생각
젊은 시절 금융 분야에 처음 발을 들여놨을 때 나는 소중한 법칙 하나를 배웠다. 골드만삭스의 파트너였던 밥 허스트가 가르쳐준 법칙이었다. "만일 어떤 것이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p.222)
은행은 위기의 순간에 보호막이 되어줄 이런 여러 안전망을 제공받는 대가로 자기 행동을 늘 규제받겠다는 사회적 계약을 수용한다. (p.229)
이 금융 위기는 증권화에 동반될 수 있는 본질적인 인센티브 문제들을 세상에 드러냈다. 여신 후 판매 모델에서는 여신기관의 인센티브들이 위험 부담자의 인센티브들과 더는 일치하지 않았다. 그 관계가 단절되자 신규 대출에 대한 보증과 지속적인 감시는 책임감에서 무모함으로 악화되었다. 그러나 가격 책정과 위험 관리는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않았고, 이런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고객이 거래 상대방이 되면서 고객과 은행 사이에는 어떤 형태의 연대도 존재하지 않았다. 가치관이 가치에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p.232 - 233)
많은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이 시장에서의 높은 유동성 수준에 의존하게 되었다. (중략) 본질적으로 그림자 금융 시스템은 안전망 하나 없이 만기전환을 했다. 즉 자금 시장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건전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는 뜻이다. 2007년 8월에 시작된 시장 유동성 붕괴로 이런 위험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p.234)
세상은 G1에서 G0(소수의 국가가 세상을 좌우하지 않는 체제)로 옮겨갔다. 그렇다면 이제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패권국이 없이도 금융 시스템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조건이 붙는다. 가치관을 회복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p.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