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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May 19. 2024

[인터뷰] 북카페 <안온>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이번 글에서는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 위치한 북카페 <안온>의 독특한 매력과 운영 방식을 소개합니다
 

이른 아침, 창원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다자이 오사무의 정의와 미소를 읽다가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동안, 기차가 느리게 달리는 소리가 마치 물속에서 들리는 소음 같았다.


선명한 도시 창원.


 창원의 풍경은 마치 해상도가 다른 화면처럼 보였다. 가로수로는 엄청 큰 메타세쿼이아와 삭발된 은행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눈이 시원했다. 나는 느린 걸로 유명한 동네에 살지만,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느라 정신이 없었다. 반면, 창원은 경상도라서 빠를 것 같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자동차 운전조차도 그러했다. 내가 사는 지역은 버스 기사님들이 불친절하기로 유명하다. 비교를 하면 안 되는데, 기사님들은 일일이 승객이 탈 것인지 타지 않을 것인지 멈춰서 확인해 주셨다. 창원의 친절함이 더욱 도드라졌다.



올 때는 창원중앙역 창원대학교 입구에서 100번을 타고 느긋하게 왔다. 카페는 이름처럼 아늑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안온의 마스코트 온달이


온달이의 귀여움 공격에도 꿋꿋하게 책을 골랐다. 너무 귀여워서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책을 고르고 나서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


Q. 저는 항상 이 질문부터 하는데요, 서점의 이름 뜻은 무엇인가요?

A. 아내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말 그대로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지었습니다.


초록색 색감이 안정적인 분위기를 주는 공간이었다.


Q. 북카페를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21년도 12월부터 했으니까 2년 반 가량이겠네요. 저는 바리스타 8년 차, 동생은 제과제빵사였는데, 아무래도 3인조로 하다 보니 운영이 어려워져서 동생은 따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게의 슈 레시피를 동생이 만들어둔 건데, 정말 맛있어요.


멍냥이 온달이


Q. 서점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책을 원래 좋아했어요.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도 취재를 조금 다녀보니, 책방지기분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책을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 싶은 질문이지만 항상 던져본다.



Q. 우리 책방만의 이벤트나 특이점이 있다!라고 한다면?

A. 아까 말씀드린 슈가 정말 맛있고, 그렇게 디저트와 음료를 드시면서 구매하신 책을 보시는 것도 특별하고요, 창원에서 정말 작가분들을 모시기 어려운데, 저희는 북토크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을 자주 확인해 주시면 좋아요 : )




온달이 시원해요?


Q. 기억에 남는 특별한 손님이나 일이 있으신가요?


A. 있어요.

 심지어 최근 일이에요. 하루에 1~2권 나갈까 말까, 며칠씩 책 안 팔리는 건 서점지기들 다 비슷할 거예요. 제가 누군가 나타나서 10만 원어치 책 사가는 게 소원이라고 스레드에 글을 올렸는데 정말로 그 글을 보고 누가 다녀가신 거예요. 심지어 거제에서 여기까지 오셔서 너무 감동이었어요. 챙겨드릴 수 있는 게 음료뿐이라 아쉬웠어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추천해 주신 책

Q. 추천해주고 싶으신 책이 있다면?

A. 아멜리노통브의 '갈증'입니다. 종교인 분들께서는 조금 불편하게 보실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십자가 매달린 예수의 최후의 날을 소설로 쓴 내용이고요. 인간의 근원적인 갈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Q. 책을 서점에 배치하시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A. 독서모임이 있어요.

 토론을 했던 책은 꼭 고전이건 새로운 소설이건 가릴 것 없이 책방에 비치되고요. 독서모임 주제가 그때마다 바뀌거든요. 예를 들어 더우니까, 하면 스릴러. 달달한 거 한번 볼까? 하면 로맨스 고르기도 하고 그러는 거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책을 무조건 읽어봐요. 블로그에 서평도 직접 쓰고 있고, 그걸 서점에도 적용합니다. 제 기준에 재미있는 책을 비치해야 하니까요. 제가 재미없으면 갖다 놓지 않습니다.


Q. 어떤 손님들이 왔으면 하시나요?

A. 책은 읽어야겠는데, 베스트셀러는 읽기가 싫고, 다른 책을 뭐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바라시는 책방의 모습이 있다면?

A. 커피보다 책이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서점 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책이 팔려야 새 책이 들어오고, 회전이 되니까요. 어쩌다 서점에 들러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시면 한 권씩은 사는 손님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서점들이 월세 내기도 빠듯한 게 현실이거든요. 책을 팔기보다는 책을 통해 이 서점을 만난 뒤 무엇을 더 구매하도록 가치창출을 하는지 깊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책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독특한 문화 행사를 열거나,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경험들은 손님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하며, 단순히 책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점 자체를 방문하기 위해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서점은 더 이상 단순한 책 판매 장소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배우며,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점은 단순한 책방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되고, 그로 인해 지속 가능한 추억을 만들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면 대다수 책방지기님들의 고충은 아마도 도서 예약 노쇼와 판매책 손상, 반품이 아닐까 싶네요.

 예약 도서의 경우 선금을 미리 받으라는 얘기도 많은데, 선금을 치르고 굳이 찾아가서 책을 픽업하는 건 결국 온라인 서점으로 손님이 이동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 같습니다. 큐레이션 도서도 아닌, 내가 사고 싶은 도서를 할인도 없이 방문 픽업을 하는 수고를 소비자가 굳이 해야 할 이유는 찾기 힘드니까요.


 그리고 선불/후불 다 해본 경험자로서 후불이 책방에 머무는 시간이 깁니다. 선불의 경우 책만 찾고 바로 나가시는 분들이 많은 반면, 후불의 경우 계산 전까지 더 둘러보시기도 하거든요. 그럼 더 감사한 마음이 들죠.

 두 번째로는 책 손상의 경우입니다. 사실 손님들에게 만지지 말라고도 할 수 없는 부분이라, 혹여나 본인의 실수로 손상을 입혔다면 조용히 숨겨 꽂아놓지 말고 구매를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책방은 책을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의 손상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지만, 손님들의 작은 배려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품의 경우는 출판사나 대형 유통사가 반품 가능 매입과 불가한 매절을 구분해서 공급해 주면 책방이 더 다양한 책들을 진열할 수 있고, 재고 부담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는 서점이 독립적으로 다양한 책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손님들이 항상 새로운 책과 만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출판사와의 협력으로 이러한 부분을 개선한다면 서점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작가님들이 책방에 오시면 늘 하시는 말씀이 "책방은 동네를 지키는 등대"라고 합니다. 저는 등대보단 등불이라고 생각해요. 빛을 보지 못해 묻혀버린 책들을 비춰주는 등불이요.

 도서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팔리는 책들은 자본에 의해 결정됩니다. 대형 서점에 있는 책들 외에 빛을 보지 못하는 수많은 좋은 책들이 동네책방을 통해 빛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네책방이 사라진다는 건, 책의 다양성이 축소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동네책방은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보물 같은 책들을 발견하게 해 줍니다. 이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다양한 주제와 깊이를 가진 책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사람들은 동네서점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발견을 경험하며, 그 경험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결국, 동네책방은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을 넘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네책방이 계속해서 그 빛을 잃지 않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방의 등불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중요한 빛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책방이란 그렇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점을 지키는 책방지기 여러분과 책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저는 오늘도 힘을 내어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창원에 거주하시거나 휴가계획이 있으시다면 특별한 북카페 <안온>에 들러주시고, 좋은 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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