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혹은 어른이날

by 알라모아나

2019년 첫째 우리 뽀송이가 태어나고, 처음 맞은 어린이날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갔었다.

남편이랑 셋이서 도란도란 동물들도 보고 했던 기억이 흐릿하게나마 남아있다.


2020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세 식구였고, 그땐 남편이 육아휴직 중이라 코로나 시대였지만 팔당에 드라이브하며 한우 먹었던 기억.


2021년에는 남편이 복직하다 보니, 그때는 바깥외출이 원활하지 못해서 어린이날에도 특별할 것 없이 그냥 흘려보냈던 하루였다.


2022년 이때는 우리가 처음 네 식구가 되어 보내는 어린이날이었다. 둘째 골드가 태어났었다.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인 코로나 시대였지만, 마스크를 쓰고서 우리는 춘천에 개장한 레고랜드와 그 당시 집 근처였던 정선 하이원리조트 워터월드에서 우리끼리 세상 행복한 어린이날을 보냈다.


2023년에도 레고랜드는 다녀왔다. 다만 내가 임신 중이다 보니 조심스럽게 놀았다. 그때부터였을까 우리에게는 어찌 보면 매년 이맘때쯤은 레고랜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2024년 마찬가지로 좀 더 일찍 레고랜드에 다녀왔다. 23년 11월에 출산한 셋째 조이. 우리가 다섯 식 구로 보내는 첫 어린이날이었던 셈이다.


어린이날 당일쯔음에는 고성군에서 진행하는 지역 행사에 참여했었다. 비도 내리고 뭔가 엉성했지만 또 이것 또한 이곳의 문화라고 생각하며 보냈던 기억.


2025년 이번에도 우리는 다섯 식구 오손도손 고성군에서 진행하는 행사 열심히 참여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비는 내리긴 했지만 또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날씨 탓에 그래도 나름 그 안에서 재밌게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니, 너희들의 어린이날은 매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며 그 순간순간의 모습들을 마음에 가슴에 담아본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는 레고랜드로 향했다.

매번 갈 때마다 갓난아이를 꼭 한 명씩 품에 안고 갔던 레고랜드여서 그런지 모두가 다 같이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날이 오려면 아직도 먼 이야기 같다.


이번 레고랜드는 둘째가 100센티가 된 기념으로 탈 수 있는 게 많아서 38개월인 둘째를 손잡고 레고랜드에서 가장 인기 많지만 아이들에겐 공포 그 자체인 롤러코스터를 태웠다.

물론 엄청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나는 내가 너무 신났고 한 손은 번쩍 다른 한 손은 무서워하는 둘째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탔다.


“엄마 내가 그러니까 롤러코스터 무서워서 안 탄다고 했잖아 아!!!!!! “ 하고 그러데이션으로 화를 내는데 그 모습마저 너무 귀여워서 영상촬영을 해두었다.

이 기억조차도 언젠간 흐릿해질 거 같아서 기록으로 뭐라도 남겨두고 싶었다.


어릴 적, 내가 늘 함께 가족들이 다 같이 놀이동산에 가고 어린이날을 어린이답게 보내고 싶었던 그때가 그립고 원했기에 더 이토록 아이들보다 더 즐기는 게 아닌가 싶다.


무서우면 “으… 으…” 소리만 내는 둘째가 나에게 묻는다.

“엄마는 왜 롤러코스터 탈 때 소리 질러? 무서워서 그래? 왜 소리 지르는 거야?”

“(한참을 배 잡고 웃었다) 엄마는 재밌어서 소리 지르는 거야~~”라고 대답을 해줬다.

“재밌어서? 아 그래? 나는 재미가 없어서 소리 못 질렀어. 무서워서 소리 못 질렀어 “라고 또 맞받아치는 둘째.

“재밌어지면 소리 지를 날이 올 거야 사람들은 소리 지를 때 즐겁고 재밌어도 지를 때가 있어~~” 하고 얘기해 줬다.


나도 아이도 같이 성장하는 중이구나 싶은 어린이날이라고 쓰고 어른이날 같은 하루를 보냈다.

아이처럼 신나 하는 날 보며 남편은 말했다.

“오늘은 어린이날인데 어째 네가 제일 신난 거 같다?”


아무렴 누구든 재밌고 즐거우면 되는 날이지.

어른들도 때론 어린이가 되고 싶을 때가 있지.

다 그렇게 그냥 어른이 들어와 앉아있는 거 아니잖아.

품 안에는 다 속에 어린아이 하나쯤은 넣고 살지 않나?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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