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러시아 땅은 허위가 휩쓸기 시작했어요. 불행의 근본은, 다시 말해서 그 후의 모든 악의 근원은, 개인적인 의사를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 데 있어요.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시대는 이미 과거의 유물로 되어버렸어요. 이제는 남들이 노래하는 데 맞춰 함께 노래를 불러야 하고, 외부에서 강요하는 관념에 보조를 맞춰 살아나가야 한다고 모두들 생각한 거예요/ 판에 박은 화려한 구호가 판을 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제정주의의 구호가, 다음엔 혁명의 구호가 말이예요.”p416
그(지바고)는 뛰어나가서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말을 소년에게 던지고 싶은 충격을 간신히 억눌렀다. 인간의 구원은 형식을 충실히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형식을 내동댕이치는 데 있다고! p259
“그렇습니다. 사실 나는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중략) 시대는 나를 고려에 넣지도 않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다만 그것에 순응해야 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왜 내가 사실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말입니까? 나의 생각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오늘날 러시아 어디에 현실이 있습니까? 내가 보기엔 현실은 지금 너무나도 위협을 받아서 숨어버린 것입니다.(지바고)” p236
“그(스트렐리니코프)는 불행한 결말을 가지게 될 겁니다. 그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는 거지요. 제멋대로 날뛰는 혁명가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그들이 악인이라서가 아니라 궤도를 벗어난 기차와 같은 조절할 수 없는 메커니즘 탓이에요.”p308
“인간은 살기 위하여 태어난 것이지,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서 태어나지는 않았단 말이에요.” p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