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으기 (눈사람 만들기)

by DJ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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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눈사람 만들기이다.


지난주, 식탁에 둘러앉은 엄마와 너에게 나는 물었다.


“눈사람을 크게 만들고 싶어, 그러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눈을 뭉쳐서 동그랗게 만들어야 해. 그리고 그걸 굴려서 더 큰 동그라미를 만들어야 해”


초등학교 1학년이 대답한 아주 완벽한 답이다. 너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던 것이다.


“그럼 눈을 동그랗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해?”


“눈을 긁어서 모아야 하겠지.”


네 엄마의 대답이다. 이로써 우리 가족은 부자가 되는 방법은 마스터했다고 자부한다. 이제 이를 실천할 일만 남았다.


내 이야기에서 눈사람은 결국 돈을 의미한다. 눈사람을 크게 만들고 싶다는 것은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전부터 강조하지만 돈이 많다는 것은 결국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눈사람을 크게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근처에 있는 눈을 긁어모으는 일이다.


눈을 긁어모으는 일은 소득 활동을 통해 흩어져 있는 돈을 너에게로 모아오는 것과 같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돈들을 너의 능력을 열심히 발휘해서 네 수중으로 긁어와야 한다. 사실, 이 과정은 쉽지 않다. 눈사람을 만들 때에도 어느 정도 크기의 눈 뭉치를 만들기 위해 눈을 여기저기서 끌어모으는 것은 고된 작업이다. 여기저기 눈이 모여 있는 곳에서 퍼다 나르기를 한참 해야 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게 된다. 돈을 모으는 초기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소득활동을 통해 돈을 벌다 보면 나의 노력에 비해 쌓이는 돈은 볼품없다. 일하느라 몸은 피곤하고 주변 사람들과 벌어지는 업무 관계로 마음이 지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시간들을 상당히 보내야 한다. 또한, 네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번 돈은 그만큼 너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소비되어야 하므로 금방 잘 모으기 쉽지 않다. 모일 듯 모이지 않는 돈들은 때로는 갑작스럽게 큰돈을 지불해야 할 일들이 생기기도 하면서 간신히 모아두었던 돈들이 모두 사라지기도 한다. 허무함을 느끼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조금씩 또 모아 나가야 한다. 이런 인고의 과정을 겪다 보면 어느새 너의 조막만 한 손으로 뭉쳐질 만큼의 눈이 모이게 된다.


드디어 너에게 시드 머니가 생긴 것이다!


뭉쳐진 돈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열심히 긁어모은 노력 덕분에 네 손안에 동그랗게 만들어지는 돈은 매우 소중하고 값지다. 조금씩 돈을 모아 원하는 금액을 만들었을 때의 희열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다. 그렇게 뭉쳐진 네 손안에 작은 눈덩이, 돈덩이가 얼마나 뿌듯하고 너 자신을 흐뭇하게 할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눈가루들은 네 손에서 오독오독 다져진다. 꾹꾹 눌러 더욱 단단하고 쉽게 녹지 않고 동그란 모양을 잘 유지할 수 있게 섬세하게 디테일링 할 것이다. 네가 모은 시드 머니도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절대 남에게 쉽게 내어줄 수 없을 만큼 꼭 쥐고 있고 싶을 것이다.


아빠의 경우에는 돈의 끝자리에 있는 자투리 금액을 채워 만 원단위, 십만 원단위로 맞춰 놓는 것이 참 좋다. 그래야 무엇인가 완성된 느낌이 든다. 현금인 경우에는 돈의 방향도 가지런하게 맞추어 놓고 권종별로 정리를 해 두는 버릇도 있다. 그래야 오롯이 내 돈 같다. 내 주변의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모은 시드 머니는 정확한 비율대로 나눠서 관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은행에 절반을 넣어두고 나머지 절반은 증권사와 보험사와 같이 금융기관별로 나눠서 두어야 미완의 느낌을 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금융기관들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걱정하지 마라, 나중에 아빠가 하나씩 다 이야기해 줄 예정이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지 아빠의 경험으로 하나씩 그 비밀을 벗겨줄 것이다.) 이렇게 어렵게 만든 시드 머니는 각자의 스타일을 반영하여 자기만의 돈으로 재탄생한다. 마치 모여진 눈을 동그랗게 만드느라 정성을 쏟는 것처럼 시드 머니도 손안에서 오밀조밀 섬세하게 관리하며 완벽한 자기만의 돈덩이를 완성하느라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단단하게 뭉쳐진 눈덩이를 시작으로 이제부터는 아주 재미있고 신나는 일(눈을 긁어모으느라 흘린 땀과 고단해진 너의 팔다리를 조금은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이 기다리고 있다. 저 위의 그림을 한 번 보면, 조막만 한 눈덩이가 네 손을 떠나 눈 밭에서 구르기 시작하면 바닥에 흩어져 있는 눈들을 마치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드리듯 가져다 붙여 점점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Snowball Effect라고 부른다. 눈이 굴러 내려오면서 커지는 저 그림은 너의 돈이 불어나는 모양새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현정이 손에서 나온 첫 번째 눈덩이는 조그맣고 앙증맞았겠지만, 눈밭을 굴러다니면서 점점 커지고, 더 커진 눈덩이는 더 많은 눈가루들을 가져다 붙이면서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간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눈덩이가 커지면 커질수록 커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커다란 눈덩이는 더 많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어 한 번 구르기만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눈가루를 가져다 붙여 그 크기는 더 빠르게 커져 간다. 이것이 바로 네가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돈을 버는 일, 다시 말해, 소득을 만들어 내는 일은 매우 힘들고 고단하다. 너의 팔다리는 물론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고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좌절의 시간과 고통의 눈물이 흐르기를 몇 번 하다 보면 작지만 소중한 소득의 덩어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시드 머니의 태동인 것이지. 그리고 그 시드 머니를 굴리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돈덩이가 커져갈 것이고, 어느새 육중한 돈덩어리를 만들고 거대한 눈사람을 만들어 너를 행복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중요한 부분은 시드 머니가 크면 클수록, 한 번 구를 때 더 많은 돈들을 붙여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도 아빠는 시드 머니를 더 모으기 위해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아직은 아빠도 열심히 눈을 긁어모으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약속한 것처럼, 올해 9월에는 아빠와 엄마와 네가 약속한 시드 머니를 잘 모았는지 확인하고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아빠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참, 당근 코와 나뭇가지로 만든 손, 그리고 도넛으로 만드는 눈과 단추들은 그저 옵션이다. 우리 딸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꾸며도 되고, 또, 언제든지 바꿔도 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단단한 눈덩이를 만드는 것이 먼저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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