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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am Choi Dec 05. 2019

[도서] 어둠의 왼손

남성과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 by 어슐러 K. 르 권

[스포가 있습니다!!]


판타지 소설, 특히나 연대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세 이야기는

J. R. R. 톨킨이 만든 '반지의 제왕 연대기',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그리고 애슐리 K. 르 권의 '어스시 연대기'입니다. 

이번에 다룰 책 '어둠의 왼손'은 어슐러 여사님의 또 다른 연대기, 

헤인 연대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1. 작가, 어슐러 K. 르 권


이 책은 그녀의 SF 작품 중에서도 특히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녀에게 

그 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안겨줄 만큼 굉장히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책의 배경이 이렇다 보니 책을 읽기 전부터 조금 기대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특히나 책에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물론 현재 일어나지 않은 

미래나 혹은 세계 어딘가에 있을법한 SF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어떤 소설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자웅동체, 즉 성이 없는 인류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소재를 소설의 모티프로 선정하게 된 계기는 어슐러 여사님이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대해서 

고민하던 시기이기도 하고, 성의 역할이 사라진 인간에 대해서도 조금은 궁금한 마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소설이 바로 이 '어둠의 왼손'입니다. 


2. 줄거리와 세계관 


줄거리는 매우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지만 그전에 세계관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해야 합니다..

줄거리는 세계관과 몇 가지 개념만 잠깐 짚고 아주 짧게 요약하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두 세계와 두 주인공이 나옵니다. 

책의 배경이 되는 '게센' 행성, 그리고 에큐멘 동맹 

게센 : 빙하기가 지나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매우 추운 겨울 행성으로 이 행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 그 어떠한 성도 지니지 않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성욕이 발달하는 시기에만 성 역할이 정해진다. 

에큐멘 동맹 : 83개의 거주 행성과 약 3천 개의 국가 또는 민족 그룹의 협력 기구 

책은 '게센' 행성을 배경으로 하며 '게센' 행성이 에큐맨 동맹에 합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책의 주인공이 되는 '겐리 아이'는 에큐맨 동맹의 사신으로, 게센 행성의 에큐맨 합류를 위해 

파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겐리를 돕는 총리(수상) '에스트라벤'이 있습니다.

이 정도만 알고 계신다면 책의 내용은 거의 다 흡수하셨습니다. 


책의 줄거리는 한 줄로 요약해서

'에큐맨 합류를 위해 파견된 '겐리 아이'가 힘겨운 과정 끝에 '에스트라벤'의 도움을 받아 임무를 성사시킨다.' 

입니다. 물론 그 중간에 매우 많은 스토리와 국가, 성공과 실패가 존재하지만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서 굉장히 독특한 설정이 바로 이 게센 행성에 살고 있는 성性이 없는 사람들의 존재 형태입니다. 

그들은 26일을 기준으로 성욕이 극에 달하는 (책의 표현으로) 케메르 시기에만 

종족의 보존을 위한 성관계를 하며, 그 시기에는 랜덤 하게 각자가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발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도 어머니가 될 수 있고(임신) 아버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난, 그러니깐 그 시기를 제외한 모든 날에는 중성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는 주인공 '겐리 아이'와 그 외에 행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게센 행성 사람들은 발정난 상태로 365일 24시간 있는 음란하고 변태 같은 외계인 같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여기서 성이 구분되지 않는 특성으로 나타난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나타나는데,

우선 대부분의 기간 성욕이 존재하지 않아 성욕을 매게로 한 어떤 상품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당연히)

누구든 부모가 될 수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모성애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1살 이후에는 다른 곳에 맡겨서 키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쟁이 없습니다. 


전쟁에 대해서는 어슐러 여사님이 2009년 밝힌 서문에서 전쟁이 없는 세계를 상상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자 자체가 없는 세계가 상상되었다고 하시네요. 남자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야욕 혹은 욕망이 있는 성으로 파악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게센인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존재로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쟁 자체가 없는 세계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3. 감상평 


 우선, 성에 대한 틀을 근본적으로 흔들게 하는 상상에 긍정적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만든 성이 없는 존재를 보기 전까지는 성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요즘에는 남자와 여자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계속해서 장벽을 허물고 

모두가 할 수 있고 모두가 할 수 없는 그런 흐름으로 가고 있는데

'애초에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관점까지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작가의 상상력에 

조금은 많이 놀랐습니다. '그렇지.. 외계인이라고 다 남성 여성이 있을 필요는 없지"라는 느낌입니다. 

(작가도 특이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는지 책에서도 모든 에큐멘 세계에서 

'게센 행성'만이 유일하게 성이 없는 종족이라고는 표현합니다.)


다만 처음 책을 펼친 순간부터 게센 행성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암투가 

이야기로 흐르고 있어 내용을 파악하기 전에 단어와 용어부터 생소한 저로써는 

이해하는 데 시간이 배로 들긴 했었어요.

SF 장르에 대해서 많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생긴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등장인물이 많이 없어서 금방 적응이 되긴 했습니다. 


어슐러 K. 르 권 과 같은 대작가의 책을 읽고는 싶은데

장편 소설과 연대기 소설은 좀 부담스럽다 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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