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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의 여자 Apr 11. 2020

행복을 찾아서.

#에세이 13

공장의 작은 사무실에서 의자를 뒤로 바짝 재낀 쌍둥이가 나에게 물었다. 그는 나와 일을 한 것이 1년 조금 넘었다.


 "행복이란 뭘까?"


쌍둥이는 자신의 삶 속에서의 행복의 부재를 심각하게 바라본듯하다. 그는 꽤 일찍 결혼하여 자녀가 둘이다. 그런 그가 속한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며, 자신이 찾는 그 행복이란 것에 대한 발자국은 점점 행방이 묘연해진다는 것을 그의 초점 없는 눈동자를 허공에 띄워 논 채 말했다.


그것은 머릿속을 겨우 더듬어 끄집어낸 질문임을 난 바로 알 수 있었지만, 그의 뒤엉킨 머리카락처럼 엉켜있을 머릿속에서는 답을 찾지 못한 듯했다. 질문은 허공에 퍼졌고 퍼진 단어들은 내 귀 근처에 어슬렁거렸다. 나 역시도 요즘 종종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나는 그에게 반문했다.


"넌 뭐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초점 잃은 눈동자에 겨우 힘을 주며 쌍둥이는 말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나 개인으로 보면 평일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애들이랑 잘 놀아주면 그게 행복인 것 같은데... 그런데, 또 이것만이 행복은 아닌 것 같은 거?"


잠깐 말을 삼킨 뒤 그는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좀... 느려진 거 같아. 뭔가 난 빨리 가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돼. 돈도 그렇고, 근데 반대로 티브이에 요즘 개미들이 주식을 어쩌고 하는데 돈이 그렇게 중요할까? 그냥 뭐 없어도 우리 가족만 행복하면 된 거 아니냐?"


그의 말을 다 들은 후 난 답했다.


"정답을 알고 있잖아? 돈도 중요하지만 너랑 가족들이랑 행복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건, 너 스스로 답을 안다는 거잖아? 그럼 그렇게 살면 되잖아."


초점 없는 그의 눈에 서서히 빛이 돌아오고 있었고, 뭔가를 찾은듯하며 말을 뱉었다.


"맞네."


그가 찾아낸 것이 무엇인지 난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찾고 있는 그것이 그의 속에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고, 우린 똑같은 쌍둥이임으로 그가 찾던 것이 당연히 내 속에 있을 것이라 다짐했다.



#실제 일상의 이야기임을 밝힘. (4월 9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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