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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튜라 Oct 25. 2020

세상이 왜 이래?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을 돌파한 시대이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요즘엔 tv에 개들이 많이 나온다. 그에 비해서 재빠르게 변해버린 시대에 발맞춰 따라가지 못한 사람들도 있는 법이다. 우리 엄마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엄마가 tv를 보다가 한 소리 하신다.      


“완전 개판이구먼, 요즘엔 tv에도 뭔 놈의 개들이 이렇게 나오냐.”

“엄마, 시대가 바뀌었어, 요즘엔 개 안 키우는 사람 보기도 힘들잖아.”

“그래도 난 모르겠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한다. 하지만, 사람은 천천히 변한다. 또는 변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생각처럼 세상이 흘러갈 일은 거의 없겠지만, 생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면 세상이 왜 이런가 하는 푸념을 늘어놓게 된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나훈아의 ‘테스형!’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속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가득하다. 옷을 정말 이상하게 입고 다니고, 정말 다양한 색깔로 머리를 염색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내 입장에서는 이해하기는 힘들다. 패션을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게 멋있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몇 년 전에는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상한 사람들을 한 데 모아 보여주기도 했다. 이상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상적이라고 생각되는 범주를 초월하는 사람들뿐이었다. 그걸 보는 내 머리는 잠깐씩 정지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마주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종종 있다. 한겨울에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등교하거나 갑자기 눈썹을 전부 밀고 학교에 오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에게 물어보아도 별다른 이유는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냥이요’라고 대답해 줄 뿐이었다. 그 말속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숨겨져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나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머리를 길러서 파마를 하고 다녔더니 내 머리를 보는 학생들이 ‘선생님, 머리가 도대체 왜 그래요?’하고 물었다. 단순히 묻기만 한 게 아니라 ‘제발 좀 짜르세요’라고 적극적으로 항명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남자인 내가 머리를 기르는 일이 어색하게 보였을 수도 있고, 그냥 그 머리랑 내가 안 어울렸던 것일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졌을 법도 하다.     

  내 생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 나의 관점에서 어떤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 것은 일종의 오만과 다르지 않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나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나의 생각을 벗어난 일은 이상한 일,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자신의 위치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준다. 좁게 바라보면 좁은 세상 속에서만 살아갈 뿐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마주치게 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잠깐 뒤로 물러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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