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Poem 7 - 생일이면 달콤한 슬픔을 먹는다
11월이었다. 그는 11월에 태어난 게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계절이 변하는 달이기 때문이었다. 그곳은 완전한 가을도 완전한 겨울도 아닌 곳. 그가 태어난 날은 11월이라는 그런 장소에 머물러 있었다. 계절은 변하고 생일은 변함없이 머물고.
늦가을과 초겨울의 사이에 태어난 것이 복실이의 혓바닥처럼 마음에 들었다. 복실이가 작은 발바닥으로 걸음을 뗄 때마다 들리는 가벼운 웃음소리. 시들은 낙엽들이 흩어지고 있었다.
이파리가 뚝 뚝 떨어지는 슬픈 계절에 태어난 그. 그래서인지 그는 슬픔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태어난 날 처음 마셨던 공기가 슬펐으므로.
밤이 되면 코트를 걸치고 약간의 추위를 즐기다가 아늑한 곳으로 들어가고 싶어지는 계절에 태어난 그. 그래서인지 그는 추움 속에 따뜻함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카페 같은 것들. 집 같은 것들.
낮에는 쓸쓸한 낙엽 같고 저녁엔 따뜻한 핸드드립 커피 같은 그. 생일을 맞은 그의 슬픔을 축하하기 위해 그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따뜻한 빵집에 들어가 슬픔으로 만든 초코케이크를 샀다. 다분히 11월적인 탄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