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다.
어딘가 문제가 커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서워진다.
잠깐 춥더니 감기에 걸리고, 감기가 끝나나 싶었는데 알러지가 올라오고.
또 괜찮아졌다 싶더니 다시 감기.
혼자 산다는 게 뭐가 다르다고 왜 자꾸 아픈지 모르겠다. 괜스레 서러운 마음이 든다.
단 돈 100만 원도 없이 서울로 상경해버린 나는, 1평을 간신히 넘긴 고시원에 들어왔다.
여느 고시원이 그러하듯 우리에게 사생활은 없다.
옆방의 방귀소리와 통화소리 정도는 못 들은 척할 수 있어야 고시원에 들어올 자격이 주어진다.
뒷 방의 학생은 지금 친구와 통화하며 이것저것 먹고 싶은 음식들을 얘기한다.
나와는 영 맞지 않은 음식 취향의 그녀는 갑자기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깔깔 웃기도 한다.
나의 대학시절도 저렇게 실없고 거침없었는데, 하는 건방진 생각이 고개를 든다.
스물두 살이란다. 벌써 스물 두 살인 게 믿을 수가 없단다.
그녀의 리액션에 빵터졌다. 소리가 들릴까 봐 숨죽여 웃었다.
마음속으로 ㅋㅋㅋ을 100개는 쓴 것 같다.
나의 스물둘은 휴학하고 어두운 시절을 보낸 시기였다.
새삼 몇 년 전인데도 한참 오래전 일 같다.
저 친구가 엊그제 엄마와 통화했을 때 아르바이트할 거라며 화를 냈던 게 조금은 이해가 간다.
22살,
창문 없는 고시원,
휴학생,
백수,
엄마,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