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진 Jun 09. 2022

잔돈이 득세하는 세상

재능과 재주에 관하여







재능과 재주는 다르다.
사실 진짜 재능이 있는 사람은 더 희소할 것이다.


여지껏 나는 잔돈푼 같은 재주를 진짜 재능으로 여기고 살았다. 나이가 조금 들고, 돌이켜보니 재능은 내가 가질 만큼 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잔돈을 쓰고 사는 세상이다.
우리는 잔돈으로 재밌게 즐기며 살고, 큰 지폐를 가진 사람을 신기해하고 순수히 감탄하며 살기도 한다.


한때는 진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고, 그렇지 못한 자신이 못견디게 초라해서 괴로워 하기도 했다.

이제는 안다. 재능이든 재주든 단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자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나의 잔돈이 묵직하게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면 흐뭇해지고, 주머니가 조금 가벼워져도 상관없다.
조금의 노력이 더 필요할 뿐, 대부분 작은 재주로도 하고 싶은 것들을 즐길 수 있다고 믿는다.


20대의 일기에도 썼었지만 30대 중반인 지금에 와서야 조금은 편안히 받아들여진다. 당장 와닿지 않더라도 새겨두고 있으면 언젠가 소화가 되는 날이 갑자기 온다.
모든 것은 소화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은 더욱이나 작고 소소한,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거창한 재능 없이도 득세하는 세상. 시대를 참 잘 타고났다 해야 할까, 나 같은 쫄보에게도 희망을 주는 좋은 시대이다.


꽃밭에 살지 말라던 엄마의 말이 아프게 들렸지만,


쇤네는 동전 몇 장 가지고도 즐거우니 맨 국밥이나 사 먹고 즐겁게 살랍니다.







나의 호주머니에 들은 잔돈 푼어치  재주들을 공개합니다


필름사진 찍는 잔재주










한복짓는 재주







작가의 이전글 봄이 가는 모양을 찬찬히 지켜보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