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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쑤 Nov 24. 2021

어쩌면 19금

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우리의 놀이

실제로 외국인 게스트들이 했던 표현인데, 대체 무엇을 묘사하고 있는 건지 아시는 , 손?


다들 똑같이 이상하고 민망한 자세를 하고 있어. 이런 기상천외한 자세는 쓰리썸 그런  아닌  같고.. 보아하니 어린아이들인  같은데, 이게 뭐야?”


보수적인 아시아 국가 코리아에서 이런 일이 가능하냐며 경악  호기심 반인 표정으로 매번 다른 게스트가 다른 시점에,  같은 사진을 내밀었다. 이는 어떤 조형물에 대한 묘사로 경복궁 가까이에 있다. 순간 갸웃하며 근엄한 왕실의 공간에 쓰리썸이라 묘사할만한  있나 싶겠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경복궁의 여러 입구  하나로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바로 통하는 입구 앞에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으로 곧장 통하는 입구쪽에 있는 말뚝박기 조형물

그들이 보고 놀랐던  말뚝박기를 하는 아이들을 표현한 조형물이다. 우리는 봤어도 별거 아닌   지나쳤을 텐데, 우리 게스트들이 지나치기엔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가랑이 사이에 성별을 불문한 어린이들이 줄지어 머리를 끼고 있는 기이한 모습과 말이  친구들보다 비교적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있는 대장의 대조적인 모습은 충분히 오해할만하다.


이건 우리가 어릴  즐겨하던 놀이  하나로 말뚝박기라고 . 편을 갈라서 하는 놀이인데, 팀웍이 아주 중요하지.”


19 이상의 어떤 것을 상상했던 그들은 그제야 의문이 풀렸다며 대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기에 이런 자세들을 하는 건지, Kind of horse ride game 말뚝박기의 규칙을 궁금해했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교실 뒤편에서 친구들끼리 편을 먹고 자주 했었고, 교복 입고 해야 제맛이었던 라떼의 기억을 떠올리며 설명해줬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도 보여줬는데 심화 응용학습도   실감 나게 팀원들이랑 로비에서 시범을 보여줄  그랬다. 왕년에 친구들이랑 말뚝박기를 하다가 교실 문이 박살 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경복궁에 다녀오면하나 같이 말뚝 박기하는  조형물을 빠짐없이 찍어오는 게스트들이 귀엽기도 하다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것에 흥미를 느끼는   때면 컨시어지로서 아직  길이 멀었다 싶었다. 알다가도 모를 게스트의 마음이다.


돌이켜보면 우린 놀이의 민족이다. 사는 동네마다 규칙은 달라도 기본적으로 쎄쎄쎄, 고무줄놀이, 알까기, 지우개 싸움, ABCD, 따조  우리는 자라나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혼자보단  누군가와 어울리며 각자의 세상을 넓혀갔던 건지도 모른다. 다양한 놀이 경력직인 우리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술을 마시기 위해 게임까지 하는  대단한 놀이와 흥의 민족이 아닐  없다.


그들에게 묘하게 야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남다른 게임 자세가 핵심인 말뚝박기가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지 않은   아쉽다. 말뚝박기야말로 단체 줄다리기보다도 더한 코리안 단결력을 보여줄  있음과 동시에 서사가 있는 공격과 수비, 탈락을 확실하게 정할  있는 아주 무서운 게임이   있는데 말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보다도 즐거울 말뚝박기. 장담컨대,  세계인이 만나면 반갑다고 말뚝박기부터 하고 보는 진풍경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미 말뚝박기는 넥스트 월드 와이드 게임이  준비가 되어 다. 보고 있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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