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살기 위한 생존 전략
무리를 해서 얻은 반짝이는 성취보다, 무너지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날들이 내게는 훨씬 더 소중하다.
“지치지 않고 멀리 가려면, 때로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지혜다”라는 데일 카네기의 말처럼,
무리하지 않는 생활은 번아웃이라는 벼랑을 멀리하게 한다.
계속 달리는 대신, 멈춰서 숨을 고를 줄 아는 사람만이 자기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다.
-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이해인 지음
워킹맘을 하다 보면, 일과 육아 사이 줄타기 하는 기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온다.
회사에서는 아이 문제로 집중이 안되고,
집에서는 업무 생각에 아이를 못 챙기고 있고
결국 어디에서도 온전히 나일 수가 없었다.
어느 날은 회사에서 상사에게 깨진 날,
집에 오니 아이들은 감기 기운으로 콧물을 훌쩍이고,
저녁은 인스턴트 음식으로 아이들의 저녁을 겨우겨우 챙겨주고 있으니
"나는 왜 이렇게 이것도 저것도 못하지?"라는 날들이 반복되면서 현타가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거기에 가끔 남편의 한심한 눈빛까지 더해지면,
내 자존감은 바닥을 찍었다.
엄마도, 직장인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았던 날들.
그때마다 정신줄을 붙잡을 수 있었던 건,
모든 걸 잘하려고 하지 않겠다는 나만의 생존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요리를 잘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먹고 싶은 게 없으니 요리에 흥미도 없었다.
그래서 내려놓았다.
요즘 너무도 잘 나오는 밀키트를 적극 이용했고,
그 시간으로 아이들과 더 의미 있는 루틴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나는 시간 관리를 꾀 잘한다.
아이들의 '공부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매일 공부 습관을 키우고
매일 독서하는 습관을 잡아줘서
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일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다.
퇴근 후 2시간 동안 분리수거 - 설거지 - 청소 - 저녁 차리기 - 아이 목욕 - 공부까지 그야말로 많은 업무를 번개처럼 움직이며 해냈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지속가능할 만큼만.
생각해 보면,
만약 내가 못하는 요리를 완벽히 해내 보겠다며
새벽부터 일어나 모든 걸 완벽히 준비하였다면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완벽함은 지속 가능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치고, 결국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못하는 것은 빨리 내려놓았다.
그 결정을 한 덕분에 지금까지 장기전이 가능했고,
아이들도, 나도,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워킹맘의 삶은 여전히 매일 줄타기다.
하지만, 적어도 어느 쪽으로 흔들려도
나는 다시 중심을 잡는 방법을 알고 있다.
대충과 완벽 사이,
나는 그렇게 오늘도 워킹맘으로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