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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정한 변리사 Jun 14. 2020

브로커는 왜 안좋은 단어가 되었나?

변질되는 단어들

브로커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인맥 좋은 사람들'은 다들 한 두 번씩 '코로나 진단키트'나 '마스크'의 섭외 부탁을 받았었다. 특히, 변리사, 변호사, 관세사, 기자 등 인맥이 좋은 전문직들에게는 코로나19 특수에 의한 제품 공급자 또는 제품 수요자들로부터 위 물품의 섭외 / 판매자 섭외의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이렇게 '계약'을 중계하는 사람들이 바로 브로커다. 브로커는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B%B8%8C%EB%A1%9C%EC%BB%A4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B8%8C%EB%A1%9C%EC%BB%A4 에서의 정의처럼 '중개인'이다. 사전적 의미는 도매상의 일종이다.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중간 상인이나 일반 상인 도매상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차이점이라면 제품 소유권의 차이라고 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있다. '브로커'는 단순히 사람들을 많이 안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자기와 인연인 사람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으며, 그를 찾는 사람과 어떤 측면에서 케미가 맞는지 등에 대해서도 매우 감각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아는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들을 연결해줘야 한다. 딜 전체를 관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매우 감성적이면서도 이해득실에 밝아야 한다. 


미국, 유럽에서는 브로커가 없으면 일이 안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브로커'라는 말 자체가 금기어다. 방금 SBS에서 방송된 '런닝맨'에서도 이광수, 지창욱이 '브로커'였는데, 그 직업 자체를 어둡고 악질적으로 표현하는것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가 한 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와 '지식' 그리고 '인맥'은 공짜가 아니다. 사람 한 명 소개받음으로서, 일이 될 수도 있고, 일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브로커'라는 말이 한국에서 이렇게 안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중 하나가 바로 주한미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6.25 직후에는 미군이 은혜를 배푸는 주체였고, 소득격차도 크고,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이미지였기 때문에, 미군에 잘보여야 한다는 국가적 명제가 있었다. 그래서, 미군에 '줄'을 대는 것이 필요했고, 그 '줄'을 대주는 사람들이 바로 '브로커' 였다는 것이다. 이후, 수 많은 약속들이 번복되었고, '브로커'는 '쁘락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브로커'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안좋은 단어가 되었다. 


브로커 뿐만 아니라, 로비스트, 컨설턴트, 안마, 액셀러레이터, 멘토, 엔젤투자자 등의 단어가 위협받고 있다. 그 업을 담당하는 사람은 자기 업에 당당해야한다. 본질에 집중하여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브로커는 그냥 브로커이다. 중개라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특히, 기술과 시장을 만나게 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무료여서는 안된다. 창업한 엔지니어가 투자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하는 브로커리지 서비스는 무료여서는 안된다. 한국에서의 브로커의 이미지가 안좋다면, 다른 직업을 만들더라도 그 서비스에 대한 댓가를 제공해야한다. 


브로커가 우리사회의 Bridge가 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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