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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정한 변리사 Nov 21. 2021

'눈먼돈'은 공무원들이 막을 수 없다.

정부지원자금이 줄줄 새는 이유와 개선방안

올해도 여지없이 '창업지원자금 불법 브로커'를 주의하라는 공고문이 K-startup 홈페이지에 떴다. 이제는 지겨울정도로 오래된 연례행사다. 저런 공문 띄운다고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개선방안은 하단에 있다)


예로부터 눈먼돈으로 취급되오던 정부지원사업 자금이 이제는 스타트업 붐을 타고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지원사업이 정부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본소득보다 더 풍족한 창업지원금 이 창업자들을 향하고 있는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자기돈 없이도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시대이며, 이들을 위한 각종 대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곳곳에 존재하는 시대이다.


올해도 떴다. 대필 주의보. 잡지도 않으면서...


이러한 대필자 들은 액셀러레이터를 가장하기도 하고, 엔젤투자자를 가정하기도 한다. 컨설턴트나 멘토를 칭하기도 한다. 조금만 찾아보면, 훌륭한 대필자를 찾을 수 있다. (정부는 또 아무 생각없이 브로커 라는 가치중립적인 단어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 서방세계는 브로커를 양성화하여 산업혁명을 이루었다. 이종 영역간의 조율과 만남은 브로커의 사회적 역할이다. 나중에 별도의 칼럼으로 작성예정)


창업지원자금, 정부지원사업을 '횡령'하는 방법은 매우쉽다. 첫째는 정부지원사업 신청서 작성자에게 신청서 대필을 부탁하고, 선정이 되면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수당을 지급하는것이다. 취업하지 않았음에도 취업한걸로 하고 인건비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다. 철저한 감사와 관련한 서류제출을 엄청나게 요구하기도 하지만, 공무원들이 현장을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감사는 그때만 잘 준비하면 그다지 피하기 어렵지 않다.


둘째는 일단 선정된 후, 사업을 진행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들(시제품제작, 시스템제작 등)의 항목을 '과대계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제작자들에게 돈을 빼돌려달라고 한다. 크몽, 프리모아 등 외주개발사를 구하는 플랫폼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막아보려고 발버둥치지만, 그곳만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외주개발 회사들은 엄청 많고, 그들이 투쿠션, 쓰리쿠션 돌리면 회계적으로 잡아내기 쉽지 않다. '영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 두 가지 이외에도 여러가지 '눈먼돈' 횡령방법이 있다.


나는 궁금했다. 수 많은 창업자들이 대필자들에게 이러한 '삥'을 뜯기면서도, 왜 계속해서 이들에게 일을 맡길까? 왜 정부는 해결방법을 알면서도 이렇게 '공고'나 띄우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을까? 왜 확실한 증거가 있어도, 뉴스에는 이런 사람들이 구속되는 장면들이 나오지 않는걸까? 왜 매년 반복되는가?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나는 직접 창업도 해보고, 투자도 해보고, 도와도 주면서, 15년 가까이 정부지원사업을 지원받는 기업들, 정부기관(& 그들의 수족 기관), 액셀러레이터, 멘토, 마케터, 외주개발사 등등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왔다. 국민수준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눈먼돈은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미국의 SBIR의 경우, TIPS와 구조가 매우 비슷하다. 지원금 액수는 훨씬 크다. 하지만, SBIR을 받아서 진행하다가 '횡령'을 저지르는 경우, 다시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고, 횡령자는 구속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정부지원사업을 받는 기업들 중 수 많은 기업들이 잘못을 저지르지만, 이들은 공무원, 담당자들로부터 쉽게 용서받는다.


행정조직에 있는 공무원, 담당자들은 문제가 외부에 붉어지는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경찰이 개입하면 그 다음에는 실무가 멈춰버린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정부지원사업을 받은 기업들이 횡령을 저질러도 내부적으로 처리한다. 이것을 행정벌이라고 하기도 한다. 행정부 담당자가 사법적 판단까지 하는것이다. 경찰, 검찰이 개입하면 자신들의 1년 농사는 무너지고, 자신들의 승진은 좌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용서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난다. 참 대단하다. 용서받기 쉬운 나라 대한민국. 그래서, 작은 비리를 저지르는 자들은 조금 더 큰 비리를 저지르기 시작하고, 중간중간 용서를 받으며 대도로 성장한다.


해결방법 : '횡령'을 일삼는 기업을 잘 발굴하고 제대로 본보기로 삼으면 된다. 그러한 횡령기업을 발굴한 공무원, 담당자를 치하하면 된다. 수사는 수사기관이 공정하게 하면된다.


불법 브로커를 주의하라? 글세, 이러한 눈먼돈의 탄생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먼저 생각해보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2021.11.20

 

엄정한 http:// www.fb.com/thinku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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