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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이 Feb 17. 2022

'글루미 선데이' 속 부다페스트

영화 속 그 장소 #009

 자살을 부르는 노래로 알려진 헝가리의 'Gloomy Sunday'. 이 곡에 얽힌 실화를 소재로 한 소설 '우울한 일요일의 노래'를 각색해 영화로 제작된 것이 이번에 소개할 영화 '글루미 선데이'이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독특한 이야기를 가진 OST 때문에 영화보다 OST를 먼저 접하는 경우도 많다.


 'Gloomy Sunday'라는 곡은 실제로 우울한 곡조라 자살을 부르는 노래라고 불리는 게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다. 이 곡이 작곡되었을 시기인 1933년은 헝가리의 상황이 굉장히 열악했다고 한다. 또한, 이 노래가 헝가리의 국민 노래였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노래가 자살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워낙 유명해서 사람들이 죽기 직전에 듣기 쉬웠던 것이라고 한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는 대부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촬영되어 부다페스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Széchenyi Lánchíd (세체니 다리)


 '세체니 다리'는 부다페스트의 대표적인 다리로, 도나우강을 가로질러 놓인 최초의 다리이다.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곳인 만큼 지난번에 소개한 '아메리칸 랩소디'의 촬영지로도 등장했고, '글루미 선데이'에서도 두 장면에 등장한다.

 첫 번째 장면은 일로나에게 청혼을 거절당한 한스가 도나우강에 투신을 하자 자보가 한스를 구해내는 장면이다. 한스는 투신을 위해 세체니 다리로 올라가고, 자보는 물에 빠진 한스를 구해 물 밖으로 나온다.

도나우강변에서 바라본 세체니 다리


 두 번째 장면은 안드라스가 작곡한 '글루미 선데이'가 정식 음반으로 출판되고, 이 곡을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곡을 쓴 것을 후회하는 안드라스를 위로하기 위해 자보와 일로나가 찾아가는 장면이다. 안드라스는 세체니 다리 위에서 괴로워하고, 자보와 일로나는 자전거를 타고 그를 찾으러 간다.

안드라스를 찾으러 가는 일로나와 자보


 영화에 두 번이나 등장할 만큼 대표적이고 야경이 정말 아름다운 장소인만큼 부다페스트에 방문한다면 꼭 방문하기를 바란다.


- 주소 : Budapest, Széchenyi Lánchíd, 1051 헝가리



Halászbástya (어부의 요새)


 영화 속에서 자보와 일로나, 안드라스가 나란히 걸어가며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어부의 요새'가 등장한다. '어부의 요새' 역시 헝가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야경이 유명한 장소이다. '어부의 요새'는 19세기 헝가리 전쟁 당시 어부였던 시민군이 요새를 방어했던 역사가 있어 '어부의 요새'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보면 국회의사당이 아주 잘 보여 인생 샷을 찍기 아주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영화 속 어부의 요새와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의 모습


- 주소 : Budapest, Szentháromság tér, 1014 헝가리

- 운영시간 : 매일 09:00~23:00



Liberty Bridge (자유의 다리)


 겔레르트 언덕 아래와 부다페스트 시내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영화 속에서 자책하는 안드라스를 위로하기 위해 자보와 일로나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에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글루미 선데이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세체니 다리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야경이 아름다운 장소로 뽑는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 속 자유의 다리


- 주소 : Budapest, Fővám tér 1093, 1118 헝가리



Kodály Zoltán Hungarian Choir School


 영화 속에서 '레스토랑 자보'로 등장하는 건물이다. 현재는 음악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등장하는 장소로 주인공 '자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자 사랑으로 인해 갈등하는 계단이 위치해있고, 자보가 수용소로 끌려가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그만큼 꼭 방문하고 싶었는데 정말 우연히 이곳을 찾게 되었다.

 이 장소는 어부의 요새로 가는 길에 찾게 되었다. 실제로 어부의 요새와 매우 가까웠다. 가면서 골목골목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긴 계단 옆 건물에 'Szabo'라는 표지판을 보게 되었다. 영화 속 자보와 스펠링이 똑같아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 보았는데 영화 속 모습과 똑같은 계단과 건물이 있었다. 한쪽 건물은 공사 중이라 영화 속 모습과 똑같지는 않았지만 계단과 레스토랑 자보 건물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표지판과 계단


 이 장소의 첫 번째 장면은 일로나를 두고 자보와 안드라스가 갈등하는 장면이다. 둘은 계단에 앉아 삼각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속과 계단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영화 속 계단의 모습


 두 번째는 자보가 수용소로 끌려가는 장면이다. 레스토랑 자보 건물에서 나와 건물 바로 앞의 도로에 있던 트럭으로 끌려간다. 영화 속에 등장한 도로 역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수용소로 끌려가는 자보


 우연히 찾은 장소인만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비록 건물 내부는 음악학교로 운영 중이기에 외부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간듯한 느낌이었다.


- 주소 : Budapest, Toldy Ferenc u. 28-30, 1015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글루미 선데이' 촬영지를 다녀와보았다. 20년이 지난 영화인만큼 영화 속 모습과 달라진 곳도 있었고, 그대로인 장소도 있었다. 만약 '글루미 선데이'를 보고 부다페스트에 방문한다면 '글루미 선데이'를 들으며 부다페스트를 돌아다녀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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