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그 장소 #013
2011년에 개봉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파리 여행을 꿈꾸게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다. 서양 예술문학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보이는 것이 많은 영화이지만 그러한 지식을 떠나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담아 파리 관광 홍보영화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파리의 아름다운 곳들이 아주 잘 녹아들어 있는 영화이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소설가를 꿈꾸는 '길'이 약혼녀인 '이네즈'와 예비 장인 부부와 파리로 여행을 오면서 시작된다. 사소한 다툼으로 '길'은 홀로 파리를 돌아다니다가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차에 올라타게 된다. 그리고 그는 1920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 문학가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이렇게 '길'이 평소 동경하던 예술가, 문학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파리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영화이다. 제목부터 뭔가 몽환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지고, 실제로 영화의 분위기 자체로 낭만적이다. 그만큼 파리의 모습을 아름답게 잘 표현했으니 파리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꼭 한 번 '미드나잇 인 파리'를 감상하기를 바란다.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 역시 파리 구석구석을 보여주기 때문에 2개의 글에 걸쳐 촬영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함께 춤을 추자는 약혼녀 '이네즈'와 '폴'의 제안을 '길'이 거절하고, 술에 취해 호텔로 돌아가던 중 길을 잃어버리는 장면의 배경이다. 배경에 보이는 '생 메다르 약국'은 'Rue Mouffetard'라는 길의 남쪽 끝에 위치해있다. 이 길은 헤밍웨이의 '파리는 언제나 축제'에 등장하는데 그는 이 거리를 'a wonderful narrow crowed market street(좁고 복잡한 시장가)'라고 표현했다. 헤밍웨이는 실제로 이 거리의 북쪽 끝에 거주했고, 아직까지도 이 거리에는 시장이 들어서 있어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붐빈다고 한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아마 근현대 서양 예술문학을 동경했던 우디 앨런이 의도적으로 이 거리에서 촬영을 진행했을 것 같다.
- 주소 : 146 Rue Mouffetard, 75005 Paris, 프랑스
영화 속 모든 일의 시작이 되는 장소로 '길'이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1920년대로 이동하게 되는 곳이다. 또한, 과거를 다녀온 '길'이 '이네즈'와 함께 다시 1920년대로 가려고 하지만 실패하는 장면에서도 등장한다. 생 에티엔 뒤 몽 성당은 파리의 대표 관광지인 팡테옹 근처에 위치해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위치는 성당 북측에 있는 종탑 아래에 위치한 문이다.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화려한 고딕 양식으로 장식된 내부와 엄청난 스테인드 글라스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도 무료이니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이 계단 바로 앞에 있는 도로가 '길'이 1920년대로 이동하자마자 그를 데리러 온 차를 타는 곳이다. 또한, '이네즈'가 '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타는 도로이기도 하다.
- 주소 : Place Sainte-Geneviève, 75005 Paris, 프랑스
- 입장료 : 무료
영화 속에서 '길'이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식당이다. 뤽상부르 공원 근처에 위치한 식당으로 1845년에 개업하여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는 유서 깊은 식당이다. 영화 속에 나온 것처럼 '헤밍웨이'가 실제로 자주 찾는 식당이었다고 한다. 방문했을 때는 이미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온 후여서 외관만 보고 왔다. 실제로 식사를 한 후기를 찾아보면 가게가 좁고, 현지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프랑스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방문해 식사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주소 : 41 Rue Monsieur le Prince, 75006 Paris, 프랑스
- 운영시간 : 매일 12:00~15:00 / 19:00~24:00
- 웹사이트 : http://www.polidor.com/
'길'과 '아드리아나'가 시끄러운 파티장에서 빠져나와 거리를 걸으며 대화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 파리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한 계단은 'Rue du Chevalier de la Barre'로 사크레쾨르 대성당 입구에서 왼쪽에 위치한 계단이다. '길'과 '아드리아나'는 이 계단을 따라 내려와 대화를 하며 센 강의 '퐁뇌프' 다리까지 걸어간다. 실제로는 도보로 50분이나 소요되는 거리이니 체력에 자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들을 따라 걸어가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자.
- 주소 : 35 Rue du Chevalier de la Barre, 75018 Paris, 프랑스
- 운영시간 : 매일 06:30~22:30
- 입장료 : 무료
- 웹사이트 : http://www.sacre-coeur-montmartre.com/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 중 일부를 소개해보았다. 촬영지를 다니며 놀라웠던 점은 무작정 촬영지를 섭외한 것이 아닌 실제로 근현대 예술, 문학가가 방문했거나 관련 있는 장소를 섭외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오래된 장소들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를 둘러보니 확실히 영화가 파리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소개할 촬영지들 역시 이러한 파리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아직 못다 한 촬영지에 대한 소개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 계속하겠다.
"'미드나잇 인 파리' 속 파리, 두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