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보면 여러 간접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가보지 못한 곳을 다녀오기도 하고, 상상하지 못한 일들도 책 속 주인공과 함께 하기도 하죠. 익숙한 일상도 책을 통하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경험들은 분명 소중하지만, 가끔은 '정말 이게 가능해?'라는 의문이 들게 만드는 책들도 있습니다.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은 <사운딩>입니다. 기자 출신 여성이 두 살배기 아기를 데리고 회색고래를 따라 16,000킬로미터를 달리는 에세이입니다. 미혼모들의 호스텔에 살던 저자는 망설임 없이 여행을 준비합니다. 직장도 집도 사라진 싱글맘. 저자는 단지 아이에게 고래를 보여주고, 아이의 잠재의식에 속에 '자유'라는 감각을 심어주기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그보다 먼저 읽은 책은 <언제라도 동해>입니다. 여행안내서이자 책방 창업의 여정을 담은 책입니다. 서울에 자리 잡고 살던 저자는 업무 관계차 방문했던 동해에 매료되어, 묵호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소담한 책방을 엽니다. 책방은 여행자들의 쉼터가 됩니다. 저자는 매일 아침 다른 모습으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매일 다른 하루를 맞이하는 감상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부럽다'입니다. 그리고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다', '흔하지 않은 사람들이니까 책으로도 나오는 거겠지?' 라는 생각이 줄지어 떠오릅니다. 너무 부러워서 드는 생각들입니다. 대책 없이(혹은 없어 보이게) 떠나는 여행, 제가 바라만 보던 일을 과감히 저지른 사람들의 생활. 그 결과물이 부럽다기 보다는 정확하게는 그들의 용기가 부럽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궁금해집니다.
만약 제가 싱글맘이라면 어떨까요. 직장도 집도 없습니다. 당장 일은 하고 있지만 프리랜서라 수입과 생활이 불안정합니다. 지켜야 할 아기도 있고요. 오늘은 어떻게 버텨내도 내일은 불투명한 저는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대출을 안고 나를 믿고 아기를 의지한 채 떠날 수 있을까요? 동해에 매료된 저자가 되어봅니다. 안정적인 도시의 생활을 떠나 작은 도시, 수익이 얼마나 날 지 모르는 소박한 책방. 창업할 수 있을까요? 남편이 나와 뜻이 같지 않다면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은 희망일수 있지만, 실패를 할 경우 돌아올 대책은 있었을까요? 정말 필요한 건 '용기 하나'일까요?
실패하기 싫어서, 실수가 두려워서 늘 계획만 세우던 제가 '일단 시작을 해보자'고 의지를 내미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일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미리 정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려 합니다. 어떻게든 길이 열리고 의외의 길도 마주하게 되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인생의 항로를 완전히 바꾸는 일은 여전히 제겐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먼 나라였던 그곳이 내 발 아래 펼쳐지기를 바라봅니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