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라는 핸디캡과 베네핏

EP.3

by 언니그라피

​​아르바이트를 한 게 언제던가.

스무 해도 훨씬 넘었습니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PCS 폰이 너무 갖고 싶어서 순댓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어요.


열아홉 어린 여자애가 웬 순댓국집이냐 싶겠지만, 친구 대신 하루 일했던 커피숍에서는 남자 손님들의 관심이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전화번호나 나이를 묻는 건 그나마 나았습니다. 어떤 아저씨 손님은 다방이라도 온 듯, "아가씨도 한 잔 마셔요"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래서 선택한 아르바이트가 식당이었습니다.


사실 늦은 밤까지 하는 식당은 손님들이 술을 마시다 보면 커피숍보다 더 못 볼 꼴을 볼 수도 있기는 합니다. 그땐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다행히도 그 시절에는 아저씨들도 지금보다는 좀 더 착했던 건지 추파를 던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나를 홀에 잘 안 내보내시기도 했고요. 어려웠던 일이라면 내 몸보다 큰 가마솥을 닦는 일과 늦은 귀가시간 어두운 길 정도였습니다.


지금 제가 시작한 일은 아침 일찍 매장에 도착한 물건들을 매대에 배치하는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건이 다 있다는 저의 매장에서 저는 하루 최소 60박스에서 최대 130박스를 뜯고 물건을 진열하고 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 일이 이렇게도 힘들 일인 줄 몰랐어요. 유리창 밖에서만 보다가 직접 발을 들인 이 세상은, 과연 내 몸이 이 일을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몸으로 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노동강도의 차이는 꽤 큽니다. 그땐 손 전화기의 열망도 컸지만 나이라는 것, 젊음이라는 것이 베네핏이 있었죠. 지금은 뚜렷한 돈 욕심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데다가, 두 번째 스무 살을 훌쩍 넘긴 몸은 핸디캡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이라는 것이 때와 경우에 따라 핸디캡이 되기도 하고 베네핏이 되기도 합니다. 그 사실이 참 재미있어 힘든 중에도 잠깐 웃음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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