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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경 Jul 10. 2022

책상을 부셨습니다.

인연


책상을 부수고, 컴퓨터를 부수고, 화장대를 부쉈습니다. 부셔야 했던 것을 부수니 버려야  물건들이 한둘씩 생겨났습니다. 버리는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순간이 아려오더군요.


사랑이 담긴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언젠가는 비워내고 멀어져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사랑이라고 증언하는 듯한 물건은 고이 간직하는 편입니다. 그저 아무것도 아닌 물건들이 파고들어 왔습니다.


하루로 예상했던 날이 아직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버려야 할 것들로 가득 채워진 방바닥을 보며 잠을 청했습니다. 눈을 뜨니 그대로였습니다. 제가 움직이지 않으면 여기서 계속 머물 것 같았습니다. 움직여야죠.


부단하게 버리며 비워내야죠. 아려도 잠시뿐이라 스스로 착각하며 다시 시작했습니다. 반쯤 비워냈을까요. 물건들이 말을 겁니다. 귀를 닫아야죠. 멀어져야 하니까요. 준비한다는 거 이별을 준비한다는 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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