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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경 Jul 26. 2022

본래 모래가 될 생이라


바다가 내 이름을 불러 파도에 메아리가 쳤다. 사랑하면 거리를 둘 거라고 종이 수십 장에 동일한 말을 적었기에 멀찍이 떨어져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성을 떼고 이름을 부른다. 파도의 요동과 몸짓에 모래가 부서지고 깨지듯이.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이내 바다와 살을 맞대고 있다. 내 발이 지평선을 향해 쓸려간다. 모래가 바다로 걸어간다.


바다를 끌어안았다. 새어나간다. 본래 모래가  생이라  없이 새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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